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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보다 화장품 찾는 외국인들…K뷰티 열풍에 '뷰티 약국' 급증

입력 2026-11-08 06: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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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인기에 외국인 약국 소비액 3배로…서울 도심 곳곳 확산


화장품 판매 확대에 약국 역할 논란…약사회 "충실한 복약 지도 필요"




서울 명동 거리 약국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한국 화장품이 일본에서도 인기여서 약국에 왔어요. 약국에서만 파는 제품이 있다고 해서 궁금했습니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약국에서 지난 4일 만난 30대 일본인 야마모토 씨는 "한국 여행 전부터 약국을 방문하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드름 치료제와 입술에 바르는 연고를 구입한 뒤 직원에게 일본에 돌아가 친구들에게 선물할 제품을 추천해 달라고 말했다.


K뷰티 열풍을 타고 서울 도심에 이른바 '뷰티 약국'이 급증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약국이 의약품보다 화장품을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서울 중구 약국 1년새 21%↑…체인형 뷰티 약국도 등장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뷰티 약국은 화장품이나 피부 미용과 관련 있는 의약품을 전면에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뷰티 약국은 외관만 보면 화장품 상점과 크게 다르지 않고, 대부분 약국 내부에 약사보다 판매원이 더 많다. 면세를 홍보하는 약국도 적지 않다.


명동, 동대문, 성수동 등에 점포가 있는 레디영 약국은 아예 '드러그스토어', '건강과 뷰티'를 표방한다. 이 약국의 일본어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마스크팩, 주름·모공 패치, 더마 코스메틱(기능성 화장품) 관련 콘텐츠가 공개돼 있다.


뷰티 약국 증가 추세는 서울시 약국 인허가 정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중구 약국은 2025년 10월 177곳에서 올해 10월 214곳으로 2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시 25개 구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홍대가 있는 마포구도 약국 수가 10.4% 늘었고, 성수동이 위치한 성동구도 9.4% 증가했다. 홍대와 성수동은 명동과 함께 뷰티 약국이 늘고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관광데이터랩의 의료관광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의료 소비액은 1조8천3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9% 증가했다.


이 기간 약국 소비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196.1%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2월부터 명동에서 뷰티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는 "고객은 거의 외국인이고, 화장품이나 스킨케어 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다"며 "기미 관련 제품이 특히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점 이후 주변에 약국이 3배로 늘어난 것 같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시간에 한두 팀만 오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시아권 관광객은 특히 가격에 민감하다"며 "주변 약국과 가격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서울 명동의 약국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K바이오, 화장품 사업 확장도 영향…평가는 엇갈려


뷰티 약국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 것과 맞물려 등장했다. 제약업체들은 신약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을 최근 화장품 제조에 활용하고 있다.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을 생산하는 동국제약[086450]은 마데카솔 핵심 성분을 이용한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을 2015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국제약은 사업 분야를 뷰티 영역으로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사명을 'DK 센텔리안'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뷰티 약국 관계자는 "약국에서 파는 피부 미용 제품은 일반 화장품과 성분이 다르다"며 약국 제품만의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제약 기업들이 약을 잘 만드는 편"이라며 "의약품 품목 허가 기준은 나라마다 다른데, 효능이 괜찮은 일부 제품을 국내에서는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약국이 대형화, 전문화하는 상황에서 우후죽순 증가하는 뷰티 약국을 향한 시선은 다소 엇갈린다.


K뷰티의 매력을 알리는 새로운 창구라는 평가가 있지만, 약국이 화장품을 중시하다 보면 본말전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이 전문성을 띤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약사가 미백, 여드름 완화 등 기능성 제품에 대해 상세하게 상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장품 판매에 집중하다 보면 의약품 판매라는 기본적 역할에 소홀해질 수도 있다"며 "방문객이 많은 약국은 고객이 약사와 상담할 수 있는 동선을 충분히 확보하고 충실한 복약 지도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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