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올해 2분기 1천166억달러, 중국 이어 2위…연간 5천억달러 육박할 듯
IMF "올해 한국 흑자 증가폭 190개국 중 1위…GDP 대비 흑자율 역대 최고"
전문가 "반도체 둔화 대비해야"…정부 "내수 받쳐줄 서비스업 강화 추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대희 기자 =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제조업 대국'인 독일과 일본의 흑자를 합친 규모를 사실상 처음 넘어섰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한국의 연간 흑자가 중국에 이어 2위에 오르고, 흑자 증가폭은 세계 190개국 중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되면서 한국은 기록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식거나 경쟁국의 반도체 공급이 늘 경우에 대비해 산업 다변화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 2분기 1천166억달러로 中 이어 주요국 2위…7∼8월에도 추월 지속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수록된 IMF의 주요국 경상수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2분기 흑자는 1천166억3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2분기 수치가 확인되는 주요 36개국 가운데 중국(1천937억2천만달러) 다음 2위다.
3위인 독일은 522억8천만달러, 4위인 일본은 506억2천만달러였다. 두 나라 합계는 1천28억9천만달러로 한국보다 137억4천만달러 적었다.
3개국 통계가 모두 확인 가능한 1996년 1분기이래로 한국의 경상흑자가 독일·일본의 합계조차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독일과 격차는 643억5천만달러로 통계가 있는 1976년 이후 최대였다.
일본 대비로는 660억1천만달러로 비교 가능한 1996년 이후 가장 컸다.
한국의 2분기 흑자는 작년 동기(283억9천만달러)의 4.1배로 불었다. 같은 기간 독일과 일본은 각각 11.9%, 5.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한국 경상흑자는 1천910억1천만달러로 중국(3천780억3천만달러)에 이어 2위였다.
한국은 독일(1천263억9천만달러), 일본(1천121억2천만달러), 노르웨이(553억2천만달러), 스위스(510억3천만달러), 네덜란드(505억4천만달러) 등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런 추세는 3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7∼8월 두 달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881억9천만달러로 독일·일본 합계(808억2천만달러)보다 73억7천만달러 많았다.
독일은 약 368억5천만달러, 일본은 약 439억7천만달러다.
중국도 상당히 따라잡았다.
한국의 2분기 흑자는 중국의 60.2% 수준으로, 1년 전의 22.7%에서 크게 높아졌다.
양국이 모두 흑자를 기록한 분기를 기준으로 이 비율은 2019년 4분기(69.7%) 이후 6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IMF는 올해 4천219억달러 전망…증가폭 1위
IMF의 10월 세계경제전망(WEO) 자료를 보면 한국의 올해 경상흑자 전망치는 4천219억4천600만달러다. 수치가 있는 190개 국가·지역 중 중국(8천632억500만달러)에 이어 2위다. 지난해 5위에서 세 계단 높아졌다.
한국의 올해 경상흑자 증가 폭은 2천988억9천200만달러로, 중국(1천388억300만달러)의 2.15배에 달하며 전체에서 가장 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흑자율은 18.8%로 IMF 통계가 있는 1980년 이후 최고치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외환위기 직후 원화 가치 급락으로 흑자가 급증했던 이전 최고치 1998년(10.1%)의 두 배에 가깝다.
GDP 대비 흑자율은 중국(4.0%), 독일(4.5%), 일본(4.6%)을 크게 웃돈다. GDP 1조달러 이상 22개국 중에는 대만에 이어 2위다.
해외 투자은행들의 시각도 비슷하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8개 주요 해외 투자은행의 한국 경상흑자 비율 전망치 평균은 9월 말 기준 올해 17.5%, 내년 17.4%였다. 한 달 전보다 각각 1.5%포인트(p), 2.4%p 높아졌다.
한은의 최근 평가는 더 낙관적이다.
한은은 지난 22일 '경제상황 평가' 보고서에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당초 전망(올해 연간 4천500억달러)을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천억달러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사상 최대였던 작년 연간 1천231억달러의 4배에 가까운 이례적인 규모다.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 확대는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출 호조가 이끌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올해 2분기 1천138억9천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81.6% 늘었다. 3분기에는 1천480억2천만달러로 218.7% 증가했다.
3분기 반도체 수출 중 메모리는 1천307억달러로 311.6% 늘었다. 9월 반도체 수출도 603억3천만달러로 262.8% 증가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같은 물량을 팔아도 수출액이 커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촬영 홍기원]
◇ AI 투자 둔화·반도체 경쟁 심화 변수…구조조정·내수 확충 과제
전문가들은 반도체 가격 상승에 기댄 흑자 확대가 장기간 이어진다고 낙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IMF는 한국의 경상흑자가 내년과 2028년에도 4천억달러를 웃돌지만 2029년에는 2천956억5천600만달러, 2031년에는 1천774억9천100만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연도 전망치 기준 순위도 각각 3위와 5위로 내려간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흑자는 근본적으로 반도체, 그것도 물량보다 가격 덕분"이라며 "AI 붐이 꺼지거나 AI용 메모리를 만드는 기업이 늘어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 경상수지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분석가는 AI 붐이 최소 내년까지 간다고 보지만 나는 그보다 비관적"이라고 덧붙였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미국은 마이크론, 중국은 창신메모리(CXMT)를 중심으로 메모리를 자체 조달하고 있어 점유율 싸움에서 밀릴 우려가 있다"며 "특히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 수 있는 구조적 움직임에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흑자로 생긴 여력을 체질 개선에 써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양 교수는 "AI 붐이 예상치 못하게 빨리 끝나면 경제 충격이 매우 클 것"이라며 "돈이 많이 들어오는 올해와 내년이 미뤄온 한계기업 정리 등 구조조정을 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고금리가 이어지고 환율이 급반전될 수도 있다"며 "위기 관리 능력을 강화해 지금의 흐름이 꺾이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수출 둔화에 대비해 내수 기반을 넓히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외수가 꺾였을 때 내수가 받쳐줘야 한다"며 신산업 투자와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7대 SEED(씨앗) 프로젝트,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등을 통해 새로운 투자와 성장 기반을 확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 2026년 2분기 경상수지 흑자 순위
(단위 : 백만달러)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2vs2@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