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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직선제 20년] ③ 깜깜이선거 오명속 제도개선 분수령

입력 2026-05-04 0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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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보수 후보 단일화에 선관위 역할론…직선제 보완도 고민해야


정책선거 만들기 숙제…방송토론 활성화·공약검증 강화 등 필요




지난 2월 광역자치단체장과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서울시선관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올해도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과 유권자 무관심이 반복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 교육계에서는 교육감 선거의 폐해를 줄이려는 시도가 꾸준히 있었지만, 가시적인 변화는 별로 없었다.


이에 따라 직선제 도입 20년을 맞은 교육감 선거는 민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교육감 선거가 '깜깜이 선거'라는 꼬리표를 떼고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제도적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후보 단일화 논란…"선관위 역할 필요"


6월 교육감 선거를 한 달 앞두고 가장 심각한 문제는 예비후보 단일화 논란이다.


서울, 경기를 중심으로 진보·보수 예비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혼란이 곳곳에 벌어지면서 유권자들은 벌써 커다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단일화 과정의 잡음을 줄이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와 같은 기구가 나서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현재 교육감 선거의 후보 단일화에서는 규칙을 정하는 것부터 논란이 발생하고 의혹 제기가 난무하고 있다"며 "선관위 또는 선관위에 준하는 기관이 일정 부분 감시나 감독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행법상 선관위가 후보 단일화에 개입하기 어려운 만큼 관련 규정을 만드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선거관리위는 후보들이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단일화 과정에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투명성·공정성 논란의 고리를 끊으려면 전문기관인 선관위가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후보 단일화가 교육감 선거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는 변수이므로 공신력을 갖춘 기관의 적절한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 교육감 진보 진영 경선에서 부정 투표 의혹을 제기한 한만중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를 공정한 선관위에 위임하는 것이 좋다"며 "선관위가 개입하지 않으면 부정행위 의혹이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관련 문제 제기하는 한만중·강신만 예비후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 직선제 어떻게 보완할까…정당추천제 등 거론


일각에서는 현행 교육감 선거의 근본적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장기적으로 교육감 선출 방식의 개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본부장은 "현재 교육감 선거는 '우리 아이들이 보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이 들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20년 가까이 교육감 선거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중심으로 진지하게 제도와 문제점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정치권을 중심으로 ▲ 시도지사의 교육감 임명제 ▲ 시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 ▲ 정당추천제 ▲ 유권자를 학부모, 교직원 등 교육 관계자로 한정하는 방식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됐다.


사회 전반에서는 교육이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중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여론이 아직 우세하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21년 교육여론조사'를 보면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찬성 의견은 42.6%로 반대(27.8%)보다 훨씬 많았다.


또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EBS 의뢰로 작년 12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감 선거를 지금과 같은 방식의 직선제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52.3%로 과반을 차지했다.


역사적으로 교육 자치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국민의 직접 선거가 확대한 흐름을 생각할 때 교육감 임명제나 러닝메이트제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임명제, 간선제 등 과거로 회귀하기보다 현행 직선제를 보완하는 쪽으로 무게가 쏠린다.


이와 관련해 이덕난 팀장은 교육감 후보에 대한 정당추천제를 현실적 카드로 꼽았다.


그는 "후보 단일화 방식을 개선한 뒤에도 문제가 계속된다면 정당추천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정당들이 후보를 추천할 경우 당선된 교육감이 더욱 책임감 있게 정책을 펴고 선거 과정의 막대한 비용 문제가 완화되며 유권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등 효과가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인 출신 인사들이 교육감 후보로 많이 나오는 상황 등을 감안해 '정치적 중립' 문제에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교육감 선거의 완벽한 정치적 중립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절충점을 찾자는 것이다.


다만 정당추천제는 정당이 교육감 선거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현재 원칙과 충돌하는 만큼 충분한 의견 수렴과 토론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선관위, 도지사·교육감 선거 입후보설명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 "깜깜이 선거 그만"…방송 토론·공약 검증 강화해야


교육감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깨는 것도 커다란 과제다.


후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명함 배포 등으로 선거 운동을 하지만 투표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크다는 게 중론이다.


교육감 선거는 지역이 넓고 유권자가 많은 광역 단위로 치러진다.


후보들이 정당 지원을 받지 않은 채 개인의 힘으로 자신의 이름과 공약을 알리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교육감 선거가 언론 등에 많이 노출되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념 대결보다 정책 대결이 되도록 머리를 맞대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전 제주대 교수는 "교육감 선거가 시도지사 선거의 그늘에 가려지면서 이른바 '묻지마 선거'가 되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며 "방송사들이 시도지사 선거 못지않게 교육감 선거 토론회를 프라임타임에 편성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라고 말했다.


또 "선거가 후보들의 공약 대결이 돼야 하는데 일부 시민단체의 공약 검증으로는 부족하다"며 "교육 전문가와 교직단체가 참여하는 공약 검증이 더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석 본부장 역시 "교육감 선거가 방송 토론에서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며 "공약 대결이 활성화되도록 선관위 차원에서 지원과 홍보가 필요하고 교육 관련 단체들도 공약 점검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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