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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급 6.2% vs 9.5% 평행선…사후조정도 결국 결렬
존 림 "고객 신뢰 훼손 우려"…노조 "책임 전가" 맞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임금 인상과 인사 제도 개선을 둘러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이 반년 넘게 이어진 끝에 3주간의 2차 파업이라는 중대 고비를 맞았다.
노사가 세 차례 사후 조정에도 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노조가 오는 26일부터 장기 파업을 예고하면서 생산 차질은 물론 신규 수주와 고객사 신뢰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대표가 노조의 요구를 두고 "무리한 요구 수준을 고수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노조도 "협상 결렬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맞서면서 노사 간 감정의 골도 한층 깊어지는 모습이다.
◇ 사측 기본급 6.2% vs 노조 9.5% 인상…타협점 못 찾아
7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오는 26일 2차 파업에 돌입한다.
지난 5월 1차 파업은 닷새간 진행됐으나, 이번에는 파업 기간을 3주간으로 네 배 이상으로 늘렸다.
노조 측은 "조합은 세 차례의 사후 조정 동안 교섭의 문을 열어 두고 단체행동을 자제해 왔으나 회사는 끝내 타결을 위한 실질적인 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이에 노조는 단체행동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다시 높여 2차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임직원 평균 급여와 복지 인프라가 이미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상위 수준이라며 기본급 6.2% 인상, 일시금 지급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직급·연차별로 보면 고정급이 경쟁사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기본급 9.5% 인상과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밖에 노조는 인사 제도 개선과 경영권 행사 과정의 투명화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사내 인사 문건 유출건에 따른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지난 5월 파업 당시 지난해 문서 유출건을 언급하면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저성과자를 규정하고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을 내보내려는 취지의 문서가 발견됐고 인사·재경 등 일부 스태프 부서에는 다른 부서보다 높은 상위 고과가 부여되고 있다는 정황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3월 23일 사측과 조정이 결렬되자 4월 하순 부분 파업에 이어 5월 1∼5일에 '1차 총파업'으로 규정한 전면 파업을 단행했고, 이후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 사후조정 결국 결렬…노조, 삼성전자에도 교섭 요구
지난달에는 노사가 노동위원회 사후조정회의를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일각에서 추석 전 노사 분쟁이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나왔다.
사후 조정은 조정이 종료된 뒤 노동쟁의 해결을 위해 노사 동의하에 다시 실시하는 조정이다.
노사가 모두 동의해야 절차가 시작되며, 노동위원회가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노사는 지난달 8일 1차 조정을 위해 한 자리에 앉았고 일주일 뒤 2차 조정을 진행하기로 했으나, 사측이 돌연 조정 연기를 신청하면서 분위기는 다시 얼어붙었다.
회사는 노조가 1차 사후조정 이후 회의록을 일방적으로 공개하고, 일부 내용을 왜곡·편집한 것을 문제 삼았다.
노조는 당시 사측의 이런 입장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이며, 실제로 타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달 1일에야 3차 조정이 열렸지만 결국 협상은 결렬됐고, 노조는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동시에 노조는 회사 2대 주주인 삼성전자[005930]에도 인사·보상 제도의 단체 협약 교섭을 요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실질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의제에 한해 교섭을 요구한 것"이라며 "법령이 정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으면 노동위원회 절차에 따라 교섭요구사실 공고 시정 신청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사용자성에 관해 확인하는 절차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 노사 갈등 격화로 신규 수주 영향 우려
노조는 회사가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예고한 단체행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 2차 파업이 진행되면 회사의 손실액은 1차 파업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 5월 노조의 닷새간 파업에 따라 의약품 폐기 등으로 1천500억원의 손실이 났다고 추정했는데, 비슷한 규모의 파업이 3주간 이어진다면 손실액은 수천억원대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특성상 고객사의 신뢰도가 중요한데,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하나증권은 6일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장기 공급 계약의 경우 생산 안정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노사 문제가 장기화하는 것은 고객사를 불안하게 할 요인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역시 같은 날 보고서에서 "노사 리스크는 단기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평가했고, 2차 파업에 대해 "1차 대비 예정된 파업 기간이 길어진 만큼 실제 파업 진행 시 생산 차질 규모가 주요 변수"라고 전했다.
존 림 대표도 이런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지난 2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생산 차질과 공정 지연이 발생할 경우 신규 수주에 영향이 우려될 뿐 아니라 기존 고객사와 오랜 신뢰마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2차 파업 앞두고 노사 간극 확대…갈등의 골 깊어져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노사간 감정의 골은 계속 깊어지고 있다.
존 림 대표는 임직원 대상 메일을 통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의 합의안을 제시했으나, 노동조합은 명확한 근거 없이 기존의 무리한 요구 수준을 고수하며 회사의 제시안을 전면 거부하고 2차 총파업을 공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법 쟁의행위에 법적으로 대응하고 업무 중단 시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오랜 교섭에도 회사에서 돌아온 답은 현실을 외면한 임금 설명과 숫자의 나열, 그리고 노동조합에 대한 책임 전가였다"라며 "일방적인 입장문과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로 직원들의 판단을 바꾸고 노동조합의 요구를 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은 이미 다수의 소송전으로도 번진 상태다.
이중 사측이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한 조합원의 경우 최근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됐다.
앞서 사측은 이 조합원이 지난 5월 전면 파업 기간 생산 현장에서 다른 근로자들의 작업을 감시하고 퇴근을 권유하는 등 심리적 압박을 가해 조업을 방해했다며 그를 고소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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