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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원의 헬스노트] 구급차-의료진 앱으로 소통하니…"뇌졸중 치료 90분 단축"

입력 2026-10-13 0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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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포항 뇌졸중 환자 163명 분석…첫 주사 치료까지 204→114분


실시간 정보 공유 효과…"지역의료, 디지털 기술 활용한 제도혁신 병행해야"




앱으로 소통하니…"뇌졸중 치료 90분 단축"

[논문 발췌]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뇌졸중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뇌세포가 빠르게 손상되기 때문에 얼마나 신속하게 병원에 도착해 치료받느냐가 생존과 후유증을 좌우한다.


하지만 구급차가 환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기더라도 응급실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검사와 치료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환자 이송 단계에서 구급차와 병원 사이의 신속한 정보 전달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이 같은 정보 전달을 모바일 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이 앱을 이용하자 뇌졸중 환자의 증상 발생부터 첫 주사 치료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보다 약 90분이나 짧아졌다.


국제학술지 'JMIR 메디컬 인포매틱스'(JMIR Medical Informatics)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 보건사회연구원 김은아 박사, 씨어스 김진향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경북 포항지역 뇌졸중 환자 163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앱을 활용한 응급이송 체계의 효과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2023년 1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포항지역 소방서 2곳과 119구급·안전센터 8곳, 병원 3곳이 참여한 시범사업을 토대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뇌경색과 뇌출혈로 확진된 환자 163명 중 34명을 '브레인 세이버'(Brain Saver)라는 모바일 앱이 설치된 구급차로 이송하고, 나머지 129명은 기존 방식으로 같은 병원들에 이송한 뒤 치료에 걸린 시간을 비교했다.


브레인 세이버는 구급대원과 응급실 의료진이 환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도록 개발된 앱이다.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환자의 증상과 상태를 입력하면 앱이 뇌졸중 평가 결과와 주변 병원 정보를 제공한다. 이송 병원이 정해지면 의료진에게 알림이 전달되고, 구급차에 부착된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를 통해 환자의 생체정보도 공유된다.


특히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하기 5분 전에도 알림이 전달돼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미리 확인하고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필요하면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메시지나 영상통화로 소통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구 결과, 증상 발생부터 첫 주사 치료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은 앱 사용군이 114분으로, 기존 이송군의 204분보다 90분 짧았다. 두 그룹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연구팀이 환자의 나이와 뇌졸중 중증도, 뇌경색·뇌출혈 여부, 이송 병원 등을 고려해 비교 가능한 환자 91명을 다시 분석했을 때도 치료 시간 단축 효과가 확인됐다.


이 분석에서 앱 사용군은 기존 이송군보다 증상 발생부터 첫 주사 치료까지 걸린 시간이 51% 짧았고. 응급실 도착부터 첫 주사 치료까지의 시간도 33%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증상 발생부터 병원 도착까지 걸린 시간에는 두 그룹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병원 도착 전에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를 준비하도록 한 정보 공유 체계가 치료 지연을 줄이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구급차와 응급실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디지털 응급의료 체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효과를 일반화하고 전국적으로 확대 적용하려면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앱 사용이 실제 사망률이나 장애 발생 위험을 낮추는지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 적용을 위한 과제도 확인됐다. 앱 사용 경험을 조사한 구급대원 42명 중 36%는 환자 정보 입력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의료진 역시 잦은 알림에 따른 업무 부담과 환자 정보 보호 등의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대희 교수(아시아원격의료학회 회장)는 "이번 연구는 의료 인력과 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응급의료의 신속성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지역의료 혁신을 이야기할 때 의사 수를 늘리고 병원을 짓는 등 의료자원 확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서 "하지만 의료인력과 시설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디지털 헬스 기술과 원격의료를 활용해 기존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제도 혁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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