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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만우절 장난전화는 이제 옛말…"인식변화·처벌강화 영향"

입력 2026-04-01 06: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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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당일 허위신고, 평일과 비슷…신고자 적발도 쉬워져


연중 허위신고는 여전…112·119에 최근 5년간 2만7천건 접수

119 신고 중 상당수가 '비응급'…"다른 이의 골든 타임 빼앗는 범죄"




"응급상황 신고는 119로"

2023년 9월 울산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서 한 직원이 신고 전화를 접수하는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매년 4월 1일이 되면 만우절이라는 핑계로 경찰이나 소방 당국에 각종 장난 전화가 걸려 오는 일이 사회적인 골칫거리였다.


장난 전화 응대로 업무 차질이 반복되면서 경찰청이나 소방청은 매년 만우절을 앞두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장난 전화로 인한 피해와 처벌 강화를 강조하며 허위 신고 자제를 요청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만우절 장난 전화는 사라졌다고 관계 당국은 평가한다.


만우절 장난 전화는 사라졌지만, 연중 허위 신고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응급 상황이 아닌데도 구급차를 요청하는 등의 사례가 적지 않다.


만우절을 계기로 최근의 허위 신고 수위를 들여다봤다.




허위신고주의보

[전북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만우절도 허위신고는 평일 수준…처벌 강화·통신 기술 발달 영향


경찰청과 소방청에 따르면 만우절 당일의 허위 신고 횟수는 최근 몇 년간 평소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소방청은 4월 1일 당일 허위 신고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지에 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경찰청 관계자도 "옛날에는 그랬지만 요즘은 만우절이라고 (허위 신고가) 더 많지 않다. (평일과) 차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들 기관은 만우절 장난 전화가 줄어든 배경으로 국민 의식 개선과 더불어 허위 신고 때 처벌 수준이 강화된 점을 지목했다.


실제 관련법 개정 등으로 과태료 기준이 상향되면서 허위 신고 처벌 수위는 최근 몇 년 새 강화됐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과 '112신고의 운영 및 처리에 관한 법률'(112기본법)에 따르면 112·119에 허위 신고를 할 경우 처음엔 200만원, 두 번째는 400만원, 세 번째 이상은 500만원 이상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112 허위신고의 경우 2024년 6월부터 과태료가 기존 6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으로 인상됐으며, 119는 2021년 관련법 개정으로 과태료가 기존 대비 2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허위 신고를 하면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벌금·구류·과료 처분을 받거나 형법에 따라 공무집행방해죄로 5년 이하의 징역,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도 있다.


처벌 수위 강화와 함께 만우절에 대한 인식 변화, 통신 기술 발달로 신고자 적발이 쉬워진 것도 허위 신고가 줄어든 이유로 분석된다.


경찰청과 소방청 관계자들은 "요즘 젊은이들은 만우절 장난을 잘 안 한다"면서 "이제는 공중전화도 많이 없고, 다들 휴대전화를 쓰기 때문에 잘못하면 추적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허위 신고 과태료

[소방청 공식 블로그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 평소 허위 신고 자체는 여전…최근 5년간 2만7천건 육박


만우절 당일의 허위 신고가 늘지는 않았지만, 연중 허위 신고는 지속되고 있다.


최근 5년간 112와 119의 허위 신고 건수를 합하면 2만7천건에 육박한다.


1일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허위 신고 접수 건수(112통화 기준)는 2021년 4천153건, 2022년 4천235건, 2023년 5천155건, 2024년 5천432건, 2025년 5천107건 등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4천816건 수준이다. 이는 하루 13건가량 허위 신고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3년간은 지속해서 연간 5천건을 웃돌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허위 신고를 줄이기 위해 대국민 공모전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112 신고 건수 자체가 연간 1천900만~2천만건이나 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소방청에도 최근 5년간 총 2천912건(119 종합상황실 접수 건수 기준)의 허위 신고가 접수됐다.


