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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밀착형 혜택·지역 숙원 해결 약속에 유권자들 솔깃
"현금성 공약은 마약성 진통제 같아…검증 필요" 지적도
(전국종합=연합뉴스) 6·3 지방선거의 후보등록 종료와 함께 선거운동이 본격화되자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후보들의 공약 경쟁이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반값·무료·현금 지원 등 직접 혜택부터 청년·노인 복지, 지역 숙원 해결까지 다양한 약속들은 유권자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을 높이려고 재원 마련 방안조차 불확실한 선심성 공약도 적지 않아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현금 지원, 반값 열차…지갑 겨냥 공약 봇물
가장 먼저 팍팍한 경제 사정에 유권자의 지갑을 겨냥한 공약이 봇물이 이룬다.
국민의힘 양정무 전북도지사 후보는 도민 모두에게 민생지원금 명목의 2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소요 예산은 무려 3조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양 후보는 "전북도 예산의 31% 수준이지만, 지원금이 시장에 즉시 투입되면 소비 확대와 지역 경제 순환을 통해 침체한 전북 경제를 되살리는 강력한 경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남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의령군(2만4천명)에서는 군수 후보 간 현금 지원 경쟁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손태영 후보는 에너지 시스템과 관광 수익을 활용해 군민 1인당 월 15만원의 기본소득을 공약했다.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 강원덕 후보는 '의령사랑 기본소득' 명목으로 월 10만원(지역화폐) 지급을 내세우고 있다.
기관사 출신의 민주당 김홍철 충북도의원 후보는 충북선·중앙선 이용 시민에게 요금 일부를 지역화폐로 돌려주는 '반값 열차' 공약으로 눈길을 끈다.
진보당 강성희 전주시장 후보는 아동·청소년을 위한 100원 버스를 공약하는가 하면 안광식 세종교육감 후보는 초3∼고3 학생 전체에게 월 10만원의 교육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2007년생으로 올해 19세인 진보당 정근효 제주도의원 후보는 제주 청년 3만명에게 생활임금으로 매달 15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밖에 국민의힘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는 70세 이상 버스비 전액 무료를, 진보당 이종욱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는 75세 이상 효도수당을 공약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안면인식 대중교통, 이불 빨래 서비스…이색 공약
유권자들의 관심을 끄는 생활 밀착형 이색 공약들도 눈에 띈다.
경북 포항에선 국민의힘 박용선 시장 후보가 안면 인식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횡단보도에서 어르신이 다 건너갈 때까지 초록불이 유지되는 장치를 만들겠다고 해 화제를 모았다.
민주당 위성곤 제주도지사 후보는 독거노인과 고령가구의 이불 빨래 온정 나눔 세탁서비스를 내놨고, 국민의힘 문성유 제주도지사 후보는 야간 명소 조성을 위해 포장마차 구역인 포토존을 도입하겠다고 맞섰다.
조국혁신당 임형택 익산시장 후보는 도서관에서 책이 대출될 때마다 작가에게 100원씩 지급하는 '문학도서 공공대출권' 공약으로 이목을 끌었다.
또 김주홍 울산시교육감 후보는 돌봄 공백 문제를 고민하는 맞벌이 부모를 위해 하루 오전 7시∼오후 8시 주 6일 돌봄을 제공하겠다는 의미의 '1786 연중 돌봄 프로젝트'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워 유권자들의 관심을 샀다.
강원도에선 민주당 우상호 도지사 후보가 민통선을 북상시켜 재생에너지 수익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강원청정연금'을, 이에 맞선 국민의힘 김진태 도지사 후보는 전업 및 주업 라이더 중 월평균 소득 하위 70%에게 월 10만원 상당의 유류비를 지급하는 제도로 공약 대결을 펼치고 있다.
부산의 민주당 전재수 시장 후보는 북항에 개폐식 돔구장 건설을,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사직야구장 재건축을,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는 사직구장 3만석 돔구장 재건축을 각각 내세우면서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지사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민주당 추미애 후보와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는 각각 수도권 원패스 도입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고교 설립 공약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 "솔깃하지만"…재원·실현 가능성 따져봐야
유권자의 환심을 사는 공약이 쏟아질수록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화려한 공약일수록 꼼꼼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엄태석 서원대 명예교수는 "현금성 공약은 아주 특별한 위기 상황에서 일회성으로 써야 하는 마약성 진통제 같은 것인데 평상시에 먹는 감기약처럼 남발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어려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에서 당선 후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의문"이라며 "표만 얻기 위한 공약이 아니라 심도 있는 정책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국장은 "무분별한 현금성 공약의 재원 부담은 결국 미래 세대가 떠안게 된다"며 "유권자들도 솔깃한 공약에 넘어가지 말고, 현실성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최종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성식 김형우 김용민 박영민 박철홍 양영석 우영식 이재현 장지현 차근호 최영수 최해민 허광무 홍현기 기자)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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