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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2천400억 들여 실내설비 내연재 교체…열차 칸마다 CCTV
화재 대비 승무원 정기훈련·시민 대응요령 안내도 쌓여 효과

(서울=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방화로 인해 승객들이 지하 터널을 통해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화재로 인해 대피하는 승객들의 모습. 2025.6.1 [영등포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 사건을 계기로 지하철 안전 투자와 반복적인 훈련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규모 예산을 들여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전동차 내부 소재 교체가 이뤄졌고, 화재 발생 대비 훈련과 대시민 대응요령 안내가 체계적으로 진행되면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대처와 협조 속에 큰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1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화재 사고 예방을 위해 2002∼2006년 총 2천400억원을 들여 내장판, 의자 등 실내설비를 화재안전기준에 적합한 불연재 및 난연재로 교체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강화플라스틱이었던 내장재는 알루미늄으로, 폴리우레탄이던 객실의자는 스테인리스강(STS)으로, 염화비닐이던 바닥재는 합성고무로 바뀌었다.
이에 더해 2017년 이후 제작·도입되는 신조 전동차는 폴리카보네이트(PC), 천연·합성고무 배합 등 화재에 더 안전한 소재가 적용됐다.
이 같은 대규모 안전 투자는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에 열차 내부의 화재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기에 가능했다.
2005년 1월 7호선에서 발생한 지하철 방화 사건도 영향을 줬다.
당시 철산역에서 온수역 방향으로 운행하던 열차 내에서 50대 남성 승객이 불을 질렀다.
오전 7시 정도의 이른 아침이라 승객이 많지 않았고 신속히 대피가 이뤄져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내연재로 된 신형 전동차가 아닌 구형 전동차였던 탓에 초기 진화에도 남았던 불씨가 2개 역 구간을 이동하는 10여분간 다시 살아나면서 차량 3량이 전소했다. 이 일로 인해 내장재 교체 작업에 더욱 속도가 붙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0일 오후 7호선 중계역에서 노원역 방향 열차에서 대형화재 대응훈련을 하고 있다.
방화범에 의한 화재 발생을 가정한 이 날 훈련에는 서울교통공사, 노원소방서, 노원구청 등 10개 기관이 참여했다. 2018.5.10 xyz@yna.co.kr
현재 서울 지하철 신조 전동차의 경우 열차 칸마다 4대의 CCTV가 있으며, 기관사가 이를 기관실 화면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해 이상 상황 발견 시 관제센터에 연락을 취한다.
동시에 열차 내 열연감지기가 동작해 기관사에게 경고음을 울려 관제센터와 연락하게 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공사 관계자는 "열차에 설치된 모든 CCTV 화면을 관제센터로 실시간 전송하려면 전용 무선통신망과 서버 등 인프라가 필요한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며 "실효성 측면에서 일단은 현 시스템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화재 당시 객실 내 CCTV 영상이 관제센터로 실시간 전송되지 않았던 문제점은 개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사는 최근 이번 사건과 비슷한 화재 상황을 가정해 승무원 훈련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4월 29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승무본부 주관으로 화재 발생 및 역행이 불가능한 상황을 가정해 대응 훈련이 이뤄졌다.
공사는 이런 형태의 재난대비 훈련을 승무사업소별로 매 분기 1회 이상 실시하며, 응급조치 훈련도 호선별로 연 1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5호선 방화 사건에서 승객들이 침착하게 초기 대응을 할 수 있었던 데는 반복적인 대응법 안내가 주효했다는 분석도 있다.
공사 관계자는 "열차 안에서 비상 상황 시 대응 요령을 안내하는 영상을 송출하는 등 승객들이 관련 내용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며 "안전 투자와 승무원 훈련, 승객들의 현명한 대처 등 삼박자가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불이 난 5호선 열차는 전날 지하철 운행 종료 후 고덕차량기지로 옮겨졌다. 당시 초기 대응한 기관사는 병원 치료 후 귀가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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