다만 소방청 접수 건수는 2021년 954건, 2022년 986건, 2023년 377건, 2024년 483건, 2025년 112건 등으로 최근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 5년간 112(위)와 119에 접수된 허위 신고 건수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원 자료 출처 경찰청·소방청. 재판매 및 DB 금지]


◇ 허위 신고 의심돼도 일단은 '출동'…중요 업무 차질 우려


허위 신고는 공권력 낭비와 함께 안전 공백이 발생할 위험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근절돼야 한다고 이들 기관은 입을 모았다.


거짓 신고로 불필요한 출동이 발생할 경우 그사이 정작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가 제때 구조되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관은 심지어 허위 신고를 반복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신고자라고 해도 현장 출동이 불가피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양치기 소년이라고 해도 한번은 사실일 수도 있지 않으냐, 거짓 신고 이력이 있어도 현장에 출동하는 게 우리 의무라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소방청 관계자도 "블랙리스트도 있고, 앞뒤가 안 맞는 신고 내용은 거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전화만으로는 현장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출동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소방청의 경우 최근 5년간 허위 신고로 판명된 건에 대해서도 모두 현장 출동했다.


각각 900건 이상의 허위 신고가 접수됐던 2021년과 2022년에는 출동 인원이 각 3천여명으로 총 6천명을 웃돈다.


지난해에도 112건의 허위 신고에 420명이 투입됐다.


이광희 의원은 "허위 신고는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긴급 대응 인력이 꼭 필요한 현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실질적 제도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청 블로그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 경찰 허위신고 5년간 2만여건 처벌…"허위신고는 장난 아닌 범죄"


최근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러한 거짓 신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어린이나 취객의 허위신고가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 수년간 폭발물 설치나 테러 위협 등 위험 수위를 넘은 사례도 늘어나며 공권력 낭비도 심해지고 있어서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거짓 신고 5천624건이 즉결심판에 회부됐다.


즉결심판은 경미한 범죄에 대해 정식 형사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는 약식 재판이다.


또 1만6천361건은 상습적이거나 과도하다는 판단 아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처벌됐다.




최근 5년간 112 거짓신고 처벌현황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원 자료 출처 경찰청. 재판매 및 DB 금지]


소방청에 접수된 허위 신고 중에서는 최근 5년간 3건이 형사 입건됐고, 24건에 대해 과태료가 부과됐다.


소방청의 허위 신고 처벌 건수가 적은 이유는 상당수가 악의를 갖고 한 거짓 신고라기보다는 상황이 과장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몸살감기 정도의 상태로도 병원으로 이송해달라며 119에 신고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화재나 구조가 아닌 구급 관련 신고에서 이런 상황이 빈번하다.


국립소방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소방안전연구'에 수록된 '119 허위신고, 스와팅, 공중협박 범죄에 관한 비교법적 사례 연구'(저자 이강규 인천 계양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경)에 따르면 2020년 1월~2024년(6월) 119 허위 신고 2천440건 가운데 97.7%(2천383건)가 구급 관련 신고다.


소방청 관계자는 "화재나 구조는 워낙 큰 사안이어서인지 허위 신고가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 구급 신고는 막상 현장에 가보면 상태가 나아졌다거나 환자나 신고자가 자리를 뜬 경우, 위급한 상황이 아닌데 본인 편의를 위해 과장해 신고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비응급 신고'도 상당한 공권력 낭비를 가져온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비응급 신고의 경우 현장에 출동한 대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는 이송하지 않는 것뿐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런 비응급 상황에 구조대를 부르면 동시간대 발생한 다른 사건은 먼 거리의 구조대가 출동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구조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경찰청도 공식 블로그에 "허위 신고는 장난이 아니라 긴급한 상황에 부닥친 이의 골든 타임을 빼앗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2020~2024년(6월 말) 119 허위 신고 중 97.6%가 구급 관련 허위 신고다.

[2025 소방안전연구 수록 '119 허위신고, 스와팅, 공중협박 범죄에 관한 비교법적 사례 연구' 논문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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