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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정확한 정보 바탕으로 한 유권자 선택을 토대로 작동
정치인의 말은 선택 좌우하는 공적 정보…발언 책임도 무거워야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대선후보 시절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27일 서울역에서 관련 방송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026.7.27 [촬영 서명곤]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대선 후보 시절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7일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 재판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공직선거법에는 선거범죄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면 선관위에서 보전받은 금액을 돌려줘야 한다고 규정한다. 1심 재판이라서 최종심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유권자의 판단을 흐릴 수 있는 후보들의 허위사실 공표에 대해 엄정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김건희 여사와 그를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았다. 특검은 수사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이 변호사를 윤 전 서장에게 소개해줬고, 김 여사 소개로 전씨를 처음 만나 10년 이상 관계를 이어왔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인식과 기억에 비춰 질문에 성실히 답한 것이지, 의도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특검의 기소 핵심 내용을 대부분 인정했다.
선거 과정뿐 아니라 정치인의 발언 전반에서도 책임성 부족은 오래된 문제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정치적 공방이나 논란을 빚다가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면 진위가 가려지지 않은 채 흐지부지되기 일쑤다. 특히 국회의원은 국회 내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밖에서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특권'이 있다. 국회에 자체적 징계를 맡는 윤리위원회가 있지만 '팔이 안으로 굽기 마련'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현역 의원의 비위에도 윤리위 회부를 꺼리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정치인의 거짓말에 대해서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온다.

절차를 중요시하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과정에서의 거짓말은 더욱 심각하다. 민주주의는 유권자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전제를 토대로 작동한다. 거짓말은 유권자의 오판을 부르게 할 수 있다. 심지어, 선거 결과를 바꿀 수도 있다. 국정 최고 책임자를 뽑는 대선에서 후보가 거짓말로 유권자를 감쪽같이 속인다면 국가적인 재앙이 될 수 있다. 선거에서의 허위사실 공표를 엄격히 다루는 것은 특정 후보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장치다. 이번 판결은 정치인의 무책임한 발언에 대한 경종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는 표현의 자유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사실에 대한 책임까지 함께 지킬 때 비로소 유권자의 선택도 존중받을 수 있다. 정치인의 말은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국민의 선택을 좌우하는 공적 정보다. 그만큼 발언에 대한 책임도 무거워야 한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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