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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역학조사 결과 무한정 기다리다 죽는 사람들 한둘 아니다"
"원하는 감정의견 안나왔다고 재감정 하자는 근로복지공단 이해안돼"
"전형적 직업병 양상 아니어도 산재다"…김현주 이대목동병원 교수
"객관적이고 명확한 의학적 판단 필요해서 재감정 신청"…공단측 입장

[윤근영 기자 촬영]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이해할 수 없습니다.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 노동자 로이 아지트(41) 씨에 대한 1심 행정법원 판결이 산재 인정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근로복지공단이 의료기관에 2차 감정을 의뢰하겠다고 합니다. 공단의 이런 행태는 그동안 수도 없이 많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듭니다. 이러니 노동자들이 산재 판정 전에 숨지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는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다. 인터뷰는 4월 2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진행됐다.
김 교수는 인터뷰에서 "아지트 씨는 공장에서 일하다 실리카를 비롯한 혼합 금속 물질 분진에 노출됐다"면서 "7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고농도 노출이어서 간질성 폐 질환에 걸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는 "아지트 씨의 질환이 이미 알려진 전형적인 직업병 유형이 아니라고 해서 산재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실리카, 알루미늄 등 금속 물질이 폐에 들어가면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생물학적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그는 "근로복지공단 산하 직업환경연구원은 아지트 씨 질환의 산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업장 방문 조사를 했는데, 산재 신청한지 1년 6개월 후에 진행했다"면서 "그 사이 사업장의 작업 공정이 바뀌어서 실제 노출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 교수는 아지트 씨 사건을 사례로 삼아 논문을 썼던 사람이다.
'단기간 금속분진 노출에 의해 발생한 간질성 폐 질환 업무 관련성 평가'라는 제목의 이 논문 작성에는 김부욱 당시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연구원, 이대목동병원 서동환 연구교수도 참여했다. 이 논문은 2025년 3월 한국산업보건학회지에 게재됐다.
김 교수는 서울 남부지역 질병판정위원회 위원으로 일하는 등 노동자들이 겪는 산업재해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윤근영 기자 촬영]
아지트 씨는 방글라데시의 남쪽 지방인 보리샬이라는 지역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 의대에 진학할 생각이었지만 어머니가 의료사고로 억울하게 숨지자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결국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명문대인 자간낫 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한 그는 2011년∼2016년 한국에 와서 가구공장, 소방설비업체 등에서 일했다. 방글라데시 공무원이 되는데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2023년 4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방설비업체에서 일했을 당시 사장의 처남인 30대 초반 과장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다"면서 "쉬는 시간이 아닌데도 화장실에 간 죄로 영하 16도의 추운 날씨에 밖에서 작업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고 했다.
당시 외국인 근로자들은 심각한 욕설과 구타, 모욕 등을 당했다고 했다.
그는 "그 과장은 외국인 노동자를 바닥에 쓰러트린 뒤 발로 밟기도 했다고 했다. 아파서 기숙사에 누워 있으면 문을 발로 차면서 "개새끼야, 왜 일 안 해?"라면서 욕설해댔다. 피부 색깔이 검다는 이유로 동물 같다면서 외국인노동자와는 함께 밥도 먹지 않았다. 가까이 가면 저리 가라고 했다.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으니 주말에 홀로 병원에 가야 했다. 나는 매일 울었다. 너무 괴로워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기도 했다."고 했다.
방글라데시로 돌아간 그는 2018년 다시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르고 한국에 돌아와 일을 했다. 2021년 2월부터 경기도의 한 농기계 제조공장에서 금속 표면 연마 등의 일을 하던 아지트 씨는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의 증세가 나타나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보니 간질성 폐 질환 진단이 나왔다
아지트 씨는 "회사 측은 산재 신청을 도와주기는커녕 취소하라고 했다. 산재 신청을 하면 회사가 페널티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회사 측은 산재 신청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회사를 떠나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것 두 가지 서류를 만들어 나한테 내놓고는 사인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이런 압박에도 산재 신청을 강행했다. 치료받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가 밀려왔기 때문이다. 그는 2022년 1월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인 김달성 목사의 도움으로 산재를 신청했다. 그렇지만 분진 노출 수준이 낮고, 흡연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산재 인정을 받지 못했다.
