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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엔 "이란문제 안 도와" 불만…외교장관 방미 추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민선희 기자 =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대화 가능성이라는 화두를 던진 뒤 미국과 북한에서 다양한 메시지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 역할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모양새다.
1일 외교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한미연합훈련 축소,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내 만날 가능성을 언급했고 25일에는 17일에 올렸던 한미연합훈련 관련 소셜미디어 글을 다시 게시했다.
백악관은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합의를 도출할 경우 DPAA가 어떤 조처를 할 수 있는지' 질의했다는 사실도 이날 공개됐다. 행정부 차원에서 북미회담을 준비 중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조심스럽게 반응하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등을 언급하며 협상 문턱 높이기를 시도하고 있으며, 설령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비핵화는 기대하지 말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김정은의 친동생 김여정은 지난달 19일 북미 지도자 간 소통에 대해 "알지 못하는 일"이라면서도 "두 지도자(트럼프·김정은)들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고 언급, 북미 대화 여지를 남겼다.
김여정은 그러면서도 "우리는 최대의 위협이 미국으로부터 오고있다는 변함없는 현실"에 입각해 "강력한 힘의 립장에서 위험을 제거하고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근본적인 접근방식"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른바 '대북 적대시 정책'이 한반도 안정을 위협하며, 이를 철회해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북한의 이런 입장은 외무성 대변인이 지난달 31일 내놓은 담화에서 반복됐다. 대변인은 "미국의 항구적인 대조선(북한) 적대시 정책이 보다 위험한 형태로 진화되고 있는 엄중한 정세 국면에서 그 어떤 긴장완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런 기존 입장 강조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한미 연합훈련 축소는 대화 개시에 이를 만큼 큰 선물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강력한 힘의 입장'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 즉 핵은 포기하지 않겠으니 협상 대상으로 거론하지 말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도 보인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진수식 도중 좌초했던 신형 5천t급 구축함 '강건호'에 탑재된 미사일과 함포 등 주요 무기체계 시험을 지난 3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202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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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의 눈치 게임 물밑에서 '페이스 메이커'를 자처한 한국은 어떤 방식으로 북미대화를 추동해 나갈 수 있을지 계기와 역할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어느 때라도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면서 "북미 간 구체적인 접촉 팩트가 확인되는 것은 없지만, 대화 징후는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이 정보위원회에서 북미대화를 언급한 지난 2월 보고 때는 "조건 충족 시 (북한이) 대화에 호응할 소지가 있다"는 정도였는데 이번 보고에서는 한 발 나아가 '대화 징후'를 언급한 점으로 미뤄 일정 수준 가까워진 북미 간 거리를 포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나 미국이나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열려 있다는 입장이고, 북측이 호응하기를 바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한미 간에 긴밀한 소통하에 그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빌미로 지속해서 한국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내가 '이란과 관련해 조금만 도와줄 수 없겠느냐'고 했더니 그들(한국 정부)이 '안 하는 편이 좋겠다'고 답하더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17일에도 연합훈련 축소와 함께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으나, 그들은 '사양하겠다!'(No thanks!)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 따른 한국의 대미투자 프로젝트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는 점, 쿠팡 사태, 한국의 개정 정보통신망법 등 한미관계 현안들로 누적된 불만이 이런 식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전쟁으로 고유가 등 피해를 보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억울한 면이 없지 않지만, 북미대화 동력 마련에 힘을 쏟기에 앞서서 동맹국 대통령의 심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방안 마련이 더 급할 수도 있는 형국이다.
이에 이달 중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과의 한미 외교장관 회담 등으로 고위급에서 현안들을 정리해 나가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두 장관은 지난달 24일 통화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직접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협의를 이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간 조율할 여러 현안이 있다"며 회담 필요성에 양측 공감대가 있다면서 "시기를 계속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조 장관은 외교 일정을 고려할 때 이르면 이달 중순, 늦어도 오는 22일부터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계기 미국 방문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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