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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 5급 공무원, LIG D&A에 최고점 몰아주고 뇌물 등 수억원 챙겨 구속
조작된 선행기술 평가가 1.7조 '한국형 전자전기' 본사업 수주 밑거름돼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무기체계 개발 사업 입찰 과정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평가점수를 몰아준 혐의를 받는 방위사업청 소속 공무원과 업체 임원이 나란히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이들의 불법적인 유착으로 조작된 평가 결과는 총사업비 1조7천억원에 달하는 국가 핵심 전력 사업인 '한국형 전자전기' 수주의 결정적 밑거름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촬영 이영주]
◇ 노골적 점수 조작과 다단계 자금 세탁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김동율 부장)는 2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방사청 5급 공무원 A(49)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방산업체 LIG D&A 임원 B(55)씨를 각각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금 세탁을 도운 하청업체 대표와 LIG D&A 다른 임원 등 4명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915억원 규모의 6개 방위사업 제안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해 LIG D&A 측에 유리하게 평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20개 평가항목 중 16개 항목에서 LIG D&A에 최고점을 몰아주고 경쟁 업체에는 최저점을 주는 수법을 썼다.
그 대가로 A씨는 LIG D&A 측으로부터 3억2천만원과 22억원 상당의 하청업체 용역계약 체결 추천권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 세탁 과정은 치밀한 다단계 방식으로 이뤄졌다.
LIG D&A 임원들이 허위 용역 계약을 맺으며 뇌물(3억원)을 끼워 넣었고, 이 돈은 A씨 친인척 업체와의 허위 계약과 지인의 가짜 자문료 명목을 거쳐 최종적으로 차명계좌를 통해 A씨에게 흘러 들어갔다.
A씨는 이 과정에서 LIG D&A로부터 현금 2천만 원을 추가로 받았으며, 하청업체 선정을 대가로 업체로부터 별도의 소개비 1억4천만 원을 받는 등 도합 4억6천만 원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방위사업 분야의 민관유착을 통한 부정부패 범죄의 전형"이라며 " A씨가 취득한 범죄수익 전액에 대해 추징보전을 청구하고 유관기관에 범죄사실을 통보해 적정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LIG D&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1.7조 사업 수주 발판…전력화 공백 딜레마
더 큰 문제는 조작된 평가의 파장이다.
LIG D&A가 특혜를 받은 6개 사업 중 3건은 지난해 12월 이 업체가 수주한 1조7천억원 규모 '한국형 전자전기 연구개발 사업'의 핵심 선행 기술이었다.
한국형 전자전기는 전시 상황에서 적의 방공망과 통신체계를 마비시키는 현대전의 필수 장비다.
전자전기는 군사 작전이 개시될 때 우선 투입해 적의 눈과 귀를 가려놓는 역할을 해 아군 전력의 생존 가능성과 작전 효과를 높일 수 있어 현대 전장의 필수 장비로 평가받는다.
방사청은 이번 사태를 '개인의 일탈'로 규정하면서도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지난 18일 "다른 직원의 관여는 밝혀진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후속 조치인 업체 제재를 두고는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규정상 LIG D&A에 '입찰 참가 제한 2년'을 내릴 수 있지만, 경쟁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화재 사고로 수사를 받고 있어 두 업체 모두 입찰이 묶일 경우 정부의 무기 도입 사업 자체가 멈춰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청장은 "정부의 사업이 미뤄지거나 국외구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종합적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LIG D&A 측은 "당사 임직원 기소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향후 재판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가려지고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투명하고 공정한 업무수행을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지속해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st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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