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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D-4] 지하철로 나르던 위성, 이제 누리호 타고 우주로

입력 2026-10-03 06: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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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과학고 동문 7명, 대학 흩어져서도 5년간 GBSAT 개발


태양전지판 파손·시험 벼락치기까지…7일 누리호 5차 발사




GBSAT을 조립하는 대학생 연합팀

[항우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총장님, 위성 작업실 좀 주실 수 있을까요."


누리호 5차 발사에 실릴 큐브위성 'GBSAT'을 만들던 정범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학생은 고민 끝에 결국 이건우 DGIST 총장에게 직접 메일을 보냈다.


팀원들과 상의도 없이 보낸 메일이었다. 위성 전체를 조립하고 하드웨어를 다룰 넓은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뜻밖의 당돌한 메일을 받은 이 총장은 당황했지만, 곧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교내 공간을 안내할 것을 지시했다.


얼마 후 관련 부서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교내 공간을 제공했을 때 팀원들은 훌륭한 작업공간이 마련됐다며 기뻐했지만, 정작 정범준 학생은 쑥스러워했다고 한다.


이 총장은 "당시 학부생의 당돌한 요청에 당황했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연구 공간이 필요하다며 당차게 메일을 보내왔던 학생들의 작은 낭만과 뚝심이 결국 우주로 향하는 커다란 결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GBSAT 케이스에 새겨진 소속 학교 로고들

[항우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고교 동문 7명의 '작은 낭만'…5년 버텨 만든 위성, 우주로


누리호 첫 발사 생중계를 2021년 교내에서 함께 지켜보던 경기북과학고 동문 7명의 '작은 낭만' GBSAT이 7일 우주로 향한다.


GBSAT은 가로와 세로가 10㎝, 길이 30㎝의 3U 큐브위성으로 지구 저궤도에서 지구 자기장 방향으로 정렬돼 들어오는 50메가전자볼트(MeV) 이상 고에너지 우주 방사선을 관측하는 게 목표다.


경기북과학고 천문동아리 출신인 이들 연합팀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관하는 큐브위성 대회에 참가하며 꿈에 불을 지피게 됐다.


팀 대표인 양준영(한국항공대) 학생을 비롯해 이상훈, 정범준, 김현민(이상 DGIST), 이제민(KAIST), 방우찬(서울대), 이태균(GIST) 등 소속은 제각각이었지만, 누리호에 직접 만든 위성을 실어 우주로 보내겠다는 마음 하나로 합숙도 마다하지 않고 윤효상 KAIST 교수 지도 아래 5년을 버텼다.


정 학생은 "애초에 처음부터 인공위성 전공을 목표로 모인 것은 아니었다"며 "로봇 연구를 하고 싶어 했던 팀원도 있었지만, 우연히 '누리호에 큐브위성을 실어준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 낭만에 이끌려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이상훈·이태균·이제민·방우찬·정범준·양준영·윤효상 교

[항우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태양전지판 깨지고 지하철로 위성 운반…좌충우돌 5년


이들의 도전이 5년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위성을 조립하다 고가 태양 전지판을 깨트려 다급하게 수리받기도 했고, 우주로 가기 전 거치는 진동 시험에서 나사가 풀려 고생하기도 했다.


부러진 태양전지판은 에폭시를 사용해 수리해봤지만 상황이 더욱 악화했고, 제조업체에 솔직하게 상황을 털어놓자 업체가 부품 지원을 해주기도 했다.


영하 15도 저온 환경에서 위성의 핵심인 컴퓨터 보드가 작동하지 않아 1년째 매달려 해결하기도 했다.


위성을 옮기는 것도 일이었다.


차량이 없는 학부생들은 위성을 커다란 펠리컨 케이스(안전운반용 특수가방)에 넣어 기차와 버스, 택시, 지하철로 옮겼다.


충격을 막으려고 완충재를 잔뜩 넣다 보니 케이스는 라면 상자만 한 크기가 됐지만, 이들은 부품을 신줏단지 모시듯 가슴에 꼭 품은 채 전국 곳곳으로 이동했다.


김현민 DGIST 학생은 "주변 사람들이 마치 폭발물이라도 든 것처럼 신기하고 의아한 시선으로 쳐다보곤 했다"고 말했다.


위성 개발의 주요 점검 일정은 야속하게도 꼭 학교 시험 기간과 겹치곤 했다.


팀원 중에는 전날까지 위성을 개발하다 당일에 벼락치기로 공부해서 시험을 보러 가기도 했다.


정 학생은 "학업에만 전념했다면 성적이 더 좋게 나왔을 수도 있겠지만, 위성 개발에 대한 열정이 워낙 컸기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발사날에는 규정상 대표 한 명만 나로우주센터에 들어가게 되지만, 나머지 팀원은 대전 항우연 지상국에 모여 대기할 예정이다.


정 학생은 "위성이 궤도에 사출된 후 첫 통신을 성공시켜야 하는 가장 중요한 관제 임무가 남아있기 때문에, 지상국에서 끝까지 위성의 상태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DGIST에서 인터뷰하는 김현민(왼쪽)·정범준 학생

[DG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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