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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혈맹' 북한·대표적 친러국 벨라루스, 우호조약 서명하며 관계강화 시동
美제재 받는 공통점도…'반미·반서방 연대'로 뭉치고 경제협력 강화 관측

(서울=연합뉴스) 지난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식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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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러시아와 '혈맹' 관계를 다져온 북한이 대표적인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와의 관계 강화에 나섰다.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며 자신감을 얻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벨라루스와 함께 '3각 공조' 체제를 구축, '반 서방 연대'의 구성원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평가다.
김정은 위원장은 26일 평양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우호협력 조약에 서명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국가 간 조약은 양국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더욱 보장하는 법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1992년 수교했지만 실질적인 교류는 그리 많지 않았는데, 우크라이나전쟁을 계기로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면서 벨라루스와의 관계도 강화되는 흐름이다.
구(舊)소련 연방국인 벨라루스는 러시아가 2023년 전술핵무기를 배치할 정도로 유대가 깊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재래식 무기 공격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핵 교리를 수정했을 정도다.
양국 관계의 공통분모가 러시아라는 점은 루카셴코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평양의 해방탑을 함께 방문한 데서도 드러난다.
해방탑은 1945년 북한 지역에서 일본군을 몰아내다 전사한 소련군을 추모하는 상징물이다.
벨라루스의 벨타통신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 곳에 헌화한 것은 물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대신해 '특별군사작전' 지원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따로 꽃다발을 헌정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서도 자신 명의의 꽃바구니와 푸틴 대통령이 보내는 꽃다발을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을 수행해 방북한 막심 리젠코프 벨라루스 외무장관은 "현 정세가 우리를 서로의 품으로 밀어 넣고 있다"며 최근 국제정세를 관계 강화의 배경으로 꼽았다.
특히 북한과 벨라루스는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이후 야권의 부정선거 주장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서방의 집중적인 제재 대상이 됐다.
미국은 지난 2006년부터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를 시작했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로도 벨라루스 정부의 자금원으로 추정되는 기업·개인 등을 계속 제재 리스트에 추가해왔다.
북한은 불법 핵 개발로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받고 있으며, 미국 등으로부터 독자 제재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이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서방이 벨라루스에 가하는 불법적인 압력에 반대한다"고 밝힌 것은 '동병상련'에서 비롯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양국은 정치적으로는 '반미, 반서방 연대'로 뭉치는 한편 경제적으로도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벨타통신은 벨라루스 수출품으로 의약품과 식품, 수입품으로 화장품 등을 예로 들면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북한을 공식 방문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지난 25일 평양 해방탑을 찾아 화환을 진정하고 소련군 전사자들을 추모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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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만남은 김정은 위원장의 대외 행보 확대 기조의 일환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중국 등 전통적 우호국뿐 아니라 베트남·라오스 등 공산주의 진영 국가들과도 외교 접점을 넓히며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개발도상국)를 상대로 한 적극적 대외 행보를 추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에서 "지난 시기의 낡은 기준, 낡은 자대에 맞추어졌던 외교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격과 국위에 상응한 외교전술과 대외활동 방식을 구사하여야 한다"고 말해 공세적 외교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벨라루스 정상의 방북은 처음이지만, 북한 정상이 지금의 벨라루스 수도인 민스크를 찾은 적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벨타통신은 김일성 주석이 구 소련 시절이던 1984년 민스크를 찾아 승리광장에 헌화하고 트랙터 공장과 전시장, 유적지 등을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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