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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 유지하고 공간 변질시킨 임씨 조형물만 없애"…정의연 항의 집회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4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인근 도로에 포크레인이 대기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임옥상 작가의 기억의 터 내 작품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을 철거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23.9.4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서울시가 4일 중구 남산 '기억의 터'에 있는 민중미술가 임옥상 화백의 조형물을 계획대로 철거한다.
시는 이날 오전 대변인 명의로 '기억의 터 조형물 철거 관련 서울시 입장'을 내고 "철거만이 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임씨는 최근 성범죄 1심 유죄로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됐다.
시는 "남산 기억의 터는 일본군 위안부의 피해자를 기리고, 기억하기 위한 추모의 공간"이라며 "의미 있는 공간에 성추행 선고를 받은 임옥상 씨의 작품을 그대로 남겨 두는 것은 생존해 계신 위안부뿐만 아니라 시민의 정서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기억의 터 설립추진위원회'는 편향적인 여론몰이를 중단하고 서울시가 하루빨리 임씨의 작품을 철거할 수 있게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시는 시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임씨의 작품을 철거해야 한다고 답했고, 위원회가 주장하는 '조형물에 표기된 작가 이름만 삭제하자'는 의견은 24%에 불과하다며 철거를 둘러싼 여론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추진위의) 이런 행동 자체가 기억의 터 조성 의미를 퇴색시킬 뿐만 아니라 위안부는 물론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시는 "기억의 터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간의 의미를 변질시킨 임씨의 조형물만 철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작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국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대체 작품을 재설치할 방침이다.
시는 "추진위와 국민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고 발전시켜 기억의 터를 과거의 아픈 역사를 함께 치유하고 가슴 깊이 기억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시는 임씨가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자 시립 시설 내에 설치된 임씨 작품 5점을 전부 철거하기로 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작가의 작품을 유지·보존하는 것이 공공미술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철거 대상에는 남산 일본군 위안부 추모공원 기억의 터에 설치된 임씨의 작품인 '대지의 눈', '세상의 배꼽'이 포함된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4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서 기억의 터 건립추진위원회,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들이 서울시의 기억의 터 철거 결정을 규탄하며 터 내 작품 '세상의 배꼽'에 보라색 천을 덮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임옥상 작가의 기억의 터 내 작품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을 철거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23.9.4 nowwego@yna.co.kr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추진위는 지난달 31일 기억의 터에 설치된 임옥상 화백의 작품을 서울시가 철거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위안부 후원 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이날 오전 기억의 터에서 임씨 조형물 철거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정의연은 "시가 임옥상의 작품을 철거한다는 이유로 기억의 터 조형물을 일방적으로 철거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성추행 가해자의 작품을 철거한다는 명분으로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지우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해당 조형물은 "제작 과정에 참여한 수많은 추진위원과 여성 작가들 및 모금에 참여한 1만9천54명의 시민이 만들어낸 집단 창작물"이라고도 주장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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