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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 설치법안 국회 통과…검사 수사 개입 여지 원천 봉쇄
경찰 등 영장 지휘·집행도 제한…탄핵 없이 검사 파면 가능
사법통제 공백·수사력 약화 우려…보완수사 논의 향배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의 정부 입법 예고안을 두고 협의 끝에 도출한 법안을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정청래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정·청(민주당·정부·청와대)이 요란하지 않게 긴밀한 조율을 통해 하나 된 협의안을 도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모습. 2026.3.17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공소청 설치법안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78년간 유지돼온 형사사법체계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오는 10월 검찰청법이 폐지되고 공소청법이 시행되면 검찰은 공소 제기·유지 기능만 있는 공소청으로 전환되고 공소청 검사는 수사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지휘·감독권과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을 내려놓는 등 직무상 권한이 대폭 축소된다.
또한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검사의 권한으로 명시된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이 박탈되면서 검사가 경찰의 영장 청구 과정에 개입할 수 없게 됐다.
그간 검사는 경찰이 신청한 영장에 대해 보완 의견을 내는 등 지휘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경찰이 송부한 기록만으로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지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검사의 직무는 법령이 아닌 법률로만 규정할 수 있게 해 수사권 복원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2022년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찰의 수사 범위를 축소한 이른바 '검수완박법'을 무력화한 바 있다.
당초 공소청법 정부안에 포함됐던 검사의 수사 중지권이나 직무배제 요구권도 최종 법안에서는 제외돼 검사의 사법 통제권도 대폭 약화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의 정부 입법 예고안을 두고 협의 끝에 도출한 법안을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정청래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정·청(민주당·정부·청와대)이 요란하지 않게 긴밀한 조율을 통해 하나 된 협의안을 도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2026.3.17 cityboy@yna.co.kr
정부안에는 검사가 '사법경찰관리 등이 직무 집행과 관련해 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 지방공소청장은 해당 사건의 수사 중지를 명하고, 소속 기관장에게 직무배제를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최종안에서는 제외됐다.
중수청법 정부안에 있었던 중수청 수사관에 대한 검사의 통제 권한도 삭제됐다. 중수청 수사관이 검사와 공소 제기·유지에 협력하고 중대범죄 혐의 수사를 개시한 경우 검사에게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이 제외된 것이다.
탄핵 절차 없이 검사의 파면이 가능하도록 검사의 신분보장 규정도 수정됐다.
현행 검찰청법은 검사를 준사법기관으로 봐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파면 결정이 내려지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에만 파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일반 공무원처럼 징계 처분에 의해서도 파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징계처분이나 적격심사 이외의 사유로도 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 또는 퇴직 처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검사 권한 축소를 골자로 하는 공소청·중수청법 시행이 가시화되자 법조계에서는 형사사법 시스템의 혼란과 수사력 약화에 따른 국민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서민 생활과 밀접한 사건을 다루는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이 박탈되면서 수십년간 이어져 온 수사 관행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중앙행정부처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특사경은 식품, 의약, 세무, 환경, 노동 등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에서 일반직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해 수사 업무를 맡도록 한 제도로,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게 돼 있었다.
하지만 법안이 시행되면 검사는 특사경 수사를 협의·지원할 수는 있지만 이전처럼 지휘·감독할 수는 없게 된다.
무엇보다도 2만여명의 특사경 중 48%가 경력 1년 미만의 공무원인 데다 순환근무로 인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검사의 지휘·감독권 폐지가 부실·과잉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과 중수청에 대한 사법적 견제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검사의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이 박탈되면서 경찰과 중수청이 무분별하게 영장을 청구하거나 발부받은 영장을 집행하지 않는 경우에도 통제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검사의 신분 보장 규정 폐지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탄핵 절차가 아닌 징계처분만으로도 검사를 파면할 수 있게 되면 검사의 소신에 따른 기소와 공소유지 직무 수행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수사 지휘 권한이 사실상 전면 박탈됨에 따라 사후 통제 장치인 보완수사권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은 형사소송법 개정 사안인 보완수사권 존폐에 대한 논의를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둔 상태다.
기존 검찰청 검사를 중수청이나 경찰 등 다른 기관으로 배치할 수 있는 부칙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공소청법 당·정·청 합의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검사를 중수청 외 다른 국가기관의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는 조항을 부칙 7조에 넣었다.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유사한 직무 내용의 상당 직급으로 중수청 등 다른 국가기관의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다'는 게 부칙의 내용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본인 의사 존중'이라는 모호한 표현이 사용된 만큼, 향후 인사 과정에서 검사 개인의 의사와 다른 강제 발령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치권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검사를 대상으로 한 '좌천성 찍어내기'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또한 이 부칙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한 바 있다. 정 장관은 지난 18일 법사위 회의에서 "(검사 등이) 경찰청 등 전혀 이질적인 기관으로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현재 검찰을 굉장히 불안하게 만들 요소"라고 지적했다.
부처 내 인사가 아닌, 타 부처로의 강제 발령은 그 자체로 위법 소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직 부장검사는 "비록 공무원이라도, 본인 의사에 반해 다른 기관으로 강제 배치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인사 불복 소송을 내면 강제 전직자들이 100%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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