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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 커진' 개인정보위, 퇴직자 로펌행 지속…이해충돌 우려도

입력 2026-03-30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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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퇴직자 9명 중 6명이 주요 로펌 취업…1명은 승인 불발


송경희 개인정보위원장, 지난 1월 '사적접촉 일절금지' 특별서신 보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명패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규제가 잇달아 강화되는 가운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퇴직 공무원들이 대형 로펌으로 잇따라 재취업하면서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4년간 개인정보위 고위공무원 6명이 김앤장·광장·세종·율촌 등 주요 로펌에 자리를 잡았으며, 이 중엔 퇴직 두 달여 만에 로펌으로 이동한 사례도 있었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실이 개인정보위와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인정보위가 2020년 8월 국무총리 소속 장관급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된 이후 올해 2월까지 퇴직 공무원 8명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취업심사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7명은 취업 승인 또는 취업 가능 판정을 받았다.


2023년 5월 법무법인 광장 고문으로의 취업이 불승인됐던 진성철 전 조사2과 과장(3급)은 개인정보위와 광장 간 소송이 최종 확정되면서 재심사를 거쳐 2024년 6월 취업 승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2024년 12월 31일 퇴직한 조사총괄과 과장(3급)은 법무법인 태평양 경제고문으로의 취업이 최종 불승인됐다.


취업심사 대상이 아닌 사례도 있었다.


최영진 전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2022년 8월 퇴직 후 3년이 지난 2025년 9월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취업해 별도의 취업 심사를 받지 않았으나,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 사실 신고를 통해 취업 사실이 확인됐다.


이를 포함해 총 8명의 재취업 신청기관을 보면 법무법인 세종 2명(윤종인 전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전 법무감사담당관), 김앤장 법률사무소 2명(최영진 전 개인정보위 부위원장, 전 개인정보보호정책과장), 법무법인 광장 1명(진성철 전 조사2과장), 법무법인 율촌 1명(전 조사2과장)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비씨카드 본부장(전 자율보호정책과장)과 삼일회계법인 전문위원(최장혁 전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으로도 각각 1명씩 취업 가능 판정을 받았다.




유심 해킹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개인정보 규제 강화와 과징금 확대 등으로 위원회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법률 대응 수요가 커진 점이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개인정보 관련 조사와 제재가 확대되면서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이 같은 수요 증가가 규제기관 출신 인사의 로펌행으로 이어지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도 제기된다.


최근의 굵직한 사건들에서도 개인정보위 전관이 포진한 로펌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SK텔레콤의 개인정보위 대응 단계에서는 법무법인 세종과 광장이 참여했고, 이후 소송 단계에서는 김앤장이 대응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쿠팡의 개인정보위 대응에도 세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앤장은 이 밖에도 2023년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혐의로 개인정보위로부터 과징금 1천억원을 부과받은 구글(692억원)과 메타(308억원)의 과징금 불복 소송을 맡은 바 있다.


또 카카오가 회원 개인정보 약 6만5천건을 부실하게 관리해 유출한 사건과 관련해 개인정보위가 2024년 5월 151억여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 대한 불복 소송 1심도 대리했다. 다만 두 사건은 모두 1심에서 패소했다.


한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전관이 있는 로펌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2026년 제5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체회의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무원이 퇴직 후 3년 이내 취업할 경우 퇴직 전 5년간 수행한 업무와의 관련성을 기준으로 취업 가능 여부를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퇴직 공무원이 기존 업무와 밀접한 분야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상당수 경우 '취업 이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작다'는 등의 사유로 심사를 통과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로펌으로의 재취업하는 경우 개인정보위의 피감기관이 아니라는 점 등이 고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개인정보위는 내부 기강 관리에 나섰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1월 전 직원에게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사적 접촉을 일절 금지하는 내용의 송경희 위원장 명의 특별서신을 발송했다.


쿠팡·KT 등 주요 현안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부적절한 외부 접촉과 정보 유출을 사전에 차단하고, 조사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조사 대상인 기업이나 로펌 측에서 연락이 오더라도 일절 받지 않거나 접촉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며 "매우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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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30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