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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안 만나 북미접촉 임박은 아닌듯…美에 '판돈' 키우라는 메시지
'항미원조' 행사로 북중 밀착 과시…APEC 앞둔 중국은 한반도 관리모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두고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2026.10.25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흔히 '북미대화 전 필수 방문 코스'라 여겨지던 중국 땅을 밟아 북한과 미국의 접촉이 가시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여러 정황상 아직은 치열한 수 싸움 과정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외교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않고 돌아간 것은 처음 있는 일로, 북한의 중국 상대 외교 전례에 비춰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의 방문지가 단둥이고, 만난 상대가 시 주석이 아닌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며, 방문 계기가 중국의 '항미원조' 기념행사라는 점에 주목했다.
만약 김 위원장이 북미대화 최종 결심 단계에 도달해 중국과 막판 조율에 나서고자 중국을 방문했다면 베이징으로 가서 반드시 시 주석과 만났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왕 주석이 중국 공식 서열 4위의 고위급이기는 하나 김 위원장이 그의 귀와 입을 통해 시 주석에게 북미대화 관련 메시지를 전달했을 개연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 위원장이 6·25전쟁 당시 중국이 '미국에 대항하고 북조선을 도와줬다'는 의미로 기념하는 항미원조 행사에 참석한 점은 이번 방문의 성격을 도드라지게 하는 부분이다.
6·25전쟁과 관련해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 이른바 '전승절'을 더 중시하며, 항미원조는 6·25전쟁에 대한 중국의 관점이 투영된 개념이다.
즉, 항미원조 행사에 김 위원장이 직접 자리함으로써 중국의 입장을 신경 쓴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이는 한국을 향해 6·25전쟁을 기점으로 하는 소위 '적대적 두 국가'론을 더욱 강조하려는 매개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물론 시 주석과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북미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으며, 큰 틀에서 북미대화라는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과정에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 위원장이 건재함을 과시하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중국으로 갈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북미 협상의 '판돈'을 키우고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계산된 선택이라는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부원장은 "시 주석과 만나지 않은 이상 중국과 북미대화와 관련된 조율에 나섰다고 보기엔 무리지만, 미국을 향해 성의를 보여달라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두고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202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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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문을 중국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북미대화가 아닌 동북아 정세 차원에서 해석할 여지가 커진다.
중국 측의 의도는 김 위원장의 상대가 왕 주석이었다는 점에서 읽을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현재 미국과의 글로벌 전략 경쟁이 나름대로 진행 중이고 미중 관계 또한 결정적 충돌 없이 관리되는 상황이기에 북한이라는 돌발 변수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태는 피하려고 했을 공산이 크다.
이에 북미대화 조율이나 대미 메시지 전달에는 역할이 제한적인 왕 주석을 보내 만남의 격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미중 관계 관리에 중점을 둔다는 의도를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최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이후 북한의 지속적인 한반도 긴장 고조 언동은 내달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중국에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는바, 북한에 자제를 요청했을 가능성을 가벼이 볼 수 없다.
중국이 자국의 대미 협상력 유지를 위해 북한 변수를 현 상태에 묶어두려는 계산이 섰을 수 있다는 분석 또한 나온다.
차두현 부원장은 "중국으로서는 북중러 틀 속에서 북한에 대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미대화를 주선해 얻을 것이 많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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