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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로] 심리전 칼 뺀 美…시진핑 아킬레스건 정조준

입력 2026-07-01 09: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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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보당국, 中 수뇌부 25명 전원 은닉재산 조사해 연말 공개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선임기자 = 미국의 대(對)중국 심리전이 본격화하는 형국이다. 미 정보당국이 시진핑 주석을 위시한 중국 공산당 수뇌부의 은닉 재산을 찾아 폭로함으로써 사회주의 국가 지도부의 약점인 도덕성에 치명타를 주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미국 18개 정보기관을 지휘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 주도로 이런 내용의 보고서가 현재 작성되고 있다. 보고서는 작년 말 통과된 '2026 회계연도 정보수권법'(FY26 IAA)의 강제 규정에 따라 올 연말 대중에 공개된다. 정보당국은 이런 사실을 언론에 확인했는데, 일각에선 일부러 흘렸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 ODNI 로고

[미국 ODNI 홈페이지 캡처]


조사 대상은 공산당 심장부인 중앙정치국 위원 25명 전원이다. 시 주석을 비롯한 상무위원 7명이 당연히 포함된다. 정보 당국은 이들이 중국 본토 외에도 세계 전역에 보유한 금융자산, 부동산, 기업 지분 등을 모두 찾아 세부 명세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들이 부를 은닉하는 데 활용한 금융 대리인, 동업자, 차명계좌 등도 구체적으로 폭로하게 돼 있다. 정보당국이 작년 봄에 보고했던 자료는 대부분 언론에 나온 수준에 머물고 근거도 모호해 의회에서 질타받았다. 당시 보고서는 시 주석 자산을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 규모로 추정했는데, 의회는 조사 부실로 규모가 축소됐으며 물증도 부족하다고 지적했었다.


결국 표적은 모든 권력이 집중된 시 주석이다. 미국은 패권에 도전한 중국을 군사 충돌을 피해 굴복시킬 다양한 전략을 구사 중인데, 시 주석 은닉 재산을 정조준한 건 심리전을 대놓고 전개하겠다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현재 중국 권력 구조는 마오쩌둥 이후 가장 1인에 집중된 형태다. 이는 효율성 측면에선 우수하지만, 반대로 한 사람만 흔들면 전체가 무너지는 취약점도 지닌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물리력을 뜻하는 '하드 파워'의 최강자인 동시에 심리전, 첩보전 등으로 이런 약점을 파고드는 '소프트 파워' 전술에도 능하다. 미국은 은닉 재산 공개를 통해 '시진핑 지도부'의 도덕성과 집권 명분을 흔들어 당장 힘을 빼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론 체제 혼란과 붕괴를 유도하는 포석까지 염두에 둔 모양새다.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에서 당 지도부가 강력한 지도력을 위임받을 수 있는 명분은 '인민의 공복'이란 이미지다. 개인의 욕망을 희생하고 인민 전체 번영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봉사하는 이념적 자리가 공산당 지도부다. 사회주의 국가와 공산당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이런 이상적 약속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그러므로 인민의 공복이 자본가처럼 치부하고 부패한 실체가 알려지면 민심은 요동칠 수밖에 없다. 물론 중국 정부는 온라인에 공개된 정보를 차단하려 하겠지만, 이젠 쉽지 않을 거란 견해가 우세하다. 인공지능(AI)과 소셜미디어 시대에 과거 천안문 사태 때와 같은 완벽한 언론 통제가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2021년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 당시 시진핑 주석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의 이 같은 행보는 중국이 자랑하는 초한전(超限戰·Unrestricted Warfare)에 대한 맞불 작전이기도 하다. 이번 세기 들어 중국이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한 초한전은 마오쩌둥의 통일전선 전술에 국제정치학의 소프트 파워 이론을 접목해 업그레이드한 '샤프 파워' 전술로 불린다. 적의 하드 파워가 더 강할 경우 문화 전쟁, 지식재산권 탈취, 사이버 공격, 사회질서 교란, 윤리규범 붕괴 등을 시도함으로써 상대 체제를 약화해 무너뜨리는 방식이다. 특히 미국 같은 자유민주 국가의 경우 여론 지형이 다양하고 언론 자유가 보장된 만큼 중국이 이런 방식으로 내부를 흔드는 게 실제 주효했다.


이 같은 무형의 비군사적 공세에 결국 미국은 중국 공산당 최대 아킬레스건을 겨냥한 정밀 타격형 심리전에 나섰다. 미 정보당국은 사회주의 혁명 지도자들이 얼마나 부자이며 자본주의적으로 부패했는지 중국 인민들이 알게 된다면, 시진핑 지도부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오는 12월 ODNI 웹사이트에 공개될 시 주석의 은닉 재산 액수가 얼마일지, 어떤 나라들에 숨겨놨을지, 어떤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관련됐을지 등이다. 중국 당국이 공개된 정보를 언제까지 어떻게 차단할 수 있을지, 중국 인민들의 반응이 어떨지 등도 관심사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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