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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연구팀 "사람만의 특징으로 여겨져 온 자음 편향, 개 뇌에서도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개도 사람이 말을 들을 때처럼 연속된 말소리에서 단어의 경계를 찾을 때 모음보다 자음에 더 의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Sarolta Szilágy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ELTE) 보고르커 모르바이 박사팀은 25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성인 20명과 반려견 20명의 뇌파를 비교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며 이는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온 '자음 편향'이 개의 뇌에서도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개도 이어지는 소리에서 반복되는 규칙을 찾아내고 이를 이용해 단어 수준의 구조를 추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사람의 언어 능력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사람이 말을 들을 때 소리는 단어별로 끊겨서 들리지 않는다. 말소리는 계속 이어지지만, 뇌는 그 안에서 단어가 어디에서 시작하고 끝나는지 찾아내며 이를 '말 분절'(speech segmentation)이라고 한다.
많은 인간 언어에서 자음은 모음보다 단어를 식별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많이 담고 있으며, 아기도 처음에는 음향적으로 더 두드러지는 모음에 많이 의존하다가 생후 1년 무렵부터 자음에 더 의존하는 '자음 편향'(consonant bias)을 보인다.
연구팀은 이런 자음 편향이 인간의 고유한 언어 능력 때문인지, 아니면 반복해서 들은 말소리의 규칙을 학습하는 것만으로도 나타날 수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자음 편향이 반복해서 들은 말소리의 규칙을 통계적으로 학습하는 과정만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사람과 함께 생활하며 매일 말을 듣는 반려견을 대상으로 말소리를 들을 때의 뇌 활동을 측정하고 이를 사람과 비교했다.
사람 20명과 개 20마리의 머리에 비침습적 뇌파검사(EEG) 전극을 부착하고 멈춤이나 단어 경계를 알려주는 별도 음향 신호가 없는 연속적인 말소리를 들려줬다.
들려준 말소리는 3음절의 무의미한 단어를 바탕으로 자음이 일정한 패턴을 반복하는 소리, 모음이 일정한 패턴을 반복하는 소리, 반복되는 패턴 없이 음절을 무작위로 이어 붙인 소리 등 세 종류였다.

[Attila Andics / Sarolta Szilágy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말소리의 리듬에 뇌 활동이 얼마나 동기화되는지 측정한 결과, 자음으로 구조화된 말소리를 들었을 때 사람과 개의 뇌 모두 단어의 리듬에 강하게 동기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에서는 자음 반복과 모음 반복 구조 모두 무작위 조건보다 단어 수준의 추적이 강했고 자음 반복 구조에서 동기화가 더 강했다. 개에서는 자음 반복 구조에서만 무작위 또는 모음 반복 구조보다 뚜렷하게 강한 단어 수준 동기화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실험에서는 모음이 자음보다 음향 에너지가 많아 더 두드러지게 들리도록 했기 때문에 이 결과는 개가 단순히 더 크게 들리는 소리를 따라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과 개 모두 자음 반복 패턴을 더 잘 추적했다며 이는 자음 배열이 연속적인 정보를 더 작은 단위로 나누는 데 유용하기 때문에 자음 편향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에 대해 개가 사람 언어를 사람처럼 이해한다는 뜻은 아니라며 확인된 것은 개의 뇌가 반복되는 말소리의 규칙을 이용해 단어 수준의 구조를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사람과 비슷하게 자음을 우선 활용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즉 복잡한 언어 능력이나 언어적 표상이 없어도 말소리의 규칙성을 추적하는 능력만으로 특정한 언어 처리 방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의 자음 편향이 사람의 말에 노출된 결과만으로 생겼는지, 가축화 과정에서 강화됐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가축화 이전부터 존재한 더 일반적인 청각 또는 인지 능력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논문 교신저자인 어틸러 언디치 교수는 "이 연구는 뇌가 말에 맞춰 처리 방식을 조정하는 데 미리 그렇게 연결된 뇌와 인간과 유사한 언어 능력이 필요한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며 "말에 규칙적으로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뇌 기능 방식이 바뀌고 인간에게서만 관찰됐던 자음 편향 같은 처리 특성이 진화적으로 먼 동물에서도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 출처 : Science, Attila Andics et al., 'Neural evidence that dogs segment the speech they hear with a humanlike consonant bias', https://doi.org/10.1126/science.adw7709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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