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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 늪에 빠진 美에 북한 문제는 우선순위 아니라는 시각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2.28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미국 중간선거 개표 결과 상·하원 모두 야당 민주당의 승리로 굳어지는 가운데 공화당의 선거 참패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북미대화 추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성향 등을 근거로, 중간 선거 패배 후 역설적으로 북미대화 추진 동력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미국이 이란 전쟁의 늪에서 허덕이면서 북핵 문제는 우선순위가 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노규덕 한라대 특임교수는 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참패하면 이란 전쟁을 지속할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북미대화 퍼포먼스는 외교 성과로서 가치가 있다"며 "이번 선거로 북미대화 추진이 더 힘을 받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북한학과)도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 입법적 활동으로 업적을 세우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에 대외 정책에서 '레거시'(유산)를 남기려고 할 가능성이 크고, 그 대표적인 대상이 북한"이라며 "북한 문제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태로 고물가 등 전쟁의 여파를 수습하느라 북미대화 추진에 집중할 여력 자체가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최종건 연세대 교수는 "현재 미국에는 이란전쟁 그리고 유가 문제가 더 중요한데,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을 임기 끝까지 괴롭힐 태세"라며 "이런 상황에서 북미 대화는 미 행정부의 관심사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봤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패배 후 더욱 적극적으로 북한과 대화를 모색한다면 북한이 이에 응할지를 두고도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렸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핵보유국 인정과 제재 해제 등 북한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면, 7~8년 만에 재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최근 북미가 상호 간 험악한 비난은 자제하고 있으며, 북한은 김여정 담화 등을 통해 대화 여지를 시사했다는 것이 이러한 해석의 배경이다.
김여정은 이날 오전 담화에서 미국을 향해 "평화수호를 위한 선택지에는 분명 대화가 포함되여 있지만 이는 우리에게 있어서 국가이익과 반드시 동일시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북미 대화에 여지를 두면서도 대화에만 목을 매지는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북미대화 추진 의사를 밝힌 후 북한의 대외관계를 총괄하는 김여정이 '대화'를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 공화당 정권이 유지되든, 민주당으로 교체되든 트럼프 대통령만큼 북한에 관심 있고 김정은을 만나려는 지도자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며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승부를 걸고자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북 제재의 경우 일단 해제되면 '스냅백'(환원) 장치를 두더라도 완전한 복원은 어렵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가 필요한 상황에 몰린다면 북한으로서는 원하는 바를 쉽게 얻을 수 있다고 계산할 수도 있다"며,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는 시기가 너무 촉박하고, 내년 상반기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나 북미대화 '열쇠'를 쥔 북한이 힘 빠진 트럼프 대통령과는 만나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최 교수는 "과거 행적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소통했다면 이미 공개했을 터인데 아무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를 잘 방어했다고 하더라도 2년 남짓 남은 임기에 북한과 뭘 할 수 있겠느냐"며, 북한이 대화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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