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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무조건 이겨야 할 대상…지금은 도전자 입장에서 日 시스템 흡수할 때"
"日 선수들도 ABS·김도영에 큰 관심…야구 교류가 양국 이해도 높이는 매개체"

[촬영 이대호]
[※ 편집자 주 =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오는 11월 3일 한일 간 공조를 주제로 '2026 미래경제포럼'을 개최합니다. 급속히 블록화하는 글로벌 경제 지형 속에서 한일 양국이 초국가적 경제 공조를 이루는 방안을 논의합니다. 포럼에서는 오랜 기간 역사적 대립 관계이던 프랑스와 독일이 손잡아 출범한 유럽연합(EU)이 막강한 경제 연합체로 자리매김한 것을 참고해 한일 양국이 단계적 협력 체제를 만들고 경제공동체로까지 나아가는 방안을 타진하고자 합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포럼에 앞서 한일 양국에서 협력 활동에 몸담아온 각계 인사들의 인터뷰를 매주 일요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과거의 일본 야구가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적'이었다면, 이제는 세계 정상으로 가기 위해 장점을 확실히 배워야 할 '동반자'입니다."
한국 야구의 상징적인 존재에서 올해 일본프로야구(NPB) 최고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 코치로 변신한 이승엽(50) 코치는 한일 야구의 관계를 '경쟁'을 넘어선 '상호 보완적 파트너'로 규정했다.
두 나라의 야구가 각기 다른 강점을 지닌 만큼, 감정적인 대립에서 벗어나 서로의 시스템을 흡수하며 동반 성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역 시절 '요미우리 4번 타자' 출신 이 코치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일본 현장 최일선에서 체감한 한일 야구의 차이점과 교류의 필요성을 짚었다.
그가 두산 베어스 사령탑을 지냈던 KBO리그를 떠나, 올 시즌 요미우리 코치직을 수락한 배경에는 양국 야구계의 구조적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

[이승엽 코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코치는 "한국에서는 감독 출신이 코치로 들어가면 현직 감독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 사실상 기회가 막히는 구조"라며 "아베 신노스케 전 요미우리 감독의 요청으로 흔쾌히 요미우리에 합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감독 시절의 무게감은 철저히 내려놓았다. 그는 "일본에서는 지도자 경험이 없으니 완벽한 '루키'라는 생각으로 임한다"며 "코치실과 그라운드에서 무겁지 않게, 선수들이 편하게 플레이하도록 돕고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움직이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거 타격코치를 지낸 김기태 선배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인 지도자인 만큼, 훗날 일본에 올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바라본 양국 야구의 색깔은 뚜렷하게 갈렸다.
이 코치는 "한국 야구는 팬들과 호흡하며 경기를 즐기는 미국식 문화에 가깝다면, 일본은 공 하나에 고도의 집중력을 쏟아부으며 단 하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특유의 경직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엽 코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때로는 조금 편하게 마음을 먹어도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꽉 짜인 분위기지만, 상대를 대하는 진지한 태도와 이기고자 하는 집념만큼은 확실히 배울 점"이라고 짚었다.
특히 코치진의 철저한 준비성을 언급하며 "원정 경기 때면 오전 10시 반부터 모여 회의할 정도로 준비 과정이 길고 치밀하다. 일본 야구 특유의 시스템과 프로 의식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교류는 일방통행이 아니다. 한국 야구는 최근 국제대회에서 일본에 연패하며 위기론이 대두됐지만, 요미우리 선수 역시 KBO리그의 새로운 시도와 선수들에게 깊은 관심을 보인다.
이 코치는 "일본 선수들이 KBO리그의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과 김도영(KIA 타이거즈) 선수에 관해 자주 묻곤 한다"며 "최근 한국 야구의 아시아 쿼터제에도 관심이 많다"고 소개했다.

[교도=연합뉴스]
인터뷰 내내 그가 강조한 것은 '동반자적 관계'였다.
스포츠의 세계에서 한일전이 주는 특수성은 여전하지만, 맹목적인 적대감보다는 발전을 위한 지향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코치는 "지금 양국의 야구 격차가 벌어지며 한국은 완연한 도전자 입장이 됐다"며 "아시아의 강국인 일본 야구의 좋은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일본을 넘어서야 세계 무대 1등도 바라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야구 덕분에 일본이라는 나라를 깊이 알게 됐고, 일본 선수들 역시 시즌을 마치면 한국으로 여행을 갈 만큼 우리에게 큰 관심과 애정을 둔다"며 "양국 야구가 서로 배울 것은 적극적으로 배우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면서 함께 나아갔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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