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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다.
② 음식 맛이 예전만 못하다.
③ 그 가수는 노래를 못한다.
④ 이 가수, 지금은 노래 못 한다.
①번 문장은 '못' 부정문입니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한다, 하고 바꿔 쓸 수 있습니다. '못'은 동사가 쓰인 서술어(읽다)를 부정합니다. 부정부사라고 합니다. 능력이 모자라 어떤 행위를 할 수 없을 때 씁니다. 외부적 이유로 할 수 없을 때도 쓰고요.
②번 문장의 [못하다]은 다른 단어입니다. '비교 대상에 미치지 아니하다' 하는 의미의 형용사이지요. '못해도' 꼴로도 써서 [아무리 적게 잡아도]라는 뜻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못해도 천 보는 걸어야지≫ 하고요.
③번 문장에서 [못하다]는 '어떤 일을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게 하거나 그 일을 할 능력이 없다'라는 뜻의 동사로 쓰였습니다. 가수의 노래 실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담았습니다.

[촬영 고형규]
④번은 ③번 문장과 무엇이 다를까요? 바꾸어서 써봅니다. [이 가수, 지금은 노래하지 못한다]. ①번 '못' 부정문 형식이네요. 마이크가 없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성대결절이 생겨서? 왠지 알 수 없으나, '지금은' 노래할 수 없다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가수의 평소 노래 실력에 대한 판단이 이 문장에는 없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독서를 하지 못한다'에 쓰인 [못하다] 활용에 관해 추가할 것이 있습니다. 동사 뒤에서 '-지 못하다' 하는 것은 '못' 부정문의 바꿔쓰기 표현이라고 했잖아요. 못 간다는 가지 못한다, 못 읽었다는 읽지 못했다, 못 갈 것이다는 가지 못할 것이다와 같겠지요. '-지 못하다' 앞말로는 일부 형용사가 올 수 있습니다. 똑똑하지 못하다, 넉넉하지 못하다, 만족하지 못하다 하고 말입니다. 이 경우 못 똑똑하다, 못 넉넉하다, 못 만족하다 하고 바꿀 수 없습니다. 앞말에 동사가 올 때와 다른 점입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1(체계 편)』, 2011, p.p.245-246. '못' 부정법 설명 등 인용
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3. 네이버 고려대한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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