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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연 전경주 위원 "시작부터 지는 협상…비핵화목표 합의 선결필수"

지난 2019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촬영 배재만]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한국과 미국의 북한 비핵화 목표가 굳건한지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그 대안으로 제기되는 '군비통제 협상'은 비핵화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전경주 연구위원은 24일 '북미 군비통제 협상론의 한계와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라는 글에서 "비핵화 협상이 군비통제 협상의 요소를 포함할 수는 있어도, 북미 군비통제 협상이 비핵화에 더 가까워지는 협상이 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전 위원은 그 이유로 "군비통제 협상도 상호 간에 수용 가능한 합의점을 도출해 내야 하고,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확장억제 약화 조치가 교환돼야 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서는 비핵화 협상보다 더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또 "군비통제 협상은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없이 이뤄진다"면서 그에 따라 "북한이 합의에 벗어난 능력 증강을 지속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핵전쟁 위험을 완화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북한 비핵화를 더욱 달성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비통제 협상이 시작되면 북한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러시아와 연대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미 군비통제 협상론은 여러 측면에서 한계 또는 역효과 위험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가질 것이라면서도 북미 대화 재개의 목표가 여전히 '북한 비핵화'인지에 대해선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트럼프발 북미 대화 가능성이 고조되자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21일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기대를 표명하며 "평화 체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군비 통제 등을 의제로 올려 협상해야 한다"고 발언, 군비통제 협상론을 꺼냈다.
한미 양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 목표 변경이나 후퇴를 공식적으로 거론한 적은 없다. 그러나 북핵 동결을 앞세우는 이재명 정부의 3단계 비핵화론이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 발언 등이 맞물려 비핵화 목표를 선결 과제로 뒀던 기존의 대북 접근이 동력을 잃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 위원은 한국 정부가 추구해야 할 대안이 "협상 목표를 낮추는 것이 아니다"라며 "협상의 '시작'에 집착할수록 시작부터 질 수밖에 없는 협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상의 문턱을 낮추지 않으면서도 김정은이 협상에 임할 의지가 생기도록 협상 불응에는 비용을 부과하고, 순응에는 확실한 보상을 제공하는 일관된 강압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 위원은 "비핵화 목표에 대한 합의를 선결 조건으로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며 "북한이 비핵화 약속 없이 군비통제 협상을 한다면 북한 핵 개발은 점차 불법적 행위가 아니라 제재 완화나 안전보장과 같은 선제적·호혜적 조치를 받기에 합당한 행위로 간주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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