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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도산 안창호의 '이상촌' 꿈, 국제도시 송도에서 싹튼다

입력 2025-06-26 19: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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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박 美 유타대 아시아캠 대외협력실장 "공동체 최우선 가치는 온정"


6.25 참전용사 감사 사절단 내주 유타 방문…송도·유타 유대 강화에 앞장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제임스 박

(인천=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26일 인천 송도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는 제임스 박. 2025. 06. 26. phyeonsoo@yna.co.kr


(인천=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100년 전 도산 안창호 선생과 대한민국 상해 임시의정원 초대 부의장이자 제2대 의장을 지낸 손정도 목사가 그렸던 '이상촌(理想村)'의 비전이 오늘날 국제도시 인천 송도에서 새로운 형태로 싹트고 있다.


제임스 박 유타대학교 아시아 캠퍼스 대외협력실장은 26일 인천 송도 유타대 캠퍼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도산 선생과 손 목사가 평생 염원한 공동체 이상이 바로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출발해 송도에서 다시 싹트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유타주에서 태어나 유타대를 졸업한 재외동포인 제임스 박은 "이상촌은 자립적이고 서로 돕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두 독립운동가의 숙원이 일제의 탄압 속에서 끝내 실현되지 못했다"며 "그러나 그들의 꿈은 100년의 세월을 넘어 송도에서 다시 살아 숨 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도산 선생과 손 목사가 꿈꿨던 이상촌의 모델은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였다. 유타주는 2023년부터 3년 연속 'U.S. 뉴스 앤 월드 리포트'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주 1위'로 선정될 만큼 협력과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제임스 박은 "도산 선생은 100여 년 전 서울대 3대 총장이신 장리욱 박사와 함께 유타 솔트레이크를 방문한 뒤 서로 돕는 정신이 살아있는 공동체에 깊이 감동했다"며, "도산 선생은 유타 솔트레이크를 모델로 삼아 만주에 동포들을 위한 따뜻한 '이상촌'을 세우는 게 꿈이었다"고 설명했다.


손 목사의 맏아들이자 대한민국 해군 창설자인 손원일 제독의 장남인 손명원(84) 전 민족화해협혁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대표와의 만남은 제임스 박의 삶에 유타와 한국을 잇는 깊은 인연을 가져다주었다.




도산 안창호(왼쪽) 선생과 손정도 목사

(인천=연합뉴스) 1920년 3월 17일 도산 안창호(왼쪽) 선생의 생일을 맞아 기념 사진을 찍은 대한민국 상해 임시의정원 초대 부의장이자 제2대 의장을 지낸 손정도 목사. [독립기념관 제공]


제임스 박은 "지난 2022년 6.25전쟁 당시 유타주 출신 참전군인들이 대승을 거둔 '가평 기적의 전투' 추모식에서 손 대표를 처음 뵙고 그 이후 저에게 멘토가 되셨다"며, "그날 이후 유타와 한국을 잇는 역사와 인연이 제 삶 속으로 더욱 깊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손원일 제독이 지켜낸 대한민국 남쪽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바로 바라보이는 땅에 현대판 '이상촌'이라 부를 만한 공동체가 태어났다"며, 그곳이 바로 인천 송도국제도시라고 강조했다.


송도에는 도산 선생이 모델로 삼았던 유타주 주립대학인 유타대학교 아시아 캠퍼스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국제학교인 채드윅 국제학교의 설립자 또한 유타주 출신의 교육자라는 사실은 100년 전 유타에서 위인들이 느꼈던 공동체의 철학이 송도에서 교육을 통해 다시 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임스 박은 유타를 상징하는 핵심 가치로 '온정(Compassion)'을 꼽았다. 그는 "경쟁보다 협력, 비난보다 연대, 불신보다 신뢰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공동체"라며, 이러한 유타의 가치를 한국에 전파하는 것이 숙명이자 사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손명원(오른쪽) 전 민화협 대표상임의장과 제임스 박

(인천=연합뉴스) 지난 2023년 손정도 목사 손자이자 손원일 제독 맏아들인 손명원(오른쪽) 전 민화협 대표상임의장과 포즈를 취한 제임스 박. [제임스 박 제공]


최근 그의 노력으로 유타 솔트레이크 카운티의 도시 중 하나인 코튼우드 하이츠시와 송도국제도시가 속한 연수구와 우호 도시 협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특히, NGO 품앗이운동본부의 리틀 앰버서더 감사 사절단 30명은 오는 7월 3일 유타주와 네바다주로 떠나 참전용사들에게 감사함을 전달한다. 지난 25일 6.25전쟁 75주년을 맞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참전용사를 향한 감사 편지 쓰기 캠페인에서 수상자들이 감사 사절단으로 참가해 한국전쟁 참전용사 초청 행사에서 감사 편지를 낭독한다.


제임스 박은 "품앗이운동본부는 우리 고유의 서로 돕고 살아가는 품앗이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려는 NGO"라며, 유타대학교 아시아 캠퍼스와 협력하여 '품앗이 위드 유(Pumassi with U)'라는 봉사단을 만들어 학생들의 사회공헌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도산 선생과 손 목사가 꿈꿨던 100년 전 이상촌의 꿈은 이제 저의 꿈이 됐고, 그 꿈을 실현할 무대는 바로 인천 송도국제도시"라며, "2년 전 재외동포청이 자리 잡은 송도는 단순한 신도시가 아닌, 100년 전 두 위인의 꿈이 오늘에 이어진, 살아 숨 쉬는 이상촌의 현재형이다"라고 역설했다.그러면서 진정한 행복은 혼자 앞서가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손잡고 가는 데서 온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유타는 100년 전에도 도산 선생의 모델이었고, 지금도 유타는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주에 뽑혔다. 그 배경엔 바로 서로 돕고, 봉사하고, 기부하는 강력한 공동체 정신"이라며, "이런 유타의 가치를 과열된 경쟁 속에서 지쳐가는 대한민국 사회에 꼭 전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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