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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북 구애에 왕이 방한까지…종전 다자논의 탄력받나

입력 2026-08-18 10: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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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축소로 대화 여건 조성 가능성…美 일방적 추진 우려도


정부, 中에 종전 다자논의 등 북핵 문제 '건설적 역할' 당부할듯




2019년 판문점 회동 당시 김정은과 트럼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김지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대북 대화 메시지를 발신하고 한미 연합훈련 축소라는 유화책까지 내놓으면서 그의 첫 임기 이후 중단된 북미 대화가 재개 동력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정부는 미국과 관련 정책을 조율하면서 곧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의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에도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하는 등 북한과의 대화 여건을 조성하는 데 힘쓸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대화 요청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응답했으며 대화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말했다.


바로 전날 한미 연합훈련이 북한에 부적절한 신호를 보낼 수 있어 국방부에 훈련 대폭 취소를 지시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에는 김 위원장과 모종의 메시지가 오갔음을 시사한 것이다. 지난 15일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김 위원장과의 2019년 판문점 회동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아직 북한의 공개 입장 표명이나 반응은 없는 상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이어 대북 유화 메시지를 내면서 북미 대화 재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한미 연합훈련 축소는 북한 입장에서 구미가 당길 수 있다.


그간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 인정 및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미국과의 대화 조건으로 사실상 제기해왔는데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이 가장 반발해온 적대시 정책 중 하나다.


이에 국내 진보 진영 일각에서도 연합훈련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이 있지만, 대북 억제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 한국 정부가 미국에 먼저 제안하기는 어려운 방안이었다.


정부는 미국의 한반도 평화 노력을 지원하는 '페이스메이커'로서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다 연합훈련의 한 축인 미국이 훈련 축소를 강력히 주장하면 현실적으로 제지하기 어려운 만큼 대북 유화책 차원에서 미국과 훈련 축소를 논의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훈련 축소가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종전을 위한 다자 논의와 병행해서 추진될지도 관심사다.


이 대통령의 제안은 정전협정으로 사실상 끝났지만, 법적으로는 중단된 상태인 6·25전쟁을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당사국들이 종식하면서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자는 구상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한미 군 당국이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연습을 시작한 17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 헬기가 대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한미 연합 군사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2026.8.17 xanadu@yna.co.kr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인 2018년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사항 중 하나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1월 이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에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 공동성명 이행 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도 종전 논의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미국 일각에서는 북한의 상응하는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종전이라는 '선물'을 북한에 안기는 데 거부감이 있다.


또 다자 종전 논의는 중국의 협조가 필요해 미중관계의 향배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과 조율이 많이 필요한 다자보다는 양자 협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축소처럼 한반도의 안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을 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발표했을 가능성이 커 보이면서 미국이 대북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응답이 있었다고 했지만, 한국 정부가 파악한 바로는 현재 북미 간에 특별히 대화가 오가는 상황은 아니라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오는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를 계기로 한미 정상이나 외교장관 간 대화가 이뤄질 경우 한미 간에 연합훈련 축소와 종전 논의 등 대북 정책을 고위급에서 조율하는 자리가 마련될 수도 있다.


중국과는 오는 19∼20일로 예정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방한이 그런 기회다.


조현 외교장관은 왕 부장에게 북핵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하면서 종전 논의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9월 방미를 앞두고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건설적인 방향으로 논의되도록 미중 양측에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최근 중국은 기존 한반도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북핵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을 꺼리고 있어 중국이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 얼마나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2025년 한중 외교장관회담 당시 조현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베이징특파원 공동취재]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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