아지트 씨는 행정법원에 산재 불승인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가 지정한 감정의(鑑定醫)는 지난 2월 산재를 인정하는 결과를 제출했다. 이를 확인한 공단 측은 변론기일 이틀 전인 3월 25일 갑자기 법원에 재감정을 신청해서 재판 일정이 중단된 상태다.
<참고 기사>
--[삶] "나는 산재 승인 안 되면 죽게 돼요, 저 좀 살려주세요"(2023년 5월3일 송고)
--한국서 일하다 폐 기능 40% 상실…부디 나에게 이러지 말아요"(종합)(2026년 4월1일 송고)

24세 비정규직 근로자 김용균은 2018년 12월 11일 새벽 충남 태안의 서부발전에서 홀로 야간작업을 하다 컨베이어 벨트 사고로 숨졌다. 당시 '김용군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 특별조사위원회'가 발족됐다.
다음은 김현주 교수와 질문-답변 내용
-- 본인을 소개한다면.
▲ 나는 직업환경의학과 의사다. 노동자들의 일과 건강에 대해 연구하고 예방과 관련된 건강진단도 한다. 산재 보상과 관련된 평가도 한다. 건강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적 요인부터 생활 습관, 직업, 사회적 구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직업환경의학과는 개인에 대해서는 예방적 조언을 하고, 사업장에 대해서는 진단과 함께 어떻게 하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건강해지는지에 대한 처방도 한다. 국가에 대해서는 산업보건 계획을 수립토록 하고, 노동 정책을 제안하기도 한다.
-- 본인은 왜 직업 환경의학과를 선택했나.
▲ 직업환경의학과라는 전문의제도는 90년대 중반에 만들어졌다. 1988년에 미성년자인 문송면 군의 수은 중독사건, 원진레이온 사건 등 직업병 문제가 불거지자 노동계가 노동자를 위한 의사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었다. 내가 1997년 이 전공을 선택한 것은 질병을 예방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끌렸기 때문이다. 의대 본과 4학년 때 예방의학을 처음 배웠는데, 질병이 생기기 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의 건강 문제를 돌보는 의사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노동과 관련돼 생기는 건강 문제들을 공부해 볼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 문송면 사건은 15세였던 문 군이 온도계 제조 공장에서 보호장비 없이 일하다 수은 증기에 중독돼 1988년 숨진 사건이다. 불면증, 두통 등 초기 증세가 있었지만 회사 측은 무시했다. 그는 야간 고등학교에 진학하겠다는 꿈을 갖고 하루에 11시간씩 일하다 결국 하늘나라로 떠났다. 원진레이온 사건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인조섬유를 만드는 원진레이온이라는 공장에서 노동자들 1천명 가까이가 이황화탄소에 중독됐고, 이중 200명가량이 사망했던 대형 산업재해 사건이다.)

[SNS 캡처 사진]
-- 한국의 사업장 환경은 어떤가.
▲ 우리가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1960년대, 19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영세 사업장들이 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의 경우 대기업의 원청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유해인자가 관리된다. 그렇지만 사내외의 다단계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분진, 화학물질 등에 많이 노출돼 있다. 3차 하청업체에 불법으로 파견된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 불법 파견된 노동자는 누구를 말하나.
▲ 이들은 인력공급 시장을 통해 영세 사업장에 그날그날 투입되는 노동자들이다. 어느 사업장에 가는 줄도 모른 상태에서 아침에 버스를 타고 간다. 현장에 도착해서는 교육받고 곧바로 사업장에 들어간다. 그러니 작업할 때 사용하는 물질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수도권 영세 사업장에서 이런 방식의 인력 조달은 흔한 일이다.
-- 숙련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 전자 산업에서는 신제품이 출시될 때 영세사업장에 들어오는 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불규칙한 물량에 대응하다 보니 저숙련 노동자들을 불안정하게 고용하게 되는 것이다.

인터뷰 당시 그는 치료받지 못하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억울하다는 생각 때문에 인터뷰 내내 눈물을 흘렸다.
[연합뉴스 사진]
-- 아지트 씨의 건강 상태는 어떤가.
