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작극은 맞지만, 선거범죄는 아니다?…뜻밖의 가족사 항변

입력 2026-09-15 16:45:26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정이한 "부친과 관계 회복하려 했다"…법정서 가족사 공개할까


공범은 선거 자유 방해 인정하는 등 서로 변론 전략 엇갈려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연합뉴스 자료 사진]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피습 자작극은 인정한다. 하지만 선거를 위한 것은 아니어서 선거 범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6·3 지방선거 때 '피습 자작극'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측이 첫 공판에서 내놓은 변론의 뼈대다.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검찰이 주장하는 범행의 고의나 목적과 달랐다며 법리상 무죄를 주장하는 전략이다.


정 전 후보 측 변론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피습 자작극을 벌인 이유다.


검찰은 앞서 정 전 후보가 인지도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작극을 꾸몄다고 봤다.


반면 정 전 후보 측은 이날 "부친과의 갈등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뜻밖의 주장을 내놓았다.


후보 신분으로 선거운동 현장에서 피습 장면을 연출하기는 했지만, 동기는 선거가 아니라 가족 문제였던 만큼 '선거의 자유를 방해하려는 고의'가 없었다는 논리다.


공당의 부산시장 후보가 아버지와의 갈등을 피습 자작극으로 풀어내려 했다는 상식 밖의 주장이다.


그동안 수사로 밝혀진 범행 정황과 다른 설명이기도 하다.


공소장에는 정 전 후보와 공범 윤모 씨가 지지율을 걱정하며 "누가 쓰러지면 심폐소생술이라도 할 텐데", "화분이라도 맞거나 커피라도 던져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대화하며 피습 자작극을 꾸몄다고 적혀있다.




정이한 깁스 유세

[연합뉴스 자료 사진]


정 전 후보에게 부친이라는 존재는 선거 내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국회의원 선거에 여러 차례 출마했던 부산지역 유명 병원그룹 회장의 자녀라는 점이 정 전 후보가 애초에 부산 정치권의 주목을 받은 배경 중 하나기도 했다.


개혁신당 부산시당 조직과 부친이 운영하는 병원 직원들 간 연관성도 지역 정치권에서 꾸준히 거론돼왔다.


이 때문에 사건 초기부터 자작극 배후에 부친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정 전 후보 측의 '아버지와의 갈등' 주장은 이런 배후설을 차단하는 동시에 선거 자유 방해 혐의를 벗어나기 위한 법리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쟁점을 두고 첫 공판에서 재판부와 변호인 사이에 법리 문답도 오갔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제237조 제1항 제1호가 후보자를 폭행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면서 '선거의 자유가 실제로 방해돼야 한다'는 결과까지 요구한다고 보는지 변호인에게 물었다.


변호인은 "큰 전제로서 선거의 자유를 방해한다는 고의가 있어야 하고 실제로 선거 자유 방해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기소된 공범 윤모 씨와 변론 전략이 엇갈리는 것도 눈길을 끈다.


윤씨는 선거자유방해죄와 관련해 "법리 검토 결과 죄가 성립한다고 인정하고 다투지 않겠다"고 밝혔다.


같은 선거범죄를 두고 한쪽은 성립을 부인하고, 다른 한쪽은 인정하는 셈이다.


정 전 후보 등의 다음 재판은 내달 20일 오전 10시 진행된다.


ready@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9-15 1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