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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소법개정] ⑤ 공소기각 요건 확대…李대통령 재판 논란 불씨도

입력 2026-07-31 16: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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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한 위법수사·소추재량권 남용도 공소기각 요건 포함


법조계 "새 공소기각 요건 둘러싼 다툼 늘 것" 부작용 우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빛나 기자 = "기존에도 위법수사를 문제 삼아 공소기각을 주장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는데, 공소기각 요건이 확대되면 법원이 판단해야 할 쟁점도 그만큼 늘어날 것" (현직 부장판사)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법조계에서는 개정안에 추가된 공소기각 요건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야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염두에 두고 공소취소 대신 우회로로 사용하려는 취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여 논란의 불씨가 남아있다.


개정법률에는 ▲ 중대한 위법수사를 근거로 공소가 제기되거나 ▲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를 공소기각 판결 사유로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소기각 사유는 재판권이 없거나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을 위반해 무효인 경우, 동일 사건이 중복 기소된 경우 등 기존 6개에서 8개로 늘어나게 된다.


공소기각 사유가 확대되면서 이를 주장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정치인이 연루된 사건이나 특검 사건에서는 피고인 측이 새 조항을 근거로 검찰이 특정인을 겨냥해 수사했거나 기소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주장하며 공소기각을 적극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법원 상황은?

[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새 공소기각 요건의 적용 기준이 모호해 시행 초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고법판사는 "위법수사인데 '중대한 위법수사'가 아니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기존에는 위법한 수사로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방식으로만 판단했는데 앞으로는 공소기각 여부까지 별도로 다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새 공소기각 요건을 둘러싼 법원 판단이 엇갈릴 경우 재판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무죄 판결과 달리 공소기각은 상급심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사건이 파기환송돼 다시 심리해야 한다.


이 경우 1심에서 상당 부분 심리가 진행된 사건도 본안 판단을 위해 다시 재판해야 하는 만큼 절차가 길어질 수 있다.


다른 고법판사는 "1심에서 충분히 심리한 뒤 위법수집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해 무죄를 선고할 수 있는데도 공소기각을 택했다가 상급심에서 판단이 뒤집히면 재판을 다시 받아야 한다"며 "공소기각은 무죄와 달리 본안에 대한 판단이 아니어서 피고인 입장에서는 오히려 법적 불확실성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한 가운데 기존 판례를 법률에 명문화하면서 새로운 쟁점만 늘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두 사유 모두 기존 판례에서 인정돼 온 만큼 규정을 추가하는 것은 사실상 실익이 없다"며 "다만 법에 명시된 이상 법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해 적용할 여지가 생겼고, 국회도 적용 범위 확대를 염두에 두고 규정을 신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정안에 포함된 공소기각 사유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로는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인 유우성씨 사건이 꼽힌다.


검찰은 2010년 유씨의 불법 대북송금 혐의를 수사한 뒤 가담 정도가 가볍고 초범이라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했지만, 2014년 같은 혐의로 다시 기소했다.


대법원은 2021년 유씨를 이미 기소유예 처분했던 대북송금 혐의로 다시 기소한 것은 검찰이 공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이라며 공소기각 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공소권 남용을 인정해 공소를 기각한 원심을 유지했고, 유씨 사례는 공소권 남용을 인정해 공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이 확정된 첫 사례로 평가됐다.


이 교수는 "공소기각 기준이 법에 명시되면서 앞으로 공소기각이 적극적으로 주장되고 이를 인정하는 판결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무죄를 선고할 수 있는 사건도 공소기각 규정이 확대되면서 법원이 무죄 대신 공소기각을 선택할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 입장에서는 무죄 판결이 가장 확실한 해결인 만큼 두 판단이 충돌하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처럼 공소기각 요건 확대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도입 의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기각을 위한 목적성 입법이 아니냐는 것이다.


검사 출신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법원의 공소기각 완화 조항이 형소법 개정법률에 포함된 데 대해 "사기도박의 밑장빼기 같은 파렴치한 속임수를 자행한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외친 '일하는 국회'가 고작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삭제를 위해 도피로를 깔아주는 일을 하는 국회란 말이냐"고 비판했다.


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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