▲ 폐 기능 지표 중에 DLCO(폐확산능)라는 것이 있다. 정상인이 100%라면 아지트 씨는 60% 정도다. 아주 안 좋았던 시기보다는 나아진 것이다. 일상생활을 할 수 있지만 노력이 좀 들어가는 일, 즉 중등도 노동(moderate work)은 쉽지 않을 것이다. 아지트 씨는 허리 통증도 있었다. 5년 동안 그런 상황이 지속돼서 정신 건강도 안 좋을 것이다. 다행히 김달성 목사님(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을 비롯한 많은 분이 도와주고 있어서 고립된 것 같지는 않다.
-- 아지트 씨의 간질성 폐 질환(interstitial lung disease. ILD)은 어떤 질병인가.
▲ 폐에는 스펀지처럼 생긴 폐포(꽈리)가 있다. 폐포와 폐포 사이를 채우는 얇은 조직이 간질인데, 거기에 염증이 생기면 간질성 폐 질환이라고 한다. 원인은 바이러스부터 자가면역 질환까지 다양하다. 흡연도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염증 후에는 앓고 지나간 흔적이 남는데, 그걸 섬유화라고 한다. 흉터 같은 것이어서 그 자체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폐 기능이 더 좋아지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본인 제공]
-- 근로복지공단은 흡연이 아지트 씨의 폐 질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는 듯한데.
▲ 간질성 폐 질환은 30년 이상 흡연한 사람들에게 일부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흡연에 의해 생긴다고 보기는 어려운 병이다. 아지트 씨는 당시 30대였고, 흡연 경력은 10년 정도였다. 이를 감안하면 아지트 씨가 흡연 때문에 이 질환에 걸렸다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 공단은 아지트 씨의 질환이 이미 알려진 전형적 직업환경 관련 폐 질환이 아니어서 법원 재판부에 재감정을 신청했다고 하는데.
▲ 병을 일으킨 화학물질이 있으면 정확한 질병 명칭이 나온다. 예를 들어 베릴륨에 의해 폐 질환이 생겼다는 게 입증되면 질환 이름이 베릴륨증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지트 씨는 실리카, 알루미늄 등 다양한 금속 분진에 혼합적으로 노출됐다. 이미 알려진 질환들처럼 하나의 원인에 노출된 것이 아니다. 그래서 특정 이름을 붙이기 어려운 것이다. 특정한 단일 원인에 의한 질병, 이미 알려진 전형적인 질병이 아니라고 해서 직업병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실리카나 알루미늄 등 금속 가루들이 폐에 들어오면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지트 씨는 제대로 된 방진 마스크를 회사 측에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했다.
[본인 제공]
-- 산재 판정에서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인가.
▲ 산재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하는 것이 의학적 인과관계와 법리적 인과관계다. 의학적 인과관계는 그동안 연구 결과 등이 축적돼서 A와 B의 관련성이 충분한 경우다. 잘 알려진 직업병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런데 열악한 환경에서 복합적 금속분진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축적된 연구 결과가 없을 수도 있다. 아지트 씨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럴 때는 의학적 인과 관계뿐 아니라 생물학적 개연성도 감안해 종합적 판단을 하게 된다. 이렇게 의학적 근거를 참고해서 상당(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범위의) 인과관계를 고려해 판단하는 것을 법리적 판단이라고 한다. 근로복지공단 산하 직환연(직업환경연구원)은 이런 의학적 인과 관계만을 고려해서 산재가 아니라는 의견을 냈을 것이다. 의학적 의견을 토대로 법리적 판단을 하는 것은 질병판정위원회다.
-- 아지트 씨가 2021년 2월 해당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뒤 7개월 만에 질환이 확인됐는데, 공단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그런 질환에 걸리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 7개월이라는 기간이 짧기는 하다. 일반적으로 이런 병들은 상당히 오랫동안 누적돼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에 걸렸다면 두 가지 경우다. 그 하나는 아지트 씨가 병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경우다. 이를 과민성(Hypersensitivity)이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고농도 분진에 노출되는 경우다. 단기간에 고농도로 금속 가루를 흡입하면 오랫동안 누적된 것처럼 질병이 생길 수 있다. 아지트 씨는 감수성이 높은 쪽은 아닌 것 같다. 고농도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아지트 씨의 입사 당시 건강진단 결과는 괜찮았다. 6개월 후의 건강진단에서는 조금 나빠지는 게 보이다가 그 후에 빠르게 악화됐다.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법무법인 원곡 등은 2026년 4월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근로복지공단이 아지트 씨에 대한 산재인정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시위를 벌였다.
