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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표가 바꾼 운명"…역대 초접전 기록이 증명한 '주권'의 무게

입력 2026-06-06 0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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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1표 차 당선 속 교육감 무효표는 108만…선관위 시스템 혁신 과제 부각




소중한 한 표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지난 3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함에 기표한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2026.6.3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나온 '단 한 표 차 승부'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에서 유권자가 행사하는 주권의 가치를 새삼 일깨워준다.


선거철마다 외치던 '한 표의 소중함'이 이번 선거에서 실제 팩트로 증명되자, 과거 단 몇 표 차이로 당락이 갈렸던 역대 기록들이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선거 역사상 대표적인 초박빙 사례는 2000년 16대 총선 당시 경기광주 선거구다.


당시 한나라당 박혁규 후보는 새천년민주당 문학진 후보를 단 3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문 후보는 재검표 요구와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의 원고 패소 판결로 6개월 만에 법정 공방이 종결됐다.


이후 문 후보는 '문세표'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이 사례는 선거철마다 투표 독려를 위한 대표적 일화로 인용되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2년 대통령선거 유세 과정에서 문 후보 사례를 언급하며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어 2004년 제 17대 총선 충남 당진 선거구에서는 열린우리당 박기억 후보가 자민련 김낙성 후보에게 9표 차이로 낙선하기도 했다. 박기억 후보가 당선 무효소송을 냈지만, 당락은 뒤바뀌지 않았다.


소송이나 재개표를 거치며 실제 당선인이 뒤바뀐 역사의 기록도 있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전북 익산시 기초의회 선거에서는 최초 개표 결과 민주평화당 장경호 후보가 같은 당 최병모 후보에게 1표를 뒤진 것으로 집계됐으나, 재개표에서 3표를 추가로 획득해 최종 2표 차이로 당선이 확정됐다.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표 차이가 아주 작으면 억울하게 당락이 바뀌거나 차후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후보자들 동의를 받아 재개표를 한다"며 "누락된 3표를 최종적으로 확인해 개표 결과를 정정했다"고 밝혔다.




1표 차이로 충남도의원에 당선된 기호엽 후보

[다음 개표현황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제9회 지방선거에서도 '1표의 기적'은 재현됐다.


충남 논산시 제1선거구 충남도의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기호엽 후보는 국민의힘 윤기형 후보와 똑같이 1만1천592표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가 선관위의 정밀 검토와 수작업 재검표를 거쳐 단 1표 차로 승리하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기 후보는 "한 표의 차이가 이렇게 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투표의 소중함과 중요함을 여실히 느꼈다"며 "제게 표를 주신 한분 한분의 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1표의 중요성이 입증되는 반면, 무관심과 정치 불신 등으로 버려지는 무효표가 쏟아지는 현상도 공존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의 무효표는 총 108만7천120표로 전체 투표수의 4.0%에 달한다. 이는 직전 선거 대비 18만3천893표(20.4%) 증가한 수치다.


통상 교육감 선거는 유권자들의 관심이 적고 기호 없이 후보 이름만 나열돼 다른 선거보다 많은 무효표가 발생하곤 한다.


전문가들은 참정권의 온전한 효용성을 회복하기 위해 정치권의 변화와 선거 관리 시스템의 혁신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투표하지 않는 것도 참정권의 한 표현"이라면서도 "무엇보다 유권자들이 투표의 소중함을 느끼려면 내가 투표하면 세상이 바뀐다는 정치의 효용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효 투표 집계하는 개표사무원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6·3지방선거일인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이 무효 투표를 집계하고 있다. 2026.6.3


이어 "선관위의 행태도 문제로 투표지를 간이 용기나 쇼핑백 등에 담아 옮기는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에, 이번에는 사상 초유의 투표지 부족 사태까지 일으키니 유권자 입장에서는 소중한 한표라고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도 "후보자들이 큰 방향이나 철학을 제시하거나 차별성 있는 공약을 내놓으면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고 투표하게 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하니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도, 공약도 잘 몰라서 무효표가 발생한다"며 "선관위도 선거 관리는 물론 공약을 제대로 알리는 역할을 더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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