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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교사노조 설문조사…교사 2명중 1명은 채점 민원 직접 겪어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학교 서·논술형 평가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본 중등교사 3명 중 2명은 관련 업무가 오히려 늘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등교사 2명 중 1명은 최근 3년간 채점 관련한 이의신청·민원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중등교사노조)은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학교 서·논술형 평가 실태 및 수능 도입 교사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7∼30일 전국 중등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설문에는 2천427명이 참여했다.
학교 서·논술형 평가에서 AI를 채점이나 평가 지원에 쓴 적 있는 교사는 약 30%(734명)인데 이들 중 64.1%는 'AI 결과를 다시 확인하느라 업무가 오히려 늘었다'고 답했다.
한 중학교 국어교사는 AI를 활용한 서·논술형 평가에 대해 "일반적인 주제의 글쓰기 평가는 괜찮았지만 교과 전문 개념이 포함된 답안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교과의 기본 용어를 이해하지 못해서 채점을 정확하게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그동안 수능에서 AI를 활용한 서·논술형 평가 도입에 대한 공론화를 진행했고 일부 전문가는 AI 채점이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교사가 학교 현장에서 AI가 채점한 것을 검수하느라 되레 업무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중등교사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조사에서 AI 채점 또는 평가 지원을 사용해 본 교사의 77.4%는 'AI와 교사의 판단이 다른 경우가 있었다'고 답했다.
반면 'AI 채점 결과를 신뢰할 수 있었다'는 응답은 14.6%에 그쳤다.
중등교사노조는 "AI 활용이 실제로 채점 시간을 얼마나 줄이고 정확성을 확보하는지 검증하지 않은 채 평가 확대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최근 3년간 채점 관련 이의신청이나 민원을 직접 경험한 교사는 48.0%였다. 동료 사례를 목격한 교사는 87.8%로 파악됐다.
직접 경험 비율은 고등학교가 51.2%, 중학교가 45.1%였고 과목별로는 국어 교사가 62.1%로 높았다.
한 중학교 영어 교사는 "20점 만점에 16점을 받은 학생의 학부모가 19점으로 올려 달라고 요구하며 40분 넘게 채점 근거를 물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학생 1명의 서·논술형 답안 채점에 평균 걸리는 시간에 대한 질문에는 11∼20분이 30.9%로 가장 많았다.
21∼30분은 14.1%, 31∼40분은 7.5%, 41∼50분은 1.0%, 51∼60분은 1.0%, 1시간 초과는 4.4%이고 10분 미만은 17.0%로 집계됐다.
한 학기에 평가하는 학생 수는 '150명 이상'이 66.5%, 200명 이상이 38.6%, 300명 이상이 13.5%였다.
예컨대 200명을 평가하는 교사가 학생당 21분씩 채점한다고 할 때 총 70시간을 써야 하는 등 교사들이 퇴근 후에도 채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중등교사노조는 설명했다.
김희정 중등교사노조 위원장은 "학생의 답안을 읽고 피드백할 시간과 교사의 전문적 판단을 존중할 제도부터 갖춰야 한다"며 "국교위는 미래교육의 비용을 교사의 야간노동과 개인의 법적 책임으로 떠넘기지 말고 인력·시간·분쟁 해결 체계부터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중등교사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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