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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연구팀, 7만여명 9년 추적…아이스크림·달콤 시리얼 등 주의해야
과일 속 당류, 유방암 위험과 통계적 연관 없어…"무슨 당을 먹느냐가 핵심"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와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입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달콤한 음식을 즐겨 먹는 식습관이 여성의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아이스크림이나 설탕이 많이 들어간 시리얼 등 가공식품을 자주 먹는 여성에게서 유방암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과일을 통해 섭취하는 당류는 유방암 위험과 뚜렷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는 단순히 당분 섭취량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어떤 식품을 통해 당분을 섭취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학술지 '유럽영양학저널'(European Journal of Nutrition) 최신호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 강대희(예방의학교실)·한원식(유방외과) 교수와 목원대 신우경 교수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한국인 여성 7만1천264명을 평균 9.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4∼2013년 한국인 건강검진 코호트(HEXA)에 참여한 40∼69세 여성의 식습관 자료를 분석하고, 이를 국가암등록통계와 연계해 2018년 말까지 유방암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 추적 기간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713명이었다.
연구팀은 설탕이 들어간 시리얼, 쨈·꿀·버터·마가린, 케이크와 과자, 아이스크림, 사탕과 초콜릿, 탄산음료, 설탕이 들어간 전통차 등 7개 식품군을 '고당류 식품'으로 분류했다.
이어 이들 식품의 섭취 빈도에 따라 유방암 발생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비만도와 음주, 운동, 출산력, 초경 연령, 경구피임약 사용, 유방암 가족력 등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통계적으로 보정했다.
그 결과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설탕이 들어간 시리얼 등 고당류 식품을 합쳐 일주일에 2회를 초과해 먹는 여성은 한 달에 1회 이하로 먹는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28% 높았다.
식품별로 보면 아이스크림을 일주일에 1회를 넘겨 섭취하는 여성은 전혀 먹지 않는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26% 높았다.
설탕이 들어간 시리얼을 두 달에 1회보다 많게 섭취하는 여성도 전혀 먹지 않는 여성보다 유방암 위험이 34% 높았다.
흥미로운 점은 모든 당류가 유방암 발생 위험에 같은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연구 대상 여성의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44g이었다. 이 가운데 과일에서 섭취하는 당류가 전체의 약 4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과일 중에서는 사과와 포도 등이 당류 섭취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과일 섭취량이나 과일에서 얻는 당류의 양은 유방암 발생 위험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가 식품에 포함된 당류의 특성과 함께 섭취하는 영양성분의 차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실제로 과일에는 당분 외에도 식이섬유와 비타민, 카로티노이드, 폴리페놀 등 항산화·항염증 작용에 관여하는 성분이 풍부하다. 이들 성분이 당류 섭취에 따른 대사적 부담을 일부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반면 설탕이 많이 들어간 가공식품은 혈당과 인슐린 대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고당류 식품을 자주 섭취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고 혈중 인슐린과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GF-1) 수치가 높아지는 경로를 통해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슐린유사성장인자-1은 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촉진하는 물질로, 관련 신호체계의 과도한 활성화는 일부 암의 발생과 연관될 수 있다.
특히 설탕 함유 시리얼은 정제된 곡물과 첨가당이 함께 들어 있어 식후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높일 수 있다. 아이스크림 역시 첨가당과 포화지방을 동시에 함유하고 있어 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논문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신우경 교수는 "다만, 과일도 당류의 주요 공급원인 만큼 지나치게 많은 양을 섭취하기보다는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앞선 연구에서는 단 음식 섭취와 유방 밀도 증가의 관련성이 유방촬영술 데이터를 통해 보고된 바 있다. 높은 유방 밀도는 유방암의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연령별 분석에서는 50세 미만 여성에게서 고당류 식품 섭취와 유방암 위험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이 연령대에서 고당류 식품을 주 2회 초과 섭취한 여성은 월 1회 이하 섭취한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52% 높았다. 반면 50세 이상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위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다.
음주 경험이 있는 여성에서도 고당류 식품 섭취와 유방암 발생 위험의 연관성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음주와 당류 섭취가 인슐린 및 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공유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강대희 교수는 "국내 여성암 1위인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는 당류 섭취량뿐 아니라 당류를 섭취하는 식품의 종류와 식생활 전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며 "과일을 균형 있게 섭취하면서, 아이스크림이나 가당 시리얼 등 당류가 많이 함유된 가공식품을 습관적으로 섭취하는 것을 줄이는 방향의 식생활 관리가 권장된다"고 말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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