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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서는 장르 간 형평성 화두…"차등적 복무 단축 혜택" 의견도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기뻐하고 있다. 2026.10.3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최송아 이태수 오명언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이후 일부 금메달리스트의 언행을 계기로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체육계와 문화예술계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체육계에선 특히 비인기 종목의 경우 선수들의 커리어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문제라는 시선과 더불어 제도 변화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며 공정성과 선수 생활의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아마추어 종목 지도자는 "상무(국군체육부대) 팀도 없는 비인기 종목 선수에게 군 복무는 선수 생명의 단절이 될 수 있다. 1년 반 동안 본업인 훈련과 경기를 거의 하지 못해 치명적 타격이 된다"면서 병역 혜택 폐지를 우려했다.
이 지도자는 "일정 기간 선수 활동을 보장하고 은퇴 후 체육교육이나 사회봉사 등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방식으로라도 선수 경력을 함께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체육인에 대한 병역 혜택은 1990년부터 '올림픽 3위 이상'과 '아시안게임 1위'가 기준이 돼 왔는데, 아시안게임에 프로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연속 우승을 차지해 온 야구와 축구를 중심으로 형평성 이슈가 이어지다가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를 계기로 불이 붙었다.

(영종도=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야구 대표팀 노시환이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터뷰 하고 있다. 2026.9.28 hama@yna.co.kr
또 다른 종목 지도자 또한 "프로리그가 없는 종목의 선수에게 병역은 단순히 운동을 몇 년 쉬는 수준이 아니라 선수 경력 자체가 끝날 수도 있는 실질적인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부적절한 언행은 분명 비판받을 수 있지만, 개인의 언행을 전체 선수들의 인식으로 일반화시켜선 안 된다. 그에 대한 감정적 평가가 제도 자체의 존폐를 결정하는 근거가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많은 비 프로 종목이 병역 특례를 선수 육성의 유인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청년과의 형평성, 스포츠 인재가 겪는 경력 단절 문제,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공익적 가치를 함께 고려한 제도 방향의 논의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아마추어 종목 선수는 "이번 사안이 특정 종목, 그것도 프로 선수에 집중돼있는 것이 더욱 비참하게 느껴진다. 프로도 없고, 상무도 없는 종목의 선수에겐 딴 세상 이야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맘껏 훈련할 훈련장도 없고, 비용을 쪼개가며 훈련하는 많은 선수가 4년에 한 번 어렵게 국가대표가 돼 자신과 종목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것에 대한 보상이 말 한마디로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과거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 혜택을 받은 한 현직 선수는 "개인적으로는 병역 혜택 자체를 목적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면 오히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운동을 계속 잘 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그 계기로 기량을 더 키워 올림픽에서도 활약하고 체육 발전에 기여하는 큰 과정을 생각해왔는데, 그 하나의 부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답답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6.10.7 eastsea@yna.co.kr
시대와 병역을 둘러싼 상황이 변한만큼 제도나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시대상에 따라 병역에 대한 개념과 공정에 대한 가치가 많이 바뀐 것 같다. 국민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체육계와 예술계 의견을 수렴하고 국방부, 병무청과 협의해서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 종합대회 메달 획득 전에 병역 의무를 마친 국가대표 출신 체육인은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선수에게 병역 혜택이 동기가 되는 건 있지만, 아시안게임이 '치트 키' 같은 존재가 돼선 안 된다. 그런 사례들 때문에 개선 필요성을 느끼고 언젠가는 변화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이번 일이 촉매제가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쟁의 강도로 봐선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가 아시안게임보다 더 어렵다고 느낀다"면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중심으로 '포인트 제도' 같은 걸 도입해 합당하게 획득한 선수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어떨까 싶다"고 제언했다.
한 체육단체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논란이 된 사례를 방지하려면 아시안게임은 특례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아마추어 선수만 출전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면서 "병역 혜택을 유지하려면 단체전의 경우엔 출전 비중이나 기록 등 기여도에 따라 달리하는 등 대안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클래식과 국악, 무용 등 일부 예술 장르에서만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예술 요원 편입 방식으로 병역 특례를 인정해 장르 간 형평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

(연천=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한 BTS 지민과 정국이 11일 경기 연천군 연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팬들에게 거수경례로 전역 인사하고 있다. 2025.6.11 kimb01@yna.co.kr
▲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제예술경연대회에서 2위 이상 입상자 중 입상성적순으로 2명 이내 해당자 ▲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내예술경연대회(국악 등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만 해당)에서 1위 입상자 중 입상성적이 가장 높은 자 ▲ 5년 이상 국가무형유산 전수교육 이수자가 대상이다.
그런데 병역특례를 받은 예술 요원 대다수가 국내에서 열린 대회 입상자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성기숙 한예종 무용원 교수는 "무용 콩쿠르의 경우에도 국제대회라고 하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한국인 참가자가 80∼90%인 경우가 있다"며 "시대 변화에 맞게 예술 요원 제도는 단계별로 폐지하면서 군대 내에 국악대가 있듯이 군 무용단도 만들면, 복무 중에도 예술 활동을 하면서 기량을 유지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술 분야 특기에 '대중문화'는 포함되지 않아 그룹 방탄소년단(BTS)처럼 국위 선양하는 대중문화예술인에게는 혜택이 돌아갈 수 없는 점도 형평성 논란의 화두였다.
이런 논란을 최소화하려면 문화·체육 분야를 망라해 전원 입대를 원칙으로 하되, 공적에 따라 일부 혜택을 주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정섭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는 "일단 전원 복무하는 것으로 하되, 병무청이 문체부 등 관련 부처 의견을 수렴해 공적이 있는 예술·체육인에게 국위 선양 기여도에 따라 1∼9개월의 차등적 복무 기간 단축 혜택을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면 일반 국민과 예술·체육요원, 그리고 예술 장르 간의 형평성 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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