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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대체입법 안돼 입법공백
22대 국회서도 개정안 발의…이견에 논의는 지지부진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네트워크' 소속회원들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후기 임신중지 여성 '살인죄' 적용 사건 선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6.7.23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정부가 16일 인공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공식화하면서 7년째 이어지고 있는 임신중지 관련 입법 공백도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형법상 낙태죄 처벌 조항이 임신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당시 "태아가 모체를 떠나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점인 임신 22주 내외에 도달하기 전이면서 임신 유지와 출산 여부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는 시기까지의 낙태에 대해서는 국가가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그러면서 국회에 2020년 12월 31일까지 대체입법을 주문했지만, 국회에서 시한을 넘긴 채 후속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7년째 법적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형법 및 모자보건법 등 개정안이 다수 발의됐으나 낙태 허용 주수 등을 놓고 의견이 갈려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모두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이수진·박주민 의원과 진보당 손솔 의원,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이 발의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상임위 계류 중이다.
남인순·이수진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인공임신중절수술'을 '인공임신중지'라는 용어로 바꾸고, 수술뿐 아니라 약물에 의한 인공임신중지도 포괄하도록 하는 한편 인공임신중지에 대한 보험급여 근거도 마련하도록 했다.
손솔·박주민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개정안도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조배숙 의원안은 '태아의 생명 보호'를 강조하면서 임신 22주 이내를 인공임신중절수술 허용 한계로 정하고 의사의 수술 거부권을 명시했다.
허용 주수와 절차 등을 둘러싼 견해차로 관련 입법 논의는 좀처럼 진전되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신준수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9.16 jeong@yna.co.kr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임신중지 약물의 국내 도입을 추진하면서 관련 입법 논의가 이번에는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인공임신중지 약물 도입 자체가 모자보건법 개정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약물을 통한 인공임신중지가 가능해지면 실제 의료현장에서 진료·상담과 부작용 관리, 의료인 책임 등 제도적 공백이 보다 선명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약물 도입이 7년째 미뤄진 대체입법 논의를 다시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도 입법 공백 해소를 위해 모자보건법 및 형법 개정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인공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침을 밝힌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실제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후속 입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약물이 허가되더라도 어느 의료기관에서 누구에게 어떤 비용으로 처방받을 수 있는지가 보장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건강보험 적용과 사후관리, 충분한 정보 제공 등 구체적인 제도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인이 자의적으로 인공임신중지 약물 처방을 거부할 수 없도록 관련 기준을 마련하고, 청소년·이주여성 등 취약계층의 비용 부담과 비밀보장 등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책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정부가 이번에 결단해 각 부처가 함께 추진하겠다고 한 만큼 7년째 지연된 입법 논의를 다시 움직일 추진 동력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며 "지금이 약물 도입과 함께 필요한 입법을 추진할 기회"라고 말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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