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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한자 교육 강화해야 할까?

입력 2026-04-09 0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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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으로 한자 배우는 초등학생들


학부모 "문해력 향상 위해 한자 가르쳐"

"'한글 전용' 교육이 오히려 불평등 초래"

vs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문학 교육"




초등학교 수업시간

[연합뉴스 자료사진]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서울=연합뉴스) 이진주 인턴기자 = 한자 교육 문제가 다시 이슈로 떠올랐다.


광화문 한글 현판 추가 설치를 둘러싸고 격렬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일부 매체가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재추진 움직임을 보도했다.


어린이 대상 한자 사교육이 활발한 현실을 반영해 공교육 차원에서 한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 반대로 한글 전용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의견, 한자 교육은 중고등학교에서 하면 된다는 의견 등 여러 목소리가 또다시 부딪힌다.




2016년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 '찬성'

2016년 11월 30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표기 방안 연구진'주관 토론회에서 한 참석자가 한자 표기 찬성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수능 지문 잘 읽으려면 어릴 때부터 익혀야 한대서…"


앞서 2016년 교육부는 2019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를 대상으로 용어 이해에 도움이 되는 선에서 중학교용 한자 300자 이내를 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초등학교 한자 교육 활성화와 학생 어휘력 향상을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선 끝에 결국 무산됐다.


그렇다면 초등학생은 한자를 배우지 않을까.


지난 6~7일 목동 학원가에서 만난 학생들은 대부분 한자를 사교육으로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5학년생 장모(11) 군은 "영어, 수학, 태권도, 한자를 배우고 있고 제 친구들도 한자를 배운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생 A군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한자를 학습지로 배웠다"며 "학습지 선생님이 수업하고 가시면 엄마가 복습 문제를 내 주셔서 풀고 그랬다"고 회상했다.


또 고등학교 2학년생 임모(17) 양은 "초등학생 때 한자학원을 다녀서 한자 급수 6급까지 땄었다"고 밝혔다.




초등 한자 문제집 진열장

(서울=연합뉴스) 이진주 인턴기자 = 지난 7일 서울 한 서점의 초등학생용 한자 문제집 진열장. 2026.4.9


학부모들은 문해력 향상을 위해 자녀에게 한자를 가르친다는 입장이다. 현재 중고등 교육과정에서 한문 과목은 필수가 아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는 제2외국어와 같은 선택 과목이다.


초4 아들을 둔 B씨는 "이전에는 한자 방과후 수업을 신청했지만 올해는 학원 때문에 시간이 안 맞아서 한자 학습지를 신청했다"며 "유튜브 쇼츠 때문에 문해력이 떨어진다고 다들 걱정이 많은데 한자를 배우면 단어 뜻도 혼자 유추해볼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초6 아들을 둔 학부모 신모 씨는 "나중에 대입 시기에 독서 지문을 잘 읽으려면 어릴 때부터 한자를 눈에 익혀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논술 선생님과 상담할 때도 아이의 글 이해도가 좀 떨어져서 한자를 알려주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쓰는 말 중에서도 한자어가 워낙 많으니 교과서에 한자를 같이 써두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중2 딸을 둔 이모 씨는 "아이의 읽기 실력을 키우려고 초등학생 때 한자가 적힌 포스터를 방 안에 쫙 붙여두고 심심할 때마다 계속 보게 했는데 이게 꽤 도움이 됐다"며 "만약 초등학생 때 한자를 안 익히고 중학교 가서 바로 한문을 배웠다고 생각하면 아이가 쉽게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문해력도 중요하고, 중학교에서 배우는 건 글자인 '한자'가 아니라 문장인 '한문'인데, 지금 교육과정은 도약 단계 없이 한 번에 확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어서 이 격차를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급수 한자 문제집

(서울=연합뉴스) 이진주 인턴기자 = 지난 7일 서울 한 서점의 인기 매대에 놓인 한자 문제집. 2026.4.9


◇ "한자 모르면 우리말을 영어 단어처럼 외우게 돼"


김창진 초당대 교양학부 명예교수(전 전통문화연구회 이사)는 8일 "한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초등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초1 손녀가 '온도' 뜻을 물어볼 때 '따뜻할 온·정도 도'라고 설명하니 잘 이해했다"며 "이렇게 한자 뜻을 설명하지 않으면 우리말을 이해하는 대신 영어 단어 외우듯 외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교육으로 한자를 배우게 하는 학부모가 많은 현실은 한자 교육을 축소한 '한글 전용' 교육이 오히려 불평등을 초래했다는 점을 나타낸다"며 "초등학교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해 중고등학교까지 한자를 평등하게 배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재교 성균관대 한문교육과 교수도 "우리말에 기본적으로 뜻글자가 많기 때문에 낱말 뜻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보면 한자 교육은 중요하다"며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한문 교육을 정상화한 후 순차적으로 초등학교에서도 한자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자를 모르는 학생들이 '우천시 취소'·'심심한 사과'·'금일' 등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말을 엉뚱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초등학교 2학년 교사 이모 씨는 "반 학생 24명 중 5명이 어렸을 때 한자를 배우고, 3명이 올해 한자 방과후 수업을 신청했다"며 "수업을 할 때도 아이들이 모르는 단어를 물어보면 한자로 설명하는데 아이들이 한자어를 생각보다도 더 모른다"고 밝혔다.




2015년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 '반대' 시위

2015년 8월 24일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를 반대하는 한글 단체 회원들이 '초등학교 한자교육 활성화를 위한 공청회'가 열린 한국교원대학교 교원문화관 내 단상에 올라 공청회가 잠시동안 중단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당장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한자가 아닌 문학교육"


그러나 반대하는 쪽은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가 아이들에게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문해력을 위해서는 독서와 문학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동호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는 "영어 단어도 라틴어에서 왔지만 특수 전공이나 일부 사립학교에서만 라틴어 교육을 실시한다"며 "이렇듯 어원 교육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우리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어의 뜻을 학습할 때는 그 단어의 어원보다는 쓰는 맥락을 배워 스스로 유추하는 것이 좋다"며 "새로운 글자를 배운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당장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문학 교육이며 시나 소설 등에서 나오는 적절한 단어와 맥락을 아이들이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디지털 문화로 인해 아이들의 읽고 쓰는 능력이 문제가 되고 있으나 이러한 상황의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이 책을 덜 읽는다는 것"이라며 "웹툰이나 게임 등 아이들의 문화를 막거나 피할 수 없다면 오히려 그것을 역이용하는 방법을 살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동훈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한자를 알면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좋다"면서도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것보다는 여러 단어의 관계를 파악하도록 하는 관련어 교육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의 학습 부담에 대한 우려도 있다.


초등교사 이씨는 "한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아이들의 학습 부담 경감이 필요하다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한자 교육을 강화하는 건 힘들지 않을까 한다"고 짚었다.


초3 아들을 둔 배모 씨는 "한자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문해력과는 별개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며 "가뜩이나 지금도 한자 사교육이 횡행하고 있는데 공교육에서 한자의 중요도를 올리면 그만큼 아이의 부담만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중1 딸을 둔 김선미 씨도 "지금처럼 한자 교육 여부를 부모에게 자유롭게 맡기면 된다"며 "교과서에 한자를 같이 써두면 아이들이 슬쩍 보고 교과서에 재미를 붙이는 게 아니라 되려 어려운 존재로 여길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자 문제집

(서울=연합뉴스) 이진주 인턴기자 = 지난 7일 서울 한 서점의 초등한자 문제집. 2026.4.9


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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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9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