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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2단계 '해방' 아닌 '준비기간'…다음 감염병 대비해야"

입력 2023-08-31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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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보건소 감염병팀 인터뷰…"코로나 업무 끝나면 백서 발간"




송파구보건소 정보경 주무관(왼쪽)과 이미현 주무관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제가 처음 팀에 왔을 때가 송파구에서 50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을 때였어요. 이제는 확진자 번호가 45만번이 넘었네요."


서울 송파구보건소 감염병대응팀 정보경 주무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코로나19 대응 전문가다. 2020년 6월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해 누적 확진자가 3천만명을 돌파한 지금까지 역학조사, 확진자 병상배정, 요양시설 방문검사, 손실보상 등의 업무를 두루 거쳤다.


"정 주임님에 비하면 아직 풋내기지만, 재택치료가 뭔지도 잘 몰랐던 저도 이제는 좀 익숙해진 것 같아요." 옆팀인 감염병관리팀 이미현 주무관의 말이다.


이 주무관은 팀에서 올해 1월부터 근무해 보건소 내에서는 코로나19 업무 경력이 짧은 편이지만 재택치료 업무를 담당하며 환자들, 특히 독거노인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병원으로 연계하는 등 현장에서 많은 시민과 소통했다.


두 사람에게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하향과 엔데믹 2단계는 '드디어 맞는 해방'이기도 하지만 '한숨 돌리고 다음 감염병 유행에 대비하는 시간'의 시작이기도 하다. 둘은 "또다시 닥칠 수 있는 미지의 감염병에 대비해 방역정책을 되돌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31일부터 코로나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하향됨에 따라 보건소의 역학조사·발생 신고 업무와 재택치료 환자 관리 업무 등은 종료된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정 주무관은 곧 코로나19 백서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서에서는 방역정책 시행 시 대응지침이나 운영체계가 명확하지 않아 우왕좌왕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개선사항을 점검할 예정이다. 전담 콜센터 설치 등 비상시 필요한 인력과 조직개편에 대해서도 기록한다.


정 주무관은 "처음에는 감염 관리 책임자가 누구인지도 몰랐던 요양기관 담당자들이 이제는 따로 안내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격리와 방역조치를 한다"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에 다른 감염병 유행이 와도 제대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도 백서 정리와 감염병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보건소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감염병 교육이 많이 생겼고, 이제는 감염병팀 외 다른 팀 직원들도 어느 정도는 대응지침을 알고 있다"며 인원 변동이 있어도 팬데믹 대응이 가능하도록 감염병 대응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감염병등급 조정 관련 브리핑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지영미 질병관리청장과 전문가들이 23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하향 조정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8.23 kw@yna.co.kr


두 사람은 아직 역학조사나 재택치료자 전화상담이 끝난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역학조사 후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기 전에는 수도 없이 망설였어요. 한번 공개될 때마다 파장이 엄청났기 때문이죠." 정 주무관은 확진자의 이동 경로 하나하나가 공개되고 국민 모두의 주목을 받던 코로나 초기에 해당 업무를 담당했다.


동선에 포함된 사업장은 큰 손해를 입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걸리기라도 하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수많은 걱정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고 한다.


"확진자 동선 중 지역 시장이 포함됐던 때 상인 한 분이 '추석 전이라 동태포가 산처럼 쌓여있는데 이걸 놔두고 어떻게 들어가냐'고 울먹이셨던 적이 있는데, 정말 가슴이 아팠죠." 정 주무관은 모두가 힘들 때 '반갑지 않은 전화'를 해야 하는 게 안타깝고 지친 적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 주무관도 재택치료 상담 중 가슴이 먹먹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관내 독거노인이 중심 대상이다 보니 안타까운 사연을 많이 접했기 때문이다. 집에 음식도, 돌볼 사람도 없어 식사를 하지 못하고 상태가 나빠지는 어르신들이 한두 분이 아니었다고 한다.


현장에서 가장 식은땀이 났던 상황을 묻자 두 사람 다 '응급환자의 병상배정이 어려웠을 때'를 꼽았다. 정 주무관은 특히 병상배정 체계가 잡히지 않았던 코로나 사태 초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환자는 24시간 내내 발생하는데 인력이 부족해 교대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잠잘 때도 휴대전화를 끌어안고 잤어요. 제가 전화를 못 받아서 위독한 환자가 병원을 못 가면 얼마나 죄책감이 들겠어요."


두 사람을 버티게 해준 건 시민들의 따뜻함과 가족들의 든든한 응원이다.


정 주무관은 "재활원 입소자들을 위해 기꺼이 따라서 격리센터로 가시겠다는 선생님이나 얼마 안 되는 코로나 손실보상금에도 고맙다고 거듭 인사하시는 분들을 보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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