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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3.0] 필리핀 그림책 펴낸 박성희 씨 "필리핀 문화 많이 알려지길"

입력 2026-04-06 06: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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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들었던 동화 '파인애플의 전설' 한국어, 영어, 필리핀어로 담아


한국 생활 20년 차 눈앞…"한국서 하고 싶은 일 하고 성장해"




필리핀 출신의 작가이자 다문화 강사인 박성희 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옛날 옛적 필리핀에 '피낭'이라는 이름의 예쁘지만 게으른 소녀가 살고 있었다. 병에 걸린 피낭의 엄마가 그에게 죽을 만들기 위해 주걱을 찾아오라고 하지만, 피낭은 딴청만 피운다. 어느 날 피낭은 사라진 대신, 모녀의 마당 한켠엔 갑자기 파인애플이 생겨났다.'


필리핀 출신 작가이자 다문화 강사인 박성희(43) 씨가 필리핀 동화를 토대로 펴낸 그림책 '파인애플의 전설'에 대한 내용이다.


박 씨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어린이에게 필리핀 문화는 어떤지, 필리핀은 어떤 나라인지 이 책을 통해 더 많이 알려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지금의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한 뒤 2007년 한국에 온 그는 어느덧 한국 생활 20년 차를 앞두고 있다.


지금은 경기 고양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을 처음 찾은 외국인에게 통역이나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번역사로 일하고 있다.


평소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오면서 인연을 맺은 한 기관에서 통역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해 얻은 결과물이다.


그림책 작가로 데뷔할 수 있는 계기도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다문화 콘텐츠 기업 아시안허브에서 통·번역사 교육과 다문화 강사 교육을 받았어요. 학교나 유치원에서 강의할 때 필요한 책을 만들어 보자는 의견을 모았죠."


'파인애플의 전설'은 박 씨가 어린 시절에 가장 재밌게 들었던 이야기였고, 한국 어린이에게 들려주면 흥미로워할 것 같아서 선택했다.


박 씨는 "사실 그림을 배운 적이 없어서 어린 시절에 기억하던 필리핀의 모습이라고 떠올리면서 크레파스로 그렸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책 만드는 게 쉽진 않지만, 다음 작품을 만들 기회가 온다면 더 열심히 하고 싶다"며 "아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더 재미있어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창작의 고통을 잊게 만들어 준 것은 현장의 반응이었다.


그는 "책을 통해 강의하면서 어린이뿐만 아니라 부모도 함께 수업을 들을 때가 있다"며 "부모들도 필리핀 문화를 알게 된 것이 신기하면서 자녀와 좋아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각 나라의 문화는 다르지만 공통점을 찾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그들도 나랑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고 강조했다.


'파인애플의 전설'을 한국어, 영어, 필리핀어 등 3개 국어로 담은 이유도 이 책을 통해 필리핀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파인애플의 전설 그림책

[아시안 허브 제공]


모국을 떠나 한국에서 여러 도전을 맞닥뜨리며 다문화 강사로, 작가로 살아온 그는 '사는 게 재미있다'고 했다.


"한국에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성장도 할 수 있었어요. 필리핀에 있었다면 책 만드는 일과 통역은 할 순 없었겠죠? 한국에 왔으니까 이런 일도 할 수 있네요."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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