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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실질적 기여"서 구체화…초계기·군수지원함 등 軍자산 투입 검토하는듯
트럼프 "韓, 이란 비핵화 노력 동참 사양" 불만 드러내며 한미훈련 축소 지시

(여수=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호르무즈 해협에서 빠져나온 유조선 HMM 유니버설클로리호가 22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 낙포동 GS칼텍스원유부두에 입항하고 있다. 2026.7.22 iso64@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정부가 17일 '한국이 이란 비핵화 노력 동참을 사양했다'며 불만을 드러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이후 호르무즈 해협 자유 항행 관련 "군사적 기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기존에 사용하던 '실질적 기여'란 표현에서 군사적 기여 의지를 더 구체화한 것으로, 한국의 기여가 부족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올린 게시물과 관련 "정부는 이란에서의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자유 통항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에 적극 참여해 왔고,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 제반 요인을 감안해 실질적, 군사적 기여 방안을 미측과 긴밀히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가 언론에 밝힌 공식 답변에서 호르무즈 사태에 '군사적 기여'를 검토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으나, 그들은 '사양하겠다!'(No thanks!)고 말했다"고 밝힌 것에 대한 반응으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이란 비핵화 노력 동참'이 구체적으로 무얼 의미하는지는 명확지 않으나, 청와대 측은 미국이 한국에 꾸준히 요구해오던 호르무즈 해협 기여 방안과 관련한 답으로 이를 갈음했다.
정부는 지난 4월 17일 이 대통령이 50여개국 정상이 참석한 '호르무즈 해협 해상 항행의 자유 이니셔티브' 화상 회의에서 "항행 자유 보장을 위해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고 발언한 이후 줄곧 '실질적 기여'라는 표현을 고수해왔다.
'실질적 기여'는 외교적·군사적·인도적 기여를 총망라할 수 있는 개념으로, 특정 조치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옵션을 열어둔 표현이라고 정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군사적 기여의 경우 한국군 장병의 안전이나 이란전 개입 논란, 외교적 마찰 등 여러 위험성이 있기에 정부 입장에선 최후의 기여 방식일 수밖에 없다.

[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한국에 군함 파병을 요청해왔지만, 정부는 실질적 기여를 검토하겠다는 표현으로 대신하며 군사적 기여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청와대가 '군사적 기여 방안'이란 표현으로 기여 방식을 구체화한 배경에는 한미연합훈련 비용과 이란전 기여 등 여러 측면에서 한국에 불만을 쏟아낸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소셜미디어 발언이 고려됐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게시물에서 한국과의 연합훈련이 비용이 많이 들고, 그 비용의 상당 부분을 미국이 부담하고 있다면서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에게 연합연습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동맹국인 한국이 연합훈련에서 비용 분담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고, 중동사태에서도 기여가 부족하다며 일방적으로 '연합연습 대폭 축소'를 지시한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군사적 기여'라는 표현으로 기여 의지를 강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군사적 기여 방안을 미측과 논의 중이라면서도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 제반 요인을 감안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해외파병을 위해선 국회로부터 파병동의안을 의결 받아야 하며,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화 등 선제조건이 필요하다고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미측과 협의 하에 투입 가능한 군 자산 리스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상초계기, 군수지원함, 기뢰탐지장비 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연습 규모 대폭 축소 지시' 발언이 나온 이날은 전구급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첫날이다.
다만 아직 미국 측으로부터 훈련 축소 요구가 온 것은 없으며, 연합연습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군 당국은 밝혔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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