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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관저이전' 공소장 보니…"대통령실과 협상하려 하지 말라"

입력 2026-06-12 20: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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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김대기·윤재순·김오진 재판…"靑행정관, 까라면 까"




이상민·김대기·윤재순·김오진

이상민 전 장관(왼쪽부터),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밝음 기자 =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 관저 이전 당시 정부청사관리본부가 예산 전용에 대해 우려를 표하자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이 "대통령실과 협상하려고 하지 마라"고 경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재정부도 반대 입장을 내놨지만, 대통령실의 압박에 결국 입장을 바꿨다고 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윤 전 비서관·김오진 전 관리비서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공소장에 이런 내용을 적시했다.


공소장에는 정부청사관리본부가 거듭 우려를 표했는데도 이 전 장관과 김 전 실장 등이 '대통령실 의견에 따르라'는 취지로 압박한 정황이 포함됐다.


책임을 피하기 위해 보고를 받지 않거나, 이후 인사 불이익을 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장관 등은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당시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이 객관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산출해 요구한 관저 공사 견적 금액대로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예산 20억9천만원을 불법 전용·집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관저 이전 관련 예산 중 내부 인테리어 명목으로 편성된 예산은 14억4천만원 수준이었지만, 실제 공사를 맡은 21그램은 약 41억2천만원의 인테리어 비용 견적서를 냈다.


당초 대통령비서실은 자체 예산을 활용해 공사비를 충당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정치적·법적 부담을 이유로 들며 다른 대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특검팀은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후 윤 전 비서관이 정부청사관리본부 예산을 활용해 공사비를 충당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이런 지시를 받은 청사관리본부는 여러 차례 반대 의견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비서실장 부속실 소속 행정관이던 정모씨가 정부청사관리본부 실무자들에게 "실무자가 까라면 까지 무슨 말이 많냐", "시키는 대로 하라"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담겼다.


이 전 장관은 이런 내용을 보고받고도 청사관리본부에 대통령실 요구를 존중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사관리본부 내부에서는 감사원 감사와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공식 문건으로 남겨두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청사관리본부로부터 자체 예산으로 20억 9천만원을 마련하는 계획을 보고받은 뒤 "특수한 상황이므로 기획재정부도 협조할 것"이라면서 "기재부까지 동참시켜 우리 부가 논리적으로 방어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이런 방안을 승인하면서도 책임 회피를 위해 본인에게 결재를 상신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앞둔 관저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두고 대통령경호처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모습. 2025.1.2 ondol@yna.co.kr


윤 전 비서관은 청사관리본부에 "기재부 전용 승인 절차에는 적극 협조하겠다"면서도 예산 조정 시도에는 "대통령비서실과 협상하려고 하지 마라"면서 거절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실장의 경우 청사관리본부의 면담 요청에도 책임 부담과 개입 흔적을 최대한 남기지 않기 위해 만남을 회피했다고 특검팀은 판단했다.


기재부 역시 "우리는 개입하고 싶지 않으니 행안부에서 알아서 해결하라"면서 예산 전용에 부정적 입장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과 윤·김 전 비서관이 여러 경로를 통해 기재부 행정예산과에 예산 전용 승인에 협조하라는 지시를 보냈다고 봤다.


당시 기재부 실무자는 "이 문제는 국회나 언론에서 분명 문제가 될 것"이라며 "만약 진행하게 되면 대통령실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의 우려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기재부 실무자가 대통령실 관계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압박을 받자 결국 반대 입장을 접었고, 기재부 상급자 보고와 내부 의사결정을 거쳐 예산 전용 승인 입장을 전달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같은 날 윤 전 비서관은 청사관리본부 측에 '기재부 정리했습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 전 장관은 이 과정에서 부하 직원에게 인사 불이익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청사관리본부 관리총괄과장에 대해 "관저 이전과 관련해 직원들을 잘 관리하지 못했다"며 부이사관 승진 대상자에서 제외하라고 지시하고, 이후 과장급 인사에서도 "○○○을 멀리 보내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한다. 결국 해당 직원은 연차가 적은 서기관이 가는 곳으로 발령 났다.


특검팀은 지난 9일 이 전 장관과 김 전 실장 등 4명을 재판에 넘겼다.


br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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