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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보도자료 각자 발표
미·일은 "북한 완전한 비핵화"…한국은 "한반도 비핵화"

(마닐라=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왼쪽부터)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22일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아세안관련 외교장관회의 계기에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7.22 kjhpress@yna.co.kr
(마닐라·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김지헌 기자 = 한미일 외교장관이 2주 만에 다시 만나 '단합된 메시지 발신'을 강조했지만, 중국과 북한에 대한 언급 방식에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22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했다.
한국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 일본 외무성은 이날 회담 결과가 담긴 보도자료를 각각 발표했다.
한국 외교부는 "세 장관은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를 포함해 역내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 해양의 합법적 이용 등 유엔해양법협약에 반영된 국제법 준수와 해양 안보 강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관여 방안과 힘 또는 위압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포함한 지역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한미일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미일 외교당국의 발표 자료에 담긴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는 중국의 대만을 향한 군사적 압박과 남중국해 영유권 확대 시도를 염두에 둔 표현으로 해석된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지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군사적 행동 및 해양 진출을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은 보다 직접적인 표현으로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를 발신했다.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한미일) 장관들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국·일본과는 달리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적시한 것이다.
국무부는 한발 더 나아가 "최근 중국이 태평양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사전 통보가 충분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있었던 중국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한국 외교부와 일본 외무성 보도자료에는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다.
한국 정부는 SLBM 발사 당시 중국으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발사 직후 "한중 양국이 다양한 사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SLBM 발사 자체에 대해서도 '면밀히 주시', '평화와 안정 희망' 등 원론적인 언급만 내놨다.
미국은 당시 사전 통보가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는데, 이러한 미국 측의 인식이 이날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도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표현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미 국무부는 세 장관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3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완전한 비핵화'는 지난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도 포함된 표현이다. 과거 자주 사용되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보다는 한 단계 수위를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한국 외교부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는 가운데 견고한 대북 억제 태세를 유지해 나간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선 한국이 북한 자극 수위를 낮추기 위해 북한을 직접 겨냥하기보다 한반도라는 표현을 쓰면서, 미·일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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