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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내전서 꽃피운 ODA] ③"피해 많았던 여성이 평화주도"

입력 2025-07-09 0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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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국제이주기구, 성인지 교육·자율성·회복력 강화 앞장


'여성의 집' 통해 갈등의 피해자에서 공동체 재건 주체로 우뚝




'여성의 집'에서 여성 역량 강화 워크숍

(알바니아<콜롬비아>=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콜롬비아 남부 알바니아시 소재 '여성의 집'에서 지난 7일 내전 등으로 인한 폭력에 노출된 여성의 역량을 강화하는 워크숍이 열렸다. 2025.7.7 wakaru@yna.co.kr


(알바니아<콜롬비아>=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전쟁이 발발하면 군인보다 양민 피해가 더 크고 그중에서도 여성의 희생이 큰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콜롬비아 카케타주의 알바니아 시는 오랜 내전으로 폭력과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여성들이 성폭력과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실향민이 돼 떠돌기도 했다.


2016년 정부와 반군 간의 평화협정 체결 후 코이카와 국제이주기구(IOM)는 피해자 중에서도 소외계층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개발협력에 집중했다.


갈등의 피해자였던 여성이 공동체 재건의 주체로 우뚝 서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기존의 2층 규모의 심리·사회적 지원센터를 '여성의 집'으로 재구성했다. 숙소, 세미나실, 교육실, 식당 등을 갖춘 장소로 리모델링하고 가구를 비롯해 각종 교육 장비를 들여놓았다.


지난해 9월 개소한 '여성의 집'은 피해 여성들을 위한 심리·법률 상담, 역량 강화, 자조 활동, 안전망 구축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폭력 피해 여성의 자조를 지원하는 카살라니 의원

콜롬비아 남부 도시 알바니아시의 '여성의 집'을 지원하는 카살리나 시의원. [코이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7일 코이카와 IOM 관계자가 방문했을 때 여성 역량 강화 워크숍이 진행 중이었다. 코이카는 피해 여성의 자존감 회복, 자기 돌봄과 여성 권리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 도입을 도왔다.


이날 교육에는 피해 여성뿐만 아니라 지역 여성단체 대표 등도 함께했다.


라미네스 카살라니 알바니아시 여성 시의원은 "지속해 폭력에 시달린 여성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하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 무엇이 법적으로 금지된 폭력인지를 알리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공권력의 도움을 받는 방법, 그리고 '여성의 집'으로 피신하는 것 등을 알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카살라니 시의원은 "당초에는 내전 피해 여성을 위해서 설립했지만 취약한 상태에 놓인 모든 여성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며 "지역에 이런 구심점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여성도 많아 홍보도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IOM은 시 정부 및 경찰과 협력해 '여성의 집'을 24시간 순찰 대상에 포함했다. 폭력을 피해 온 여성이 2차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자립을 돕기 위해 수공예품 기술도 전수하고 만든 제품을 시장에 유통하거나 창업도 돕는다. 다른 지역과 연계해서 커피 생산과 유통에도 나설 계획이다.




월터 아기레 알바니아시 평화경찰 팀장

7일 여성 역량 강화 워크숍에 함께한 월터 아기레 콜롬비아 알바니아시 평화경찰 팀장. [코이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워크숍에는 몇몇 평화경찰(UNIPEP)들도 함께했다. 이 경찰은 2016년 정부가 새로 창설한 조직으로 전국에 3천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월터 아기레 알바니아시 평화경찰 팀장은 워크숍 참석자들에게 피해를 보거나 위협을 받을 때 어떻게 공권력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아기레 팀장은 "평화경찰은 제복에 대해 불신이 있는 시민과 공권력 간에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며 "많은 여성이 누릴 수 있는 인권에 무지한 점이 안타까워 워크숍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여성들은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서 대부분 침묵하기 때문에 또 다른 폭력을 당하는 일이 많다"며 "폭력에 노출됐을 때 어떻게 신고하고 구제받을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 지역에서 온 참가자들은 워크숍을 마치고 함께 식사하며 지역 동향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했다.


IOM 관계자는 "평화협정을 맺었지만 내전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고 어디서 다시 돌발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여성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각종 사회 활동에 참여해 목소리를 높일수록 평화는 더 빨리 정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의 집'에 모인 내전 피해 여성들

7일 '여성의 집'에서 열린 역량 강화 워크숍에 참가한 내전 피해 여성과 지역 여성단체 리더들. [코이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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