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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나는 무슨 꽃이야?"…AI로 '진짜 나' 찾는 2030

입력 2026-09-27 0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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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어 정의' 감성 숏폼부터 '가상 압수품'까지 유행


정형화된 MBTI 대신 대화 데이터 기반 '맞춤형 자아 탐색'




인스타그램 'AI 한 단어 챌린지' 검색 결과

[인스타그램 이용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서효주 인턴기자 = "나는 무슨 꽃이야?"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인기를 끄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롬프트(명령어) 중 하나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생성형 AI를 거울삼아 자신을 탐색하고 표현하는 놀이 문화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AI가 규정한 단어로 감성적인 숏폼(짧은 영상)을 만들어 개성 있는 자기소개 콘텐츠로 활용하는가 하면, 대화 기록을 토대로 '가상의 압수품' 이미지를 뽑아내 일상을 재치 있게 드러내기도 한다.


16개 유형으로 틀에 맞추던 성격유형검사(MBTI)를 넘어, 축적된 실제 대화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만의 고유한 모습'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것이 청년층의 새로운 소통법으로 자리 잡았다.


◇ "내가 어떤 날씨 같아?"…'AI 한 단어'로 엮어낸 감성 숏폼


인스타그램 릴스와 틱톡 등에서 주목받는 'AI 한 단어 정의 챌린지'가 대표적인 자기 찾기·소개 놀이로 꼽힌다.


방식은 간단하다. 이용자가 AI에게 "나는 무슨 꽃이야?", "무슨 색깔이야?", "어떤 날씨 같아?"라고 물으면, AI는 그동안 나눈 대화 기록을 분석해 '해바라기', '노란색'처럼 단어 하나로 답을 제시한다.


이용자들은 이 단어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감성 사진을 모아 15초 안팎의 짧은 영상으로 이어 붙여 SNS에 공유한다.




박예빈 씨의 'AI 한단어 챌린지' 영상

[인스타그램 @0_0_0_9_0_4 게시물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챌린지 영상을 올린 박예빈(26) 씨는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은 걱정도 많고 고민도 많은 편인데 챌린지해보니 주변에서 항상 밝고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으로 봐주는 것 같다"며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바라보는 나' 간 차이를 확인한 데다 챗GPT가 나에 대해 더 잘 아는 것 같아 신기했다"고 전했다.


◇ "대화만 나눴을 뿐인데"…취향·일상 고스란히 담긴 '가상 압수품'


자아 탐색 놀이는 이미지 생성 영역으로도 확장했다. AI와 나눈 사소한 일상 대화를 바탕으로 경찰이 집을 수색했을 때 나올 법한 물건들을 가상 이미지로 구현하는 이른바 'AI 압수수색' 놀이다.





[엑스 @yutaka_maya 게시물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온 여러 'AI 압수품 사진'에는 저마다의 개성과 일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용자들은 일기장 속 메모부터 읽었던 책, 취향이 반영된 굿즈까지 평소 AI와 주고받은 사소한 대화 기록이 압수품 형태로 구현된 사진을 공유하며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인다. AI가 무작위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 대화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그 사람다운 물건'들을 집어내기 때문이다.




해당 프롬프트를 엑스에 검색한 결과

[엑스 이용화면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해당 AI 프롬프트를 써 본 대학생 임성혁(22) 씨는 "그간 나눈 대화만으로 AI가 사용자를 꽤 정확하게 평가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다른 사람들이 공유한 압수품 사진을 보면서 그 사람의 대략적인 성향뿐 아니라 평소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까지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 축적된 데이터로 찾는 '진짜 나'…형사절차 희화화 우려도


전문가들은 타인과의 관계 맺기 방식이 달라진 청년층이 AI를 매개로 자아를 확인하고 소통하는 현상으로 풀이했다.


이수진 트렌드코리아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자아는 본래 타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인식되는데 오늘날 20대는 타인에게 자신을 100% 드러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있는 그대로 내 모습을 다 알고 있는 AI를 통해 '진짜 나'를 확인하려는 심리가 깔려 있다"고 짚었다.


이어 "기존 MBTI 같은 심리검사는 자가 평가라는 한계가 있지만 AI는 사용자와의 축적된 실제 대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훨씬 정확하고 맞춤화된 분석으로 신뢰받는 것"이라며 "결과물을 SNS에 공유하는 행위 역시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내며 타인과 네트워크를 맺으려는 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엄중한 형사사법 절차인 압수수색이 SNS상에서 가벼운 '밈(Meme)'으로 소비되면서 사법 집행이 지나치게 희화화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범죄 수사라는 본래 맥락은 지워진 채, 사생활이 털리는 상황을 '뚜렷한 개성'이나 '힙한 감성'으로 과시하다 보면 자칫 법적 경각심마저 무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상에 무분별하게 드러나는 사생활과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경각심도 또 다른 문제로 꼽힌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AI 사진에 담긴 물품은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개인정보"라며 "AI가 어떤 정보를 드러낼지 모르는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이를 공개했다가 사적인 고민이나 취향, 일상 기록 등 개인 정보가 원치 않는 방식으로 드러나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seohyo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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