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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뿌연 안개 속에 갇힌 전국 (O)
② 정국(政局) 안갯속 (O)
③ 미국 관세 정책 안개 속 (X)
④ 우승 향배가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X)
지표면 가까이에 아주 작은 물방울이 부옇게 떠 있는 현상. 안개입니다. ①은 날씨 설명입니다. 전국에 걸쳐 안개가 뿌옇게 떠 있다는 거네요. 부족함이 없습니다. 안개와 속이 이룬 합성어 안갯속은 뜻이 다릅니다. 어떤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모르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요. ②번도 바르게 쓰였습니다. ③은 정책이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므로 안갯속을 써야 합니다. '미국 관세 정책 안갯속'으로 바로잡습니다. ④도 같습니다. 향배를 모르겠다는 것이니까 '우승 향배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하거나 '우승 향배가 안갯속이다' 합니다.
뱃속은 그저 ①배의 속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②속마음이나 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도 사용됩니다. 뱃속에 있는 아기 / 뱃속이 쓰리다 / 뱃속 통증이 있다 하면 ①번 뜻으로 쓰인 거네요. 배 속에 있는 아기, 배 속이 쓰리다, 배 속 통증이 있다 해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내가 어떻게 그이 뱃속을 알겠나 하고 ②번 의미로 쓸 땐 [뱃속]이어야 합니다. '배 속'으로 바꿔 쓸 수 없습니다. 관용구로는 뱃속을 채우다(염치없이 자기 욕심만 차리다) / 뱃속이 검다(마음보가 더럽고 음흉하다) / 뱃속을 들여다보다(심중을 훤히 알다)가 있습니다.

[국립한글박물관 제공]
'-속' 꼴의 몇 낱말은 쓸모가 있습니다. 켯속은 일이 되어가는 속사정을 뜻합니다. [누구나 그러려니 너무도 당연히 믿고 있는데 실제의 켯속은 그렇지 않은 데 문제가 있는 거야. ≪박완서, 오만과 몽상≫]라는 예문이 있습니다. 조홧속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 알 수 없는 신통한 일의 속내입니다. [사람이 태어날 땐 예정일을 미리 정해 놓고 나오면서 죽는 덴 아무 예정도 없으니 그건 또 무슨 조홧속인지……. ≪이문구, 장한몽≫]라는 용례가 있습니다. 우렁잇속은 내용이 복잡하여 헤아리기 어려운 일이나, 품은 생각을 모두 털어놓지 아니하는 의뭉스러운 속마음을, 각각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지시가 하루에도 서너 번씩 바뀌니 도대체 일을 종잡을 수가 없어 우렁잇속이 되어 버렸어.], [아씨가 꼬치꼬치 영악해질수록 산식이는 우렁잇속처럼 의뭉스럽게 정작 할 말은 입에 묻고 있는 눈치였다. ≪박완서, 미망≫]와 같이 쓰입니다. 여러 단어를 한꺼번에 익히는 일도 우렁잇속 같네요. 머릿속이 벌써 띵해졌어요.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최종희,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2015년 개정판), 커뮤니케이션북스, 2015, p.794. '-속'이 들어간 복합어와 사이시옷의 관계
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3. 네이버 고려대한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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