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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준비 '숨고르기'…호르무즈 재격화에 與일각 반대론까지

입력 2026-09-07 1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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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압박 속 파병준비 구체화했다가 다시 신중…군수지원함 파병서 빠질 듯


인사청문회·국정감사 일정에 파병동의안 국회 제출까진 시간 더 걸릴 듯




울산 앞바다 도착한 호르무즈 탈출 원유운반선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중동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던 한국 선박 중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온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가 10일 원유 하역을 위해 울산 앞바다에 도착해 해상원유하역시설인 부이로 접근하고 있다. 2026.6.10 yongtae@yna.co.kr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김철선 기자 = 정부가 미국 요청으로 군 병력과 군사 자산을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는 준비를 구체화하다가 다시 속도를 조절하는 모양새다.


한동안 잠잠했던 호르무즈 해협 내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최근 재격화하고, 이에 따라 국민적 우려와 함께 여당 일각에서도 파병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정부는 대미협상 등 한미 현안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미국과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면서도 투입 군사자산 후보군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파병 문제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의 조속한 회복과 중동의 평화·안정을 위한 실질적 기여 방안을 미측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현재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파병 준비 실무부처인 국방부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파병 문제에 대해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며 진척이 있음을 암시했지만, 다시 결정된 것이 없다는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 내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이 재격화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한동안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던 미-이란 간 무력 충돌은 지난달 30일 미군이 약 한 달 만에 공습에 나서면서 재점화했고, 지난 주말엔 양측이 군함과 유조선 등을 겨냥한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보복전 수위가 격화했다.


이처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전황이 급변하자, 분쟁 중단 등 호르무즈 안정화를 전제 조건으로 파병을 준비해왔던 우리 정부도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방부가 파병 준비를 구체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여권과 조율 없이 언론 보도를 통해 다소 급작스럽게 알려지면서, 여권 내에서도 다소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용납할 수 없다"며 파병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도 나왔고, 범여권 진보 정당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파병 반대 움직임을 보인다.


군부대를 해외로 파병하려면 국회에서 파병 동의안이 먼저 의결돼야 하는데, 아직 당내 이견조율도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당장 파병동의안이 국회로 제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차 개각에 따른 국무위원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과 내달 시작되는 국정감사 등을 고려할 때, 이달 내 파병동의안 국회 제출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다만, 정부 입장에선 호르무즈 파병이 우라늄 농축 권한 확보나 핵추진잠수함 핵연료 협상,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협상이 필요한 한미 현안과 직결돼 있기에 국내 여론 환경만 놓고 판단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들어 동맹국인 한국이 미국을 제대로 도와주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기여 압박 수위는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낮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고조되는 상황이다.


급기야 지난달 17일엔 한 해에 단 두 번 하는 전구급 한미연합연습 규모를 반토막 내도록 지시하기까지 했고, 이후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준비를 구체화했다.


현재 정부는 "실질적 기여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 표현으로 기여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미국과 영국·프랑스 등과 전략적 소통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세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8일에는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데, 이 자리에서 호르무즈 파병 논의가 구체화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 미국 요청에 호르무즈 군사적 자산 파병안 구체화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해상초계기, 군수지원함 등 군사적 자산을 파병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병력과 자산을 파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파병 전력으로는 바닷속 잠수함을 찾는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 함대에 유류 및 탄약 등 군수품을 지원하는 대형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1천t급)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2024년 제76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 리허설에서 전투기 호위 받으며 비행하는 해군 해상초계기(P-8A). 2026.9.4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군 당국은 최근 상황 변화를 고려하면서 파병 결정이 이뤄질 경우 투입할 '군사적 자산 리스트'를 재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유류와 탄약 등 군수품을 지원할 수 있는 해군 군수지원함이 우선순위로 거론됐지만, 군수지원함 운용을 위해선 100여명의 승조원이 필요하고 노후도도 높다는 점 등을 이유로 후순위로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넓은 해역을 감시하면서 잠수함과 수상함을 탐지·타격할 수 있는 해상초계기를 비롯해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기뢰 탐색·제거 장치 등을 파병 리스트로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투입 자산은 우리가 한 번도 확정한 적 없고, 수요에 따라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직접 전투에 참여하는 형식이 아니라 안전하게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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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7 13: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