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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들, 전날 성명이어 회견열어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안 문제 제기
"지배주주 지분 선행매수, 일반주주 지분가치 훼손"…비례적 공개매수 주장

(서울=연합뉴스) 강수지 기자 = 30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0개 자산운용사 대표들이 다음 날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둔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안을 보류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2026.9.30 s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수지 기자 =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이 30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하루 앞둔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안을 보류해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전날에는 긴급 공동성명을 낸 데 이어 이날은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 여론 환기에 나선 것이다.
대주주는 선행매매를 통해 지분 전량을 팔 수 있지만, 일반주주는 일부밖에 팔 수 없고 남은 주식은 가치 하락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10개 자산운용사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호텔에서 '국내외 자산운용사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논의 촉구 긴급 공동성명 기자회견'을 열고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의 취지는 찬성하지만, 인수자가 지배주주 지분을 장외에서 먼저 사들이는 선행매수를 허용한 안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상장사 경영권이 넘어갈 때 인수자가 일반주주 주식도 사주도록 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나누게 하는 제도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코스피200 기업의 지배주주 평균 지분율이 44%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인수자가 전체의 50%+1주를 확보하기 위해 대주주의 44% 지분을 먼저 사면, 나머지 56%의 지분을 가진 일반주주에게서는 6%의 지분만 더 사면 된다.
이 대표는 "일반주주는 같은 가격이라도 보유 주식의 10분의 1도 못 파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2025년 이후 상장사 인수·합병(M&A) 35건 중 지배주주 지분이 50% 이상이었던 경우는 15건으로, 이경우 일반주주는 공개매수에서 단 한 주도 팔지 못할 수 있다.
일반주주들이 일부 지분이라도 비싸게 팔 수 있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운용사들은 남은 주식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지배주주 지분율이 50% 이상인 상장사 756곳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1배인 반면, 30% 미만인 746곳은 2.64배였다. 인수자가 과반을 쥐면 일반주주가 모두 뭉쳐도 주주총회 결의를 막을 수 없어 주식 가치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출처: 발표자료]
이 대표는 일반주주가 일부 지분을 비싸게 팔더라도 나머지 주식 가치가 떨어지면 일반주주는 오히려 손해라고 말했다.
운용사들은 대안으로 지배주주도 일반주주와 함께 공개매수에 응모해 모두 같은 비율로 파는 '비례적 공개매수'를 제시했다.
해외 사례도 근거로 들었다. 일본Z홀딩스가 쇼핑몰 '조조(ZOZO)' 지분 50%를 인수할 때 창업자(지분 37%)도 일반주주와 똑같이 공개매수에 응모해 지분 18%를 남겼다. 명품 브랜드 LVMH(루이비통)가 불가리를 인수할 때는 가족 지분 50%를 매수한 뒤 일반주주의 나머지 주식 전부를 매수했다.
다른 운용사 대표들도 일반주주들이 같은 가격에 투자금을 회수할 권리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은 지배주주 주식과 소액주주 주식에 다른 값이 매겨지는 이중가격 구조"라고 말했다.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주주 간 공정한 대우는 국민의 노후와 자산에도 연결되는 문제"라며 충분한 공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요청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라이프자산운용 이채원 의장, 페트라자산운용 용환석·이찬형 대표, VIP자산운용 김민국 대표, 차파트너스 김형균 본부장,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대표, 칸서스자산운용 김연수 대표, 밸류파트너스 김봉기 대표, 블래쉬자산운용 백지윤 대표, 쿼드자산운용 김지열 이사, 레인메이커자산운용 정용우 대표가 참석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18개 운용사가 참여했으며, 이들의 합산 수탁고는 87조원에 달한다.
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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