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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이르면 이달 첫 국산 GLP-1 비만약 공급
2조원 시장에 가격 경쟁 변수…10만원대 출시 관측

[한미약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사실상 양분해 왔던 국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에 한미약품의 국산 신약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미약품[128940]은 이르면 이달 내에 에페를 출시해 올해 2조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는 비만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에페의 가세로 국내 비만약 경쟁은 한층 뜨거워지게 됐다.
◇ 에페, 한국인 임상서 체중 감량 효과…국내서 생산
11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지속시키는 GLP-1 계열 비만약은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 '기적의 다이어트약' 등으로 불리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4년 10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가 먼저 출시됐고, 이어 지난해 8월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공급됐다.
마운자로는 위고비가 독주하던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급격히 높여 최근에는 위고비와 격차를 벌리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통 실적은 마운자로가 7천444억원, 위고비가 2천170억원이었다.
비만약 시장을 외국 업체가 과점한 가운데 한미약품이 개발한 에페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45번째 신약으로 허가를 얻었다.
에페는 한미약품의 비만 신약 프로젝트 'H.O.P'의 대표 파이프라인으로,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근거가 특징으로 꼽힌다.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에서 40주간 에페를 투약한 참가자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고, 일부 환자는 체중이 최대 30% 감소했다.
아울러 에페는 단계적 용량 증량을 통해 구토, 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 사례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가 허가한 에페 용량은 2∼10㎎이다.
에페는 위고비, 마운자로와 비교하면 체중 감소율은 다소 낮지만, 부작용은 비슷하거나 덜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한미약품은 에페가 첫 국산 GLP-1 비만약이라는 점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에페는 원료 제조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일련의 과정이 국내에서 이뤄진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GLP-1 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의 수입 의약품이 주도하고 있어서 상당한 규모의 지출이 해외로 향하고 있다"며 "에페의 국내 상용화를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주권을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페 출시 시기에 대해서는 "이르면 이달 말에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에페, 10만원대 출시 가능성…다른 국내 기업도 비만약 개발
에페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시장은 가격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4주 투약 비용은 최저 용량 기준으로 30만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마운자로를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처방받기 위해 일본에 가거나 이른바 '성지' 병원·약국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약품이 에페 가격을 낮게 책정하면 비만약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일각에서는 에페의 4주 투약 가격이 10만원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경제적인 약가로 비만 치료의 진입 장벽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은 시장 환경과 유통 구조, 임상 가치, 지속 가능한 공급 여건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하려고 한다"며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인다는 원칙을 분명히 지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은 에페의 적응증을 당뇨를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과체중 외에 당뇨병으로 확장하기 위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페가 성과를 내면 국내 제약사들의 비만약 개발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HK이노엔[195940]과 JW중외제약[001060]은 각각 중국 기업에서 도입한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3상을 추진 중이고, 셀트리온[068270]은 4중 작용 비만약의 글로벌 임상을 검토하고 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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