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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적 방공망 무력화 '드론 소모전' 양상…北도 시도 가능성
전문가 "전시 드론 대량생산 등 포함 '드론안보 체계' 마련해야"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서 드론(무인기)이 현대전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 무기로 떠오르면서 한반도 전장 상황에 주는 함의가 주목된다.
미·이란전에서 두드러진 드론전의 특징은 값싼 드론이 고가의 적 방공망을 소모시키는 '가성비' 무기체계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점이다.
이란은 대당 2만 달러(3천여만원) 상당의 '샤헤드-136' 자폭 드론과 미사일 '섞어쏘기'를 통해 미군기지 등 주요 목표물을 반복적으로 공략했다.
1발당 약 400만 달러(60억 원)로 알려진 미국산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로 이를 상대하면 비록 격추에는 성공한다고 해도 방공 수단으로서 '가성비'는 크게 떨어진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이란의 연속 드론 공격은 드론전이 반복적 소모전으로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방어 측은 고가의 요격 수단을 반복적으로 소진해 방공체계의 비용 구조가 악화했고, 동시에 대응 리듬이 저하됐다"고 진단했다.
미국 역시 샤헤드를 역설계해 만든 저가 일회용 공격드론 루카스(LUCAS)를 대량 생산하고 순항미사일을 대체하도록 하는 추세다.
북한 역시 재래식 열세를 만회할 비대칭 전력으로서 이란의 드론 운용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전 참전으로 현대 전장에서의 드론전 교리를 직접 터득하고 있는 터다.
이를테면 북한은 대량의 저가 자폭드론과 방사포를 우선 동원해 패트리엇과 천궁-Ⅱ 등 남측 방공망이 소진되게 한 뒤, 탄도·순항 미사일로 남측 공군기지나 지휘통제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양 연구위원은 "북한은 저비용 드론으로 한국의 고가 방공체계가 먼저 소진되게 하고, 이후 제한된 전략타격 전력을 집중해 전구 차원에서 (남측의) 지휘·공군 우위를 무너뜨리려 할 것"이라고 짚었다.
북한은 올해 3월에는 드론을 핵심 전력으로 전차와 통합 운용하는 전술 훈련을 선보이기도 했다. 공격 드론이 적의 지휘 거점과 대장갑 화력진지를 선제 타격한 뒤 대전차미사일이 후속 공격에 나서고 전차가 투입되는 방식이었다.
김정은 정권은 다양한 종류의 드론 전력 확충에도 관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 2024년 개최된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에서는 골판지로 제작된 초저가 자폭드론에서부터 이스라엘 자폭드론 '하롭'·'히어로'와 형상이 비슷한 드론 등 10종의 신형 드론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군도 드론 전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 국방개혁 토론회에서 드론·무인기 전력을 2040년까지 현재의 30배가량으로 증강하고, 전투기 협업 무인항공기, 무인수상정, 전투용 무인잠수정, 정찰무인기, 중·소형 자폭드론 등 무인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또 전 장병이 개인 화기처럼 드론을 운용할 수 있게 하겠다며 '50만 드론전사 양성' 정책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지난 2024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던 폴란드산 자폭드론 '워메이트' 180대를 구매해 배치했으며, 국산 장거리 정찰·타격용 소형무인기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이란전쟁 전훈에서 보듯 '저비용 소모전' 양상으로 발전 중인 미래 드론전에 맞는 드론 양산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경직된 현재의 획득체계 개선 등 정책 보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저가형으로 많은 대수를 운영하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문제"라며 "드론은 소모성으로 하나의 탄약처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사무총장은 "지금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저가형 소형 드론이 생산되고 있는데, 대량 양산 체계를 갖추려면 획득 체계를 바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생태계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욱 연구위원은 "저가 요격체계와 AI(인공지능) 기반 탐지망, 전술급 전자전 체계, 요격드론과 레이저 무기 등을 통합한 다층형 대드론 네트워크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며 전시 드론 대량생산과 보충 능력까지 포함하는 국가 차원의 '드론안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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