[윤근영 기자 촬영]
-- 금속 물질이 아지트 씨 폐에 들어갔다는 증거는 있나.
▲ 유해 인자에 의해 발생했다고 볼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 김부욱 교수가 서울대가 보유한 고해상도 현미경인 FESEM(전계방사형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아지트 씨의 폐에서 금속 물질을 확인했다. 그 공장에 있었던 실리카를 비롯한 금속 물질들이었다.
-- 공단은 지난 3월 27일 변론기일을 이틀 앞두고 대학병원 호흡기 내과 의사의 2차 감정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는데.
▲ 일반적으로는 처음에 감정을 의뢰할 때 직업환경의학과와 해당 임상 분야 등 2곳을 선택한다. 공단 측은 처음에 가만히 있다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호흡기 내과에 의뢰하겠다고 한다. 감정 결과가 원하는 대로 안 나오니까 이러는 것이다. 나는 호흡기 내과 의사인 내 친구에게 개인적으로 문의한 적이 있었다. 그는 유해 인자가 고농도로 폐에 들어오면 단기간이어도 염증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그건 너무 당연하다는 것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4월 2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제1차 비상고용노동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 공단은 산재 신청 8개월 만인 2022년 9월 직업환경연구원(직환연)에 역학조사를 의뢰했고, 이 연구원은 2023년 7월에 사업장 현장을 방문했다. 산재 신청 1년 6개월 만에 현장 조사를 한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 직환연이 조사해야 할 사안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수백건을 처리한다. 인력 부족으로 늦게 조사하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아지트 씨 사건의 경우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면서 그나마 빨리 진행된 것일 수도 있다. 이런 늑장 조사는 일반인에게 매우 놀랄만한 일이지만 산재와 관련 일을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흔하고 익숙한 일이다.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몇 년을 기다려도 역학조사 결과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도 있다.
-- 직환연은 현장 조사할 때 산재가 발생했던 과거 당시의 공정 기준으로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
▲ 당연히 현재가 아닌 과거 당시의 유해 물질 노출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는 조사가 부지기수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도 산재와 관련한 역학조사를 하는데 마찬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 이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문제이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 어떻게 해야 하나.
▲ 근로복지공단 질병판정위가 10여년간 운영됐으니 데이터가 쌓여 있다. 그래서 요건이 되면 산재로 승인해주고 조사와 평가가 필요한 사안만 심의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신청 건을 일일이 판정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다. 직업병 판정을 기다리다 죽는 사람이 많다. 한두명이 아니다. (끝)

[SNS 캡처 사진]
[※ 편집자 주= 연합뉴스는 공정하고 객관적 보도를 위해 김현주 교수가 언급한 내용을 토대로 공단 측에 질문지를 보냈습니다. 다음은 공단 측이 보내온 답변서를 요약한 것입니다.]
<근로복지공단 입장>
업무상 질병 처리 과정이 길어지면서 당사자가 겪었을 어려움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업무상 질병은 업무상 사고와 달리 발병 원인이 불명확하고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잠복기가 길어 과거 노출에 대한 정밀한 추적조사가 필요해 처리 기간이 길어지는 측면이 있다.
직업환경연구원의 사업장 현장 조사 당시의 환경은 신청인이 실제 근무했던 시점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역학조사는 단순히 현재의 현장 상태만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객관적 자료를 종합하여 과거의 유해 요인 노출 수준을 과학적으로 추정한다. 아지트 씨의 산재 신청 건도 신청인의 진술,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 근무 기록, 관련 문헌, 과거 사진 등 과거 및 현재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근무 당시 현장의 유해인자 노출 수준을 평가했다.
공단이 호흡기내과 임상의에게 진료기록 감정(2차)을 신청한 것은 소송 과정에서 제출된 감정(재판부가 지정한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의 감정) 결과가 명확한 의학적 인과관계를 제시하지 않았기에 근로자의 흡연력, 기저질환 등을 고려해 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한 의학적 판단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소송을 지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의학적 인과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밝히고,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할 경우 판단 기준을 정립해 더욱 신속한 요양과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1심 행정법원에서 공단 측이 패소할 경우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공단은 산재 노동자 보호를 강화하고 권리구제를 보다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서 최대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몇 가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상소를 지양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수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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