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나흘째 대북 확성기 전면가동…북, 대남 확성기 소음 방출로 대응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김승욱 김지헌 기자 = 북한이 대북 확성기 가동에 아랑곳하지 않고 24일 재차 남쪽을 향해 쓰레기(오물) 풍선을 날렸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7시께부터 종이 등 쓰레기가 담긴 풍선을 띄웠다. 오후 4시 기준 살포된 쓰레기 풍선은 300여개로, 이중 250여개가 경기 북부와 서울 지역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용물은 대부분 종이와 비닐류 쓰레기로, 안전 위해 물질은 없었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 경내에도 처음으로 쓰레기 풍선이 떨어졌다.
대통령경호처는 "북한이 부양한 대남 쓰레기 풍선에 대해 합참과 공조를 통한 모니터링을 하던 중에 용산 청사 일대에 낙하한 쓰레기를 식별했다"고 밝혔다.
이어 "화생방 대응팀의 조사 결과 물체의 위험성 및 오염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수거했으며, 합참과 공조해 지속 모니터링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의 쓰레기 풍선을) 관측 장비를 통해 실시간 감시하고 있었다"며 "장소를 명확하게 측정해 발견했으며, 낙하 후 안전하게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 또한 "우리 군은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 부양 시부터 이동 경로를 추적·감시하고, 유관기관과 정보를 공유하며 안전대책을 강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용산 지역으로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이 유입돼 관계기관과의 공조로 안전 위해요소를 평가하고, 사전 배치된 화생방 부대를 포함한 초동조치부대로 신속·안전하게 수거했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을 공중에서 격추할 경우 내용물이 공중에서 흩어져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고려해 낙하 후 수거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는 올해 들어 10번째이며, 지난 21일 이후 사흘 만이다.
합참은 "북한의 저급하고 치졸한 반인륜적인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군은 이날로 나흘째 대북 확성기 전면 방송을 이어갔다. 군은 지난 18일부터 부분적으로 확성기 방송을 시행하다가 21일 오전 북한이 다시 풍선을 띄우자 전면 가동으로 전환했다.
북한은 지난 20일부터 전방 지역에 최근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를 통해 '지지직지지직'하는 소음을 내보내고 있다. 남측 대북 확성기 방송을 북한 군인이나 주민이 잘 듣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처음에 지지직거리는 소음이 들려 북한이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기 위한 테스트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계속 소음만 들리고 방송은 시작하지 않아 우리 측 대북 방송을 주민들이 듣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 쪽에선 북측 대남 확성기 소음이 잘 들리지 않는 것으로 볼 때 대북 방송 상쇄 효과는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북측에선 우리측 대북 확성기 방송과 함께 북측 대남 확성기 소음이 같이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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