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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여건변화에 새로운 기준' 시사…韓은 "골대 옮기면 영원히 불가능" 시각차
ADMM+ 계기 국방장관·APEC 계기 정상 대면 톱다운 협의 기회될 듯

(워싱턴=연합뉴스) 장동우 특파원 =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골드 국제전략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10.15 odissy@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전명훈 기자 =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을 위해 올해 목표했던 미래연합군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완료를 위한 미국과의 협의에 난항을 겪으면서 향후 '톱다운' 방식의 돌파를 시도할지 주목된다.
안보 상황 변화에 따라 전작권 전환 조건 평가 기준은 바뀔 수 있다는 미 군사당국과, 허들을 높여선 안 된다는 한국 정부의 시각차가 공개적으로 드러나면서 향후 전작권 전환 문제가 한미 간 까다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싱크탱크 '골드 국제전략연구소' 주최 세미나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우리 중 누구도 여건이 변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거론하며 "여건이 변했고 우리가 우리의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우리가 지켜야 할 새로운 기준(new standards)이 생겼다"고도 말했다.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북한의 위협 수준 등 안보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개인적인 자격' 발언을 전제로 "골대를 계속 옮긴다면 전작권 전환은 영원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가 2015년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에 합의하고 이에 따라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 온 상황에서 평가 준거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한미는 COTP에 따라 향후 한국군 4성 장군이 지휘할 미래연합군사령부(미래연합사)의 임무수행능력 확보 여부를 기본운용능력(IOC), 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로 검증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필요한 능력 및 체계 공동평가를 매년 시행해 왔다.
2단계인 FOC 평가를 2022년 마쳤고, 이에 대한 검증을 올해 양국 국방장관의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완료하면서 양국 군 통수권자에게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를 건의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었다.
그러나 FOC 검증에 필요한 조건 충족 여부와 관련해 한미 간의 입장이 아직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계획했던 능력 관련 한미공동평가 절차는 완료했지만 평가 결과를 두고 이견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작권 전환 조건에는 무기체계의 전력화 진척 수준 등 정량적 요소와 임무수행능력 전반에 대한 평가 등 정성적 요소가 모두 있는데, 정성적 요소 충족 여부에 대해서는 한미 견해차를 좁히기가 더욱 까다로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건이 수치로는 만족되지만, 그게 만족인지를 보는 관점은 상당히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이는 '아트'적(정성적)인 것"이라며 "사이언스(정량적 요소)는 충분하다"고 말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단순히 특정 무기체계 숫자 등 정량적 기준만으로는 조건 충족 여부를 평가할 수 없는 요소들이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조건 충족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미 군사당국의 시각이나, 정성적 요소를 둘러싼 한미의 시각차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수준의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달 말 필리핀에서 개최되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에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나란히 참석한다면 그런 협의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
다음 달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한미 정상의 대면이 이뤄질 경우 또 다른 '톱다운' 협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조건 충족 여부를 보수적으로 판단하며 연이어 목소리를 내는 브런슨 사령관 등 미 군사당국과 공감대를 넓히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작권 전환 추진은 주한미군 선임장교인 주한미군사령관과 한국 합참의장 간 실무 차원 협의인 상설군사위원회(PMC), 한미 합참의장의 군사적 수준 논의인 한미군사위원회회의(MCM)를 거쳐 SCM에서 논의되는 구조다. 이후 최종적으로는 양국 군 통수권자의 결정을 거치게 된다.
김정섭 세종연구소장은 "톱다운도 중요하지만, 워싱턴에 보고하고 여론을 움직이는 작용을 하는 주한미군사령관 역시 중요하다"며 강신철 장관이 브런슨 사령관을 자주 만나며 전작권 관련 협의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15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15 pdj6635@yna.co.kr
강신철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한미 간 신뢰가 보장돼야 한다며 "예하 지휘관(브런슨 사령관)의 발언, 이런 부분들도 저희가 잘 이야기를 해 가면서 긴밀히 협력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미투자, 정보공유 제한 등 한미간에 전방위적으로 갈등 전선이 확산한 상황에서 한미관계 전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치적 결단으로 전작권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그 경우 주한미군사령부와 겪게 되는 갈등이나 우리의 안보 리스크도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라도 가져오려 한다면 한미관계를 지금처럼 안 좋게 관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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