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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권한·위상 극대화 방향…통일 3원칙 전면 삭제
'무상' 표현 삭제…사회·경제적 변화 수용해 제도적 반영

(서울=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2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를 열고 김정은을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하고 조용원을 최고인민회의 의장으로 선출했다고 조선중앙TV가 2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3.23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한과 위상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헌법을 개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이 선대 지도자의 흔적을 지워내고 입법·인사권을 아우르는 막강한 권력을 틀어쥠으로써 견제받지 않는 국가수반으로서 유일 지배 체제를 완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6일 공개된 북한 개정 헌법에 따르면, 사회주의 헌법(2023년 기준)에서 '최고영도자'로 명시됐던 국무위원장이 '국가수반'으로 새롭게 정의됐다.
헌법 국가기구의 역할과 기능을 규정한 제6장의 배열 순서도 국무위원장을 2절에서 1절로 전진 배치했다. 기존 1절에 등장했던 최고인민회의(남측의 국회 격)보다 국무위원회가 앞선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김 위원장이 명실상부 국가 최고 권력임을 확고히 한 것이다.
국무위원장의 권한을 규정한 조항도 대폭 늘어났다.
핵무력에 대한 지휘권과 국가핵무력지휘기구에 핵무력 사용 권한을 위임할 권한이 국무위원장에게 있다고 명시한 조항을 처음으로 신설해 모든 무력에 대한 통솔권이 김 위원장에 있음을 명문화했다.
국무위원장이 임명 또는 해임할 수 있는 국가 중요 간부에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내각총리가 포함된다는 점을 명시했다.
국가서열 2, 3위에 해당하는 권력자 역시 김 위원장 의중에 따라 얼마든지 해임될 수 있다는 것을 부각한 것이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역시 사임시킬 수 있으며, 최고인민회의가 법령·정령·결정·지시 등을 채택하더라도 국무위원장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행사하던 외국 대사들에 대한 신임장 접수권도 국무위원장에게 있다고 명시했다.
사회주의헌법에 규정된 최고인민회의의 '국무위원장 소환권' 등을 삭제함으로써 명목상으로나마 존재하던 국무위원장에 대한 견제 기능마저도 없앴다.

(서울=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1차 회의를 열고 김정은을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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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유일 지배 체제'가 강화하면서 과거 북한 통치 이념의 근간이었던 '김일성-김정일 주의'는 헌법에서 희석됐다.
사회주의 헌법 서문 1조에 명시됐던 '김일성·김정일의 국가건설 사상과 업적이 구현된 주체의 사회주의 국가'라는 표현은 이번 개정 과정에서 삭제됐다.
김일성을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로 명시했던 부분을 포함해 그의 업적을 서술한 부분이 대거 빠졌다. 대신 김정은 시대의 핵심 통치 이념인 '인민대중제일주의'가 서문에 명시됐다.
아울러 '조국 통일 3대 원칙'을 삭제하고 '사상·기술·문화의 3대 혁명'을 사회주의 총노선으로 규정했는데, 이는 선대가 주창했던 통일 담론과는 결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간 북한이 사회주의의 우월성으로 선전해왔던 교육·보건 분야에서의 '무상' 혹은 '무료'라는 표현도 사라졌다. '세금 없는', '실업을 모르는' 등의 수식어도 빠졌다.
이는 북한 내부에 이미 깊숙이 자리 잡은 시장 경제의 흐름을 국가가 통제하기보다 헌법에 제도적으로 반영한 결과로, 북한의 사회·경제적 변화를 현실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정치 전문가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북한이 정상국가로서 일반적 헌법의 형태를 띠기 위해 변화를 꾀한 것 같다"면서 "국무위원장의 권한을 상당 부분 강화한 측면이 가장 인상 깊다"고 평가했다.
a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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