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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10개월 만에 소녀상 곁에 앉은 시민들…"우리 자리 되찾아"

입력 2026-04-01 14: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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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위서 경찰 바리케이드 철거




'소녀상아, 잘있었니'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74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평화의 소녀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소녀상은 위안부 반대 단체의 집회로 훼손을 우려한 정의연의 요청으로 2020년 6월부터 바리케이드에 둘러싸였다. 그러나 최근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가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되며 철거 논의가 본격화했다. 종로구청과 종로경찰서는 반대 단체의 움직임을 고려해 집회 시간에만 일시 개방하기로 했다. 2026.4.1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양수연 기자 = "소녀상 옆 빈 의자는 시민들이 앉아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는 자리입니다. 시민의 자리를 되찾은 느낌이네요."


5년 10개월 만에 경찰 바리케이드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평화의 소녀상'을 바라보는 김서경 작가의 얼굴에는 안도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1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174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수요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소녀상을 에워싸고 있던 바리케이드가 일시적으로 철거됐다.


시위 30분 전 바리케이드가 걷히고 소녀상이 모습을 드러나자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 사이에서 잔잔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오랜 기간 갇혀 있던 소녀상은 머리와 손, 옷 부근의 칠이 벗겨져 있었고 크고 작은 흠집도 눈에 띄었다. 소녀상 옆 빈 의자 역시 얼룩덜룩한 상태였다.


정의연 활동가들은 소녀상 주변의 낙엽부터 치우고 빗자루질했다. 비문 근처에 검게 남은 흔적을 긁어내고, 동상 표면의 얼룩과 먼지는 물티슈로 꼼꼼하게 닦았다.


김 작가는 소녀상의 상태를 살핀 뒤 "평상시에 관리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 텐데 슬프기도 하고 아쉽다"며 "우리의 무관심과 지나친 관심이 동시에 문제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소녀상 곁은 이내 기념 촬영을 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브라질에서 온 프리실라(41)씨는 위안부를 소재로 한 매리 린 브락트의 소설 '하얀 국화'를 읽고 감명받아 수요시위 현장을 찾았다고 한다. 그는 "옆에 앉아 소녀상을 가까이서 자세히 보고 느낄 수 있어서 뜻깊다"고 했다.


소녀상은 위안부 반대 단체의 집회로 훼손을 우려한 정의연의 요청에 따라 2020년 6월부터 바리케이드에 둘러싸였다.


그러나 반대 집회를 주도해온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가 최근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되며 바리케이드를 걷어내자는 논의가 본격화했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위안부피해자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구청이나 경찰에서도 소녀상 인근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조금 더 신경 써주시고 시민들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도 이날 시위 현장을 찾아 소녀상을 살펴봤다.




시민 곁으로 돌아온 소녀상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74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소녀상은 위안부 반대 단체의 집회로 훼손을 우려한 정의연의 요청으로 2020년 6월부터 바리케이드에 둘러싸였다. 그러나 최근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가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되며 철거 논의가 본격화했다. 종로구청과 종로경찰서는 반대 단체의 움직임을 고려해 집회 시간에만 일시 개방하기로 했다. 2026.4.1 saba@yna.co.kr


이번 집회는 지난달 28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할머니는 단순히 과거의 피해자가 아니라 전쟁 범죄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린 당당한 증언자였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이제 5명만 남게 됐다. 이 이사장은 소녀상 옆 의자 위에 할머니의 영정을 두고 헌화했다.


집회가 끝나자 경찰은 다시 소녀상 주위에 바리케이드를 쳤다.


경찰은 4월 한 달 동안 수요시위가 진행되는 날만 이날처럼 소녀상을 개방할 예정이다. 이달 마지막 주에 바리케이드를 완전히 철거하고 보수할 계획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